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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MINIMAL LIFE

레스웨이스트를 향하여 1 - 종이팩, 테트라팩 모으기

by 푸휴푸퓨 2021.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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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든 재활용으로 내놓기만 하면 죄책감은 씻은 듯이 사라지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이 재활용 선진국이라 믿던 시절도 있었지. 깨끗한 페트병이 없어 외국에서 재활용 페트병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태평양에는 한반도보다 8배 큰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있대.

  알맹상점을 필두로 종이팩과 테트라팩을 모은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유팩은 종이팩이고 두유팩은 테트라팩이어서 둘이 서로 다른 자원이라는 사실을 30살 평생 처음 알았다. 테트라팩은 재활용 재질 중에서도 고급에 속하는 좋은 재질이란다. 새로 시작한 E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진희의 공존일기' 타일러 편을 통해서도 테트라팩에 든 음료를 소비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내가 거의 매일 마시는 아몬드브리즈는 테트라팩에 담겨 있네. 무심코 버리던 팩을 모으기 시작했다. 회사 화장실에서 매일 씻다가 동료에게 질문을 듣기도 했다(어쩐지 쑥스러운 I).

 

2021 멸종위기: 멸균팩과 종이팩의 위기탈출

모두 힘을 합쳐 모아주세요.

coconut-drain-cea.notion.site

이런 마크가 있는 줄도 몰랐지 뭐야

  시간이 많은 어느날은 편의점을 둘러보며 팩음료의 팩을 두루두루 살펴보았다. 테트라팩에 있다고 해서 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니 실천하기에 간단한 재활용이라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사무실 간식 음료를 고를 때도 테트라팩임을 확인하고 구입했는데, 도착한 음료를 보니 친환경 빨대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뭐가 친환경인가 검색해 봤더니 생분해 빨대라더라고. 내가 이 '생분해'를 믿지는 않는데 말이야, 그래도 이런 표기가 판매에 도움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면 예전보단 낫다고 느꼈다.

  무심코 버리던 쓰레기를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된다. 좋아하는 마시는 요거트는 이리저리 살펴봐도 의문스럽다. 테트라팩은 내부를 알루미늄으로 한 번 더 싼 재질이라는데 이 용기는 왜 내부가 흰색이면서도 테트라팩이라고 쓰여 있을까. 검색으로는 답을 찾지 못해 수거하는 곳에 가면 물어봐야겠다 생각하면서 주섬주섬 챙겼다. 뚜껑은 플라스틱 뚜껑 모으는 봉투에, 몸통은 테트라팩 봉투에.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던 걸 분해하니 꽤나 많이 재활용할 수 있다.

재활용도 똑똑해야 잘 하겠어

  초등학생 때 그렇게나 싫어했던 우유팩 접기는 꽤나 도움이 되는 활동이었다. 그 많은 우유팩을 매번 새로 제작했다면 그 쓰레기가 다 얼마였을까. 그때의 우유 냄새는 지금 생각해도 역하지만(왜 집에서는 그런 냄새가 안 나는데 학교에서는 유난히..), 그나마 쓰레기는 별로 배출하지 않았으니 위안이 된다. 다만 그렇게 분리수거를 시키면서 왜 우유팩을 모아야 하고 종이와 우유팩은 무엇이 다른지 알려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15년도 지나서 생각해 보았다.

  오늘도 두유팩을 자르고 씻는다. 재활용은 지구를 위해서 만큼이나 나를 위해서도 좋다.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멋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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