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된 저는 거대한 성공보다 순간의 사소한 충만함이 삶을 행복하게 한다고 믿었어요.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성취감이 드는 일이지만 자주 행복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좋아하는 게 많은 사람, 취미가 많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그건 그 나름대로 재미있었는데요.
어느 순간 작은 행복만을 추구하는 건 삶의 도약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주하지 않고 늘 예민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삶의 범위가 점점 작아지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왜 내가 도전을 멀리하고 작은 행복이 최고라 믿었는지 돌아봤죠. 10대에 달성해야 했던 목표가 저를 너무 힘들게 했더라고요. 좋은 결과를 냈지만 그만큼 녹초가 됐어요. 다음 도전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게요.
그래서 저는 제 도전의 상한선을 정했어요. '나를 갉아먹지 않는 수준'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요. 나를 갉아먹는 기준이 뭘까 생각했더니, 제가 정말 소진되었을 때 늘 하는 말이 있더라고요. "나는 죽고 싶은 건 아니야. 그치만 내일 굳이 눈을 뜨지 않아도 괜찮아. 오늘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최선을 다했다는 뜻도 있지만 정말 다음날이 없어도 된다는 마음으로 한 이야기였어요. 후에 돌아보면 늘 감정이 최저점에 있을 때 드는 마음이었고요. 소진된 줄도 모르고 사라지고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내일 눈을 뜨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도전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이렇게 살면 세상을 바꿀만한 일은 못할지 몰라요. 하지만 작은 행복도 챙기고 행복한 선 안에서 최선의 발전을 하는 사람은 될 수 있겠죠. 요즘 제가 하는 도전은 '글쓰기'입니다. 블로그를 꾸리는데 책 리뷰를 쓰면 자주 다음 메인에 올라요. 내년 말까지 의미 있는 브런치북을 하나 묶어보는 게 목표입니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즐거운 스트레스를 받는데요. 힘들고 또 행복합니다. 내일이 기대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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