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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생각을 빼앗긴 세계 - 프랭클린 포어

by 푸휴푸퓨 2020.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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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내가 뇌 대신 이 작은 기계를 쓰는 게 아닐까 생각했음직하다. 우리는 무언가를 기억할 필요도, 언어를 열심히 배워 해석해 볼 필요도, 취향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작은 기계는 무엇이든 안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내용 이후]

6000만 줄이 넘는 페이스북의 코드는, 엔지니어들이 계속해서 코드를 더해온 결과 이제는 해독이 불가능한 고대 문서처럼 되어버렸다. (이것은 페이스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넬 대학교의 컴퓨터 과학자 존 클라이버그는 공저한 글에서, "우리는 어쩌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기계를 만들었을 수 있다. 깊이 들어가 보면 우리는 컴퓨터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이 그 기계가 가진 불가해성의 본질이다."라고 썼다. 충격적인 점은 이 글에서 말하는 "우리"가 그 코드를 만든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엇에 의해 지배될지도 모른다.

 

  파악하지 못하는 기술에 의해 내가 모두 파악되는 현상에 문득 두려움을 느꼈던 터라 이 책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생각을 빼앗긴 세계는 거대 기업이 어떻게 하나 둘 우리의 생각을 앗아갔는지, 그러면서도 자유의 첨병 같은 이미지를 구가하는지, 그들이 독점은 어째서 유난히 허용되는 느낌인지, 이러다가 국가 간 경계는 무너지고 거대 기업이 지구를 지배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정리된 답변을 제시한다.

 

나는 행복을 찾아 온 세상을 헤매었으나, 다른 데가 아닌 작은 책의 한 귀퉁이에서 행복을 찾았도다.
-
토마스 아 켐피스 Thomas a Kempis, '그리스도를 본받아'

 

  다만 이 모든 현상에 대한 결론이 다소 낭만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있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인지 혹은 그것이 정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책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기계를 벗어난 사색은 늘 평화롭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스스로 생각하는! 스스로 똑똑똑 스스로 어린이! 미래를 생각해도 현재를 생각해도 잘 살아가기 위한 마지막 방향은 언제나 같아 보이는 기분이다.

 

  구조가 잡힌 책이었던 터라 한 페이지로 요약하면 기억하기 좋겠다 싶어 약간의 노력을 들였다. 손글씨가 대개 그렇듯 나한테만 가독성이 높을 걸 알지만, 어딘가에 있을 누군가에게 유용하기 바라는 마음을 접을 수 없다. 깔끔하고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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