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제로웨이스트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 훈수 놓듯 말하기보단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편이 낫다. 빨대를 챙기고, 컵홀더를 반납하고, 두유팩과 병뚜껑을 모으면 옆에서 자연스럽게 도와준다. 환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지만 그렇게 시작해도 되지 않겠어. 그런 활동의 일환으로 나는 이미 내용을 다 알아도 가족이 읽었으면 하는 가벼운 제로웨이스트 책을 빌려두었다. 엄마와 언니가 읽었다.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물건 중 천연 수세미는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언니의 말에 옳다구나, 내가 사다주겠다고 나섰다. 관심을 보일 때 얼른 들이밀어야지. 어느 가게에서 사올까 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작은 제로웨이스트샵을 찾아냈다. 인스타그램을 보니 알맹상점에 손님으로 다니시다 창업을 하신 모양이었다. 멋진데.
버스정류장 바로 근처에 있어 접근성이 좋았던 플라프리는 규모가 크지 않아 한 눈에 매장이 다 들어왔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는데 매장은 아니었다(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세미나같은 게 열리면 찾아가고 싶다). 플라프리만 파는 특이한 품목같은 건 없었는데, 신길역 비그린을 다녀올 때만 해도 '다양한 제로웨이스트샵 중 굳이 이곳을 찾아와야 할만한 특별 품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이제는 바뀌어서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로웨이스트샵은 결국 동네에 스며들어야 하겠지. 사용하던 제품을 다 쓰면 리필하러 가야하니까, 결국 방문해야만 하는 요인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리필할만한 제품을 많이 구비해두는 게 좋으려나.
비누 조각을 모으기 위한 미니 망과 천연수세미, 모양이 잡힌 수세미를 샀다. 그리고 최근 시작된 멸종위기 캠페인(멸균팩과 종이팩의 위기탈출!)에 동참하기 위해 소소하게 모은 우유팩과 두유 테트라팩, 병뚜껑을 드렸다. 용기가 필요하다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보고 유리병도 몇 개 챙겨갔지. 많지 않은데도 감사하다는 사장님의 말씀에 아주 황송했다. 직접 분류해주셔서 또 황송.
삼베마스크를 살까 하다 한여름에도 KF94만을 고집하는 내게는 좀 불안하게 느껴져서 일단 보류하고 나왔다. 칫솔이나 치약도 더 살까 하다 어느 제로웨이스트샵이건 또 갈 구실을 만들기 위해 적당히 자제했다. 플라프리를 보니 말 그대로 제로웨이스트샵이 동네 가게가 되어가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 좋았다. 플라프리가 오래 가기를, 마치 알맹상점 초창기에 운영진을 응원하던 마음으로 플라프리에도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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