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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매그레 시리즈 - 조르주 심농

by 푸휴푸퓨 2015.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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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내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반드시! 꼭! 책 표지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19권의 책을 읽으면서 내용 만큼이나 호기심을 당겼던 것은, 과연 다음 책에선 어떻게 표지를 그려놓았을까, 였으니까. 시리즈가 굉장히 재미있어서 19권을 1주일 만에 다 읽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만큼 표지 또한 어마어마하게 매력적이고 좋았다는 뜻이다. 1권의 표지에 2권의 표지에 대한 힌트가 숨어있고, 이것이 19권 까지 연결이 되는데, 그 연결 뿐만 아니라 각각 독립적으로도 그 디자인이 상당히 멋져서, 일러스트를 그리신 분의 재능에 열렬히 감탄을 표하는 바이다!!!!!!!!!!!!!!!!

 

  좋았어ㅋ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나의 흥분이 표현되었을 것 같다. 에, 그러면 일주일 만에 19권을 다 읽어버린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좋다는 마음을 심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소감을 말하면 될 것 같다. 매그레 시리즈인 만큼 주인공은 당연히 매그레, 파리 경찰청인지 경시청인지 아무튼 파리에서 온 반장이다. 서민층의 투박함을 연상시키는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무게감있다는 뜻이고, 직접 돌아다니며 탐문을 할 때 보면 필요할 만큼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이 썩 어렵지도 않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권력에 순응하는 성격은 당연히 아니고 해서(탐정들이 거의 다 그렇지) 종종 뚱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능한 부하들에게는 너그러운 편이다.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내심 상당히 귀여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타 추리 소설과 매그레 시리즈가 다른 점은 매그레의 감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써 놓았기 때문에 이 소설의 목적이 다만 추리를 끝내고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라 매그레는 어떤 감정을 느끼는 지나 인간 매그레는 어떤 사람인지 살펴 보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마지막 19권에서는 나의 사랑스러운(ㅋㅋㅋ) 매그레가 은퇴를 했고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심각하게 무시당하고 매그레 그 스스로도 자존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속상하기도 했다. 추리고 뭐고 우리 아저씨 기분 이렇게 상하게 하지 말라고! 그래서 한 권씩 읽어나갈 때 마다 '와! 사건 해결! 속시원하다!' 보다는 인간 군상에 대해서 생각하며(?) 묘한 기분이 드는게 더 컸다. 그냥 일반 소설을 읽은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독선적인 탐정에게 부드러운 조수는 아주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셜록에게는 왓슨이 있고 포와로에게는 헤이스팅스가 있다. 사실 매그레는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반장인가 하는 생각을 초반에 했던 것이 뚜렷한 조수가 없고 혼자 탐문도 하고 생각도 하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 처럼 보인다. 그래서 더 매그레의 심리 묘사가 되어 있는 것이겠고. 그런데 다 읽고 보니 매그레의 조수는 부인인 것 같다. 그녀가 직접적으로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한, 두 권 정도밖에 없지만 거친 범죄의 세계에서 매그레가 평안한 일상과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그녀의 도움 덕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매그레가 집에 제대로 연락도 하지 않고 아무 때나 불쑥 피곤한 모습으로 집에 들어가도 항상 편안한 모습으로 따뜻한 음식을 제공해 준다는 설정이 처음에는 너무 작가의 편의를 위한 캐릭터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렇지만 그 역할이 매그레의 성격 형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그리 할 수 밖에 없었을 거라고 읽다가 전적으로 순응하게 되었다. 읽다 보니까 너무 설득이 되어서(그냥 애정에 폭 파뭍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 소설에 대해서 지적하고 싶지가 않은 거다! 너무나도 아쉬운 것은, 매그레 반장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이 19권이 전부가 아닌데 나머지 소설들이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출간되지 않아서 프랑스어를 못하는 나는 더 이상 읽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열린 책들 페이스북에서 이 책을 접해서 찾아 읽었는데. 저 착하잖아요! 읽으라고 해서 읽었는데! 그러니까 쫌 다음 것도 해 주면 안되는 겁니까ㅠ_ㅠ??? 책이 없어서 이렇게 아쉬운 것도 오래간만이다. 발터 뫼르스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아무튼 간에, 또 한 명의 좋은 탐정을 알게 되어서 몹시 기쁜 1주일이었다. 이럴 때에는 읽으며 기쁘다가도 속상하다. 이 책을 더이상 새로운 책으로 경험할 수가 없으니까, 이 흥분을 다시 못 느낄 거란 걸 알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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