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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해를 맞이하며] 열정과 평온함으로

by 푸휴푸퓨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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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없던 새해의 시작이 지나고 다시 일상에 안착했다. 같은 하루를 새로운 날인 양 보낸다. 변한 게 없단 건 불안하지 않다는 뜻이지. 큰 신경을 쏟지 않아도 편안함에 감사하며 나에게 집중한다. 연말에 적어두었던 올해의 목표를 확인한다. 좋다. 올해의 나야, 힘을 내!

 

2023 목표

 

  새해 목표가 완성되었으니 구체적인 로드맵을 짠다. 매년 가장 먼저 짜는 건 돈 로드맵이다. 대략 얼마를 모으고 얼마를 무엇에 쓸지 정리한다. 이미 몇 년 간 나에게 맞는 양식을 구축해서 칸만 채우면 된다. 매 달의 금액이 모여 큰돈이 된다. 하루가 쌓이는 힘에 확신을 갖게 된 건 저축 덕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을 비웃었지만 내심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싹튼다.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하루하루는 성실히,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아야지(feat. 이동진).

 

꼼꼼히 쓰고 그리고 있습니다

 

  작년부터는 돈 만큼이나 시간을 잘 쓰고 싶어졌다.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 체감하지 못했던 시간의 소중함을 갑작스레 깊이 느끼게 됐다. 2021년까지는 회복을 위해 아프지 않은 시간을 채우려 노력했다. 시간이 유야무야 흘러가는 게 오히려 좋았다. 그렇게 22년이 되니 모든 체력이 충전된 느낌인데 딱히 무엇을 향해 달려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방향을 잃은 느낌으로 1년을 지냈다. 그새 시간 낭비가 돈 낭비만큼이나 아까워졌다.

  소소한 프로젝트를 생각했다가도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어 대충 접었다. 사람이 관성을 이기기가 쉽지 않다. 시간이 아까워 애가 닳으면서도 시간 낭비 행동을 멈추기가 어렵다. 인스타그램을 정리했더니 쓸데 없는 유튜브 숏츠를 계속 본다. 책을 읽는 건 생산적일까? 쉽고 편향된 독서를 좋아하는 나는 가끔 독서나 유튜브 시청이나 별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럼 대체 뭘 어째야 하는데.

 


 

  돈의 로드맵을 짤 때 들었던 조언을 생각해 본다. 제일 먼저 선명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내 시간의 목표는 뭘까? 나는 뭘 하고 싶지? 분명 돈을 기본으로 인생의 목표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으로 시각을 바꾸고 보니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끙끙대 보았는데, 하루이틀 새에 답할 문제도 아닌 듯하다. 그러니까 이제 방향을 잡기 위한 방향을 잡은 게로군.

  돈의 우선순위와 로드맵을 만족스럽게 짜는데 3년이 걸렸다. 시간 로드맵은 이제 막 짜기 시작했으니 3년쯤 기다려 줘야지. 글쓰기 30년 로드맵을 짰다고 신나게 써놓은 글이 있는데 엉성해서 제대로 된 로드맵으로 기능하기는 어렵다. 돈을 공부할 때처럼 치열하게 시간을 생각하고 지도를 그려봐야지.

  나는 가끔 25살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멋진 언니라 생각할 듯 해 웃음이 난다. 30대 중반의 내가 30대 초반을 돌아보면서 똑같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3년 후의 내가 기대된다.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들이 있다. 현재의 환경에서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지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명확한 증거다. 가끔은 그냥 용기를 내야 한다. 내게는 『퇴사는 여행』이라는 이야기가 생긴 것처럼, 그 방황하는 과정 또한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다.
  돈과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현명한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우선순위를 잘 파악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잘 생각해보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서대로 돈과 시간이 쓰이고 있지는 않을 수도 있다. 나에게 좋은 선택이 아니라, 남에게 좋은 선택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은 꼭 더 많은 시간과 돈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두가 가진 꿈의 모양이 다르듯 그에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 나의 우선순위가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에 맞춰져 있을 때 원하는 인생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 독립은 여행 中,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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