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숙 활동가의 책과 듣똑라 출연을 통해 알게 된 알맹상점이 올여름 재오픈하였다는 소식에 호시탐탐 갈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다녀왔지! 합정역 근처에 있는 알맹상점은 알맹이만 판매한다는 개념이 특이하기도 하고 언론에도 여러 번 소개된 곳이라 그런지 나 말고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노스페이스 유튜브를 관리하는 젊은이가 촬영 허락을 받기도 했다(올라오면 나도 봐야지).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물건을 구경하면서 하나같이 유용하다는 투로 이야기하니 듣는 내가 괜히 기뻤다. 물건을 사는 사람도 제법 많군.
다만 내가 머무르는 동안 리필용기에 물건을 담아 구매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차 옆에 '용기를 내서 용기를 쓰세요!'와 비슷한 멘트가 있어 크게 공감했다. 흘릴새라 떨리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더라고. 음식 재료나 세탁 세제는 엄마의 영역이라 내가 권하기 애매해서 패스. 차는 너무 많아서 패스. 샴푸나 바디워시는 이미 비누로 대체한 터라 패스. 둘러보다 매일 쓰는 선크림과 토너를 조금 샀다.
토너는 무색무취의 시중 토너와 비교해 그리 저렴하지 않지만 선크림은 굉장히 만족도가 높다. 알맹상점 블로그에 곧 품절이 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걱정하며 갔는데 넉넉히 있어 잘 샀다. 가격이 착한 이 선크림은 끈적이지 않고 시원한 오이향이 난다(이럴 때 통 사진을 넣으면 참 좋을 텐데 무늬만 블로거라 찍어온 사진 한 장이 없다). 48.8g을 샀는데 3360원이었으니 로드샵에서 가장 저렴한 50미리 선크림을 50% 할인받았을 때의 가격 정도다. 담을 때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카페에 앉아 다시 발라보니 상당히 괜찮은 선크림이어서 진지하게 돌아가서 더 사 올까 했다. 덥기도 하고 물건 사재기를 지양하기 위해 그만두었는데, 있는 재고가 다 팔리더라도 품절시키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세 바퀴나 돌아보며 이것저것 탐을 냈지만 결국 종이테이프만 하나 더 샀다. 집 정리를 하다 발견한 한움큼의 운동화 끈을 드리고 총총 빠져나왔지. 알맹상점 블로그였는지 고금숙 활동가의 인터뷰 어드매였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가게의 장기 생존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계신 구절을 읽은 적이 있었다. 3년 후 정도도 자신 없는 느낌이어서 걱정을 했는데, 평일 대낮인데도 들어갈 땐 없던 손님이 나올 때는 10명은 있었단 말이지. 3년쯤 거뜬하실 수 있게 꼭 또 방문할게요. 오래오래 번창하기를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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