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부를 하며 사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순환 주기가 있음을 배운다. 금값이 오르는구나, 원유가 떨어졌네, 주식이 급등하네, 채권이 비싸지네.. 비단 금융만 순환하는 것은 아닌지 고등학생 때 유명했던 '아침형 인간'이 다시 각광받는 현상을 본다.
진지한 것은 모두 오그라든다며 비웃던 시절이 있었다. 모두가 쿨하기 위해 안달이 났던 시절.(10여 년 전 지디가 오글거린다는 말을 귀엽게 해서 리포터가 꺄아악 좋아한 인터뷰가 아직도 기억난다. 어느 학생복 CF 촬영 현장으로 기억하는데, 오글거린다는 말이 막 유행하던 시기라 '저 말 심지어 지디도 쓰네, 진짜 대세인가 봐'같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유노윤호의 열정이 인정받기 시작했다. 무대에 절실한 무명 가수의 노력을 발견하고, 진지하다 놀림받을까 몰래 성실했던 이들이 전면에 나선다.
이 책은 딱 제목에서 유추되는 이야기를 한다. 일찍 일어나게 된 계기, 지속하는 이유, 방법. 새롭지 않은 이야기지만 굳이 듣는다. 새로우리라 생각해서 읽기 시작할 종류의 책은 아니다. 좋다고 생각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일을 꾸준히 해내는 이의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묘하게 부럽기도 하고.
저자의 이야기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은 새벽에 무엇을 해도 좋다는 말이었다. 고등학생 때 '아침형 인간'을 읽으면서는 새벽부터 일어나 공부를 해야되나 싶은 기분이었다. 이 책은 생산성 있는 아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는다. 그저 따뜻한 차를 마셔도, 운동을 해도, 평소에 관심 없던 어느 분야의 것을 편히 공부해봐도 좋다고.
사실 나는 새벽에 일어날 생각이 없다. 몇 년 간 스스로에게 실험을 해보았는데 잠이 부족하면 굉장히 힘들더라고. 일찍 일어나는 상쾌함보다는 몸이 요구하는 최소 수면 시간을 맞춰주는 게 내 리듬에는 훨씬 중요하다. 그럼에도 저자에게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그녀에게서 본인이 정한 규칙을 오래 지키며 자존감을 기른 이의 여유가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나도 그 만족감을 알기에 일상의 루틴을 단단히 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 중이지만, 그것을 먼저 멋지게 달성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나저나 이 책이 내게는 처음 오디오북으로 들은 책이었다. 운동하며 들으니 집중도 잘 되고 만족스러워서 앞으로 종종 들으려 한다. 팟캐스트와 라디오를 오래 들어온 덕에 듣기가 크게 새롭지는 않지만, 독서 행위가 청(聽)서로 변하는 시절을 목격하는 기분이다. 세상에는 순환과 발전이 있으니, 역시 나선형의 발전이 기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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