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삶을 아는 사람이 너는 인생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한다면 세상에 벼락같은 행복은 없다고 하고 싶어요. 세상이 깜짝 놀랄 행운을 얻거나 주목을 받은 게 꼭 행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요. 몇 년째 제 책상 앞에 붙어 있는 글귀가 있는데요, '신은 천둥 번개처럼 오지 않는다. 신은 빗방울같은 모습으로 온다.'는 말이에요. 특별히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나의 구원은 매일의 내가 빗방울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힘듦을 헤쳐나가는 구원일 수도, 더 행복할 수 있게 되는 구원일 수도 있겠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와도 닿아 있는 깨달음이려나요.
벼락같은 행복을 믿지 않게 된 건 마지막 결승점이라 생각했던 곳이 알고보니 시작점이었던 경험을 몇 번 했기 때문이에요. 좋은 대학을 가면 끝인 줄 알았더니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의 경쟁이 다시 시작되는 곳임을 알았을 때, 부모님이 자랑할만한 직장에 취업했더니 제일 힘없는 존재로 끊임없이 괴롭다는 생각만 하게 됐을 때,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를 시작했더니 썸보다 연애가 더 공들여야 하는 과정임을 알게 됐을 때.. 삶의 결말이 아닌 분기점이라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그 지점을 향해 나가는 저를 좀 더 따뜻하게 다독였을 것 같거든요.
삶에는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없어요. 제가 소중하지 않은 때도 없고요. 대단한 일이 없다 느껴지는 하루라도 매일이 신이 보낸 빗방울이라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매일이 지겹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이 되자, 늘 촉수를 세우고 삽시다.. 앞선 여러 질문에 이미 했던 대답이 이렇게 엮여 나오네요. 하루하루 깨어있자며, 우리의 시간이 금처럼 소중하다는 말을 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하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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