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Part 2. 내게 영향을 준 사람들 (리아유 편)

리아유 Liah Yoo (뷰티 크리에이터, Krave Beauty CEO)

 

 

  리아유는 피부 본연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가르쳐 준 유튜버다. 그녀도 처음부터 피부 본연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그랬더라면 과거의 난 구독을 하지도 않았겠지). 리아유는 잡티 있는 지성 피부의 뷰티 크리에이터였다. 보통 뷰티 크리에이터는 건성의 새하얀 피부에 여러 화장을 얹는다. 그리고서는 이 제품이 정말 좋아서 이렇게 피부가 좋아요! 하고 외치곤 하지. 그런 면에서 리아유는 뷰티 유튜버에 최적화된 피부는 아니었고 어느 해엔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덕분에 나는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지성인을 위한 커버 파운데이션 리뷰를 꾸준히 볼 수 있었다. 궁금한 신상 파운데이션이 나왔을 때 그녀만큼 내 마음처럼 리뷰해 준 사람이 없었어.

  어느날부터 리아유는 내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루틴을 짜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건강한 식단과 다이어트를 이야기하더니 결국 영상의 방향은 기본에 충실한 삶의 태도, 기본에 충실한 스킨케어로 향했다. 연구원처럼 화장품 성분에 대해 공부하고 영상을 만들어 낸 것도 그쯤이었다.

  그녀 덕분에 처음으로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 성분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리아유가 극찬을 아끼지 않고 추천해 준 호동씨 오일(Tamanu Oil)은 내 여드름 흔적을 지우는 데 가장 효과가 좋은 제품으로 등극했다(나는 정말 오랫동안 여드름과 싸웠기에 수십 종류의 여드름 제품을 썼다. 그중 최고라니 정말 대단한 거라고!). 내게 파운데이션 프리란 길을 열어준 것도 리아유인데 덕분에 생활수준이 굉장히 향상했다. 절약된 돈은 말할 필요도 없지.

  건강한 피부를 이야기하면서 정체되어 있던 그녀의 채널은 급격히 성장했다. 댓글창에는 어느새 영어가 훨씬 많아졌고, 한국어로 말하는 영상은 기대하지도 못한다. 이제 리아유는 자신의 신념을 그대로 반영한 브랜드 Krave Beauty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CEO가 되었다. 처음 브랜드를 열었을 땐 그렇고 그런 SNS 제품이 될까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기우였어. 한국과 뉴욕을 오가며 신념을 담은 상품을 출시하는 그녀는 반짝반짝 빛난다. 얼마 전 '어쩌다 CEO가 되다 브이로그(Accidental CEO Vlog)' 시리즈의 첫 영상이 올라왔는데 역시나 참 좋더라(화장품 용기의 재활용에 대해 처음 진지하게 생각한 계기도 리아유 영상이었다. 덕분에 화장품 자체가 아닌 용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르지 않는 화장품이 늘었다.). 그녀가 앞으로 꾸릴 다양한 스토리를 심하게 많이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