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것 중 가장 감사한 부분은 건강 체질이라는 거예요. 가족력도 없고 잔병치레도 거의 없어요. 20대 초반에는 타고난 체력을 탕진하며 즐겁게 여행했어요. 그런데 건강을 과신하고 계속 운동을 안 하니 28살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몸이 좀 찌뿌둥하더라고요. 이런게 노화인가 싶어 부랴부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좋은 게 주어졌으니 잘 지켜보려고요.
인생을 통틀어 가장 감사한 행운은 화목한 가족을 만났다는 거예요. 아빠는 어릴 적에 좋은 아빠가 되는 게 꿈이었다며, 돌아보니 좀 더 큰 꿈을 가졌으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어요. 제게 큰 꿈을 가져보라는 뜻이었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아빠의 꿈이 좋은 아빠여서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집에서는 언제든 편히 쉴 수 있어요. 좋은 가족을 꾸리는 게 어려운 걸 알아갈수록 부모님께 더 감사해요.
제가 내성적이란 이유로 손을 뻗지 못할 때 먼저 다가와 준 사람들에게도 감사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낯을 가리느라 좋은 분이라도 선뜻 다가서지 못해요. 친한 사람 대부분이 제게 먼저 다가와 줬네요.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제 삶에 큰 축을 차지하고 있어요. 많은 다정함과 애정이 절 이렇게 키웠습니다.
요즘엔 회사 내 상사복에 감사하고 있어요. 지난 부서의 상사도 좋다고 소문난 분이었는데 이번 부서의 상사도 정말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에요. 처음 발령이 났던 날 아침에 상사가 커피를 마시냐는 질문을 하셨어요. 한 잔 같이 타 마시자는 이야긴가 했는데 커피를 마시면 커피를, 안 마시면 음료를 주려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주섬주섬 커피를 주시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도 제가 느끼지 못할 곳에서 배려를 해주시겠구나 싶었어요. 저도 잘하기로 마음먹었죠.
결국 감사한 건 다 사람이네요. 저도 건강하게, 주변 사람도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점점 대단한 무언가를 바라기보다 평온한 일상이 최고라고 생각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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