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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좋은 어른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이야기가 많아지니 말도 더 많이 하고 싶고, 대접도 더 많이 받고 싶어 진다고 느끼거든요. 그럼에도 겸손한 태도, 경청하는 태도를 유지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좋은 어른도 속으로는 하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를 꾹꾹 눌러 참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어른은 어쩌면 인내심이 강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좋은 어른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조금 더 스스로에게 솔직하라고 다그쳐보자면 사실은 좋은 어른은 아닌 것 같아요. 점심시간에 회사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문득 내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곤 해요. 이건 그냥 기분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는데, 정말 심각한 건 제가 “거봐, 내가 뭐랬어”라는 말을 은근히 자주 한다는 거예요. 내 말이 맞지.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참 듣기 싫은 말인데 어느 순간 제 언행에 저것들이 붙은걸 깨닫고 스스로 아주 많이 실망했어요.
어렸을 땐 친구들의 상담을 참 많이 해줬어요. 그때의 저는 친구들에게 다른 곳에 소문을 내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었어요.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기 보다는 딱히 말을 전할 이유를 찾지 못했던 것뿐이었지만요. 친구의 고민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던 이때의 상담이 지금의 “내가 뭐랬어”보다 훨씬 더 나은 태도였을지도 몰라요. 10여 년 전 어린 제게 다 큰 제가 하나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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