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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MINIMAL LIFE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1 - 지구샵

by 푸휴푸퓨 2020.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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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 검색을 하다가 지구샵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핫플레이스와는 거리가 먼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해서 꼭 가야겠다고 눈독을 들였지. 아름다운 가게에 물건을 기증하고 버스를 타고 가니 으아니 이게 웬 재래시장이야. 성대시장의 복작복작함에 장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샵을 찾아갔다.

  지구샵 스마트스토어를 열심히 둘러봤던 터라 무슨 물건을 파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살 물건도 정해두고 갔다고! 내심 아주 작은 가게 이리라 짐작했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넓었다. 자세히 둘러봐도 10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말이다. 두 바퀴를 돌았다.

흔치않게 어디가를 방문해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제로웨이스트 샵은 처음 가본지라 구경이 흥겨웠다. 혼자서 어설프게 에코 프렌들리를 외치다가 전문가의 든든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우선 예전부터 관심 있던 밀랍 랩을 하나 집었다. 언젠가는 직접 밀랍을 입힐 수 있겠지. 천연 수세미를 실물로 본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거칠거칠했다. 빨대나 일회용품 거절 스티커를 살까 말까 고민하다 누군가 내 카드에 주목할 생각을 하니 소심해져서 차마 사지 못했다. 소창 행주나 주머니는 굳이 면 주머니가 있는데 또 살 필요는 없어 보여 넘어갔고, 생리컵은 무서워서 사용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또 지구샵에서 제작한 나무 칫솔이 다른 가게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아 의아했었는데(보통 2500원쯤 하는데 지구샵 칫솔은 3500원이다) 실제로 보니 나무 부분 마감이 유난히 잘 되어있어 비싼 값을 납득하게 됐다. 얼른 집어 들었다.

  구경하는 내내 손님이 나뿐이었지만 내가 평일 낮에 가기도 했고 지구샵은 제품 개발도 하고 온라인 판매도 하니 보이는 것보다는 매출이 많겠지. 네이버 펀딩에서 발견한 적도 있고 말이다. 어쩌다 이렇게 조용한 동네에 문을 열게 되었을지 궁금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물어볼 숫기는 없어서 조용히 계산하고 나왔다(내가 둘러보고 물건을 집으니 사장님께서 미리 포스기에 입력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흑흑 주목하고 계셨던 건가요 수줍어요..).

  어느 평범한 살림맨이 재래시장에서 비닐이나 플라스틱 걱정 없이 장을 보고 지구샵에 훌쩍 들러 비누나 천연수세미를 구매하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동네마다 이런 가게가 있으면 좋을 텐데, 지구샵이 특별히 유입 인구가 많지 않을 동네여도 오래 살아남기를 바랐다. 지구샵에서 나와 더위를 피해 들어간 배스킨라빈스의 플라스틱 수저에 마음이 크게 아팠다. 밀랍 랩만 사면 뭐해. 나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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