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아무 생각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 좋은 일이지!
1.
아무튼 시리즈의 신작으로 ‘아무튼 예능’이 나왔다. 내가 쓸 일은 없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아무튼 도서관’을 쓰면 좀 섭섭하겠다고 생각했다. 나라면 무슨 말을 쓸까. 도서관 내부인의 입장에서 쓸까 외부인의 입장에서 쓸까. 사서지만 서가 옆에서 하루 종일 책을 볼 수 없음에 늘 한탄한다고 쓰겠지. 업무시간에 잠깐씩 책 사냥을 한다고 고백할지도 모르겠다. 서가를 질주하는 나.
2.
오늘은 저녁을 집에서 먹는 날인데 엄마가 저녁용 계란을 삶아두셨다. 안 가져오려다 아이쿠, 실망하는 엄마를 보고 그럼 두 개만 아침에 먹겠다며 가져왔지. 출근하자마자 계란을 까먹는데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노른자는 퍽퍽한데 흰자가 고소해. 엄마가 소금도 넣어서 삶았나보다. 사실 오늘 점심에 나름의 폭식(샌드위치만 먹지 않고 샌드위치와 생과일주스 혹은 샌드위치와 롤케이크)을 하려 어제 밤부터 계획했는데, 작은 계란 두 알로 포만감을 느끼는 아침이 행복하다.
3.
동기가 물어볼 게 있다며 말을 건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적금 내용을 물어보네. 어느새 재테크로 궁금한 게 있으면 말을 거는 사람이 되었다. 경제 공부는 여전히 열심히 한다. 뷰티 영상을 틀어두고 화장을 하던 연초와는 다르게 이제는 경제 영상을 틀어두고 선크림을 바른다. 관심사가 많이 변했다.
4.
날이 선선해지나 싶었는데 엊그제부터 얼굴이 당긴다. 이렇게 계절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나 싶어 흥미로운 마음이다. 사무실 책상에 가습기를 세팅한다. 가습기를 쓰려면 (모두의 관심사가 되는) 커다란 물통도 써야 한다. 내 가습기는 워낙 저렴해서 그런지 소음이 좀 있는데, 다이어트 성공 상품으로 나에게 가습기를 걸어볼까 싶다. 피부로도 입으로도 물을 먹는 촉촉한 하마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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