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튜브가 교착 상태에 있다. 대책없이 일상 브이로그를 찍다가 아이디어 고갈과 조회수 정체에 맞닥뜨렸다. 처음에는 시작한다는 사실만으로 설레서 아무 상관이 없었지. 몇 달 지나니 계속 이렇게 갈 순 없겠는데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만 멈추자기에는 영원히 종료시키자는 이야기로 들릴까봐 말을 꺼내기 어렵다. 판단을 미루고 일단 아무 영상이나 만들어 보는 중. 고민이 깊다.
2.
사소해서 외면했지만 언젠가는 꼭 해야겠다 싶었던 것들을 뿌리 뽑기로 했다(오 관용구가 아니라 진실로 뿌리를 뽑는군). 밀려있던 일을 해치우려는 마음은 스스로를 바쁘게 만들고 싶어서일까 가뿐해지고 싶어서일까. 아무려나 해야하니 상관은 없다.
얼굴의 점을 빼려고 피부과를 예약했다. 1월 말부터 마스크는 의무가 아닌 권고가 되었다.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문득 언젠가 점을 빼고 마스크를 쓰면 튀겠다는 생각이 드는거야. 그럼 민심이 아직 마스크에 적응해있을 때 얼른 점을 빼야겠네!? 갑자기 허둥지둥한 마음이 들어 피부과를 예약했다. 엄마가 2년 전에 점을 뺀 피부과이니, 이 게으름은 2년짜리다. 날이 따뜻해지기 전에 해치워야 한다. 급하다 급해 점박 탈출.
유튜브 알고리즘이 뜬금 없이 나를 발톱 영상으로 안내했다. 이게 뭐얏, 하다가 즐겨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사실 내 발톱도 좀 문제가 있다(유튜브가 그걸 눈치챈걸까?). 엄지 발톱이 묘하게 사선으로 자라는데 영상에 따르면 발톱 뿌리에 자라지 못한 발톱이 숨어있을듯 했다. 이건 자가 치료는 못하겠구먼. 일단 표면을 혼자 갈아볼까 싶어 미니 파일을 샀지만 영 성에 차지 않았다. 영상처럼 뿌리를 뽑아야돼(발톱을 뽑는건 안돼애)! 놀랍게도 집과 가장 가까운 발 관리샵이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어 믿고 방문하기로 했다. 발톱이 사선으로 자란지 근 10년, 이 게으름은 무려 강산이 한 번 변하게 되는 수준이다. 큰 결심을 한 만큼 괜찮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작년부터 부동산 임장을 다니겠다 말을 했다. 실제로는 딱 한 번 갔지(청약을 꿈꾸는데 둘러보지도 않을 순 없었다). 그때 남의 집 구경 만큼이나 남의 동네 구경도 즐거운 일이란 걸 알았던 차, 좋은 기회에 매달 부동산 강의를 듣게 되어 그에 맞춘 임장을 다니기로 했다. 첫 번째 동네는 둘레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기억이 있는 일원본동! 손품에 제법 시간이 들지만 새로운 동네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가격은 다른 의미의 재미가 있지). 임장의 꽃은 그 동네 맛집 탐방이려니, 식당도 미리 찾아둔다. 이렇게 1년을 보내면 내가 꽂힌 곳만 보는 게 아니라 비슷한 급지로 평가되는 다른 지역과 비교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작년부터 말만 하던 일을 드디어 실현하는 2월이 되었다.
그리하여 남에게 말하기에 대단치는 않은데 스스로는 삶의 복지가 올라가(는 것이라 믿)는 일을 처리하게 되었다. 늘 대업만 꿈꾸고 살 순 없지. 소일거리도 소중하다.
3.
무려 1년 2개월만에 자동차가 출고된다. 작년 1월에 계약할 때만 해도 늦어봐야 10월이면 나올 줄 알았지. 한도 끝도 없이 늘어지던 예약줄은 반도체 수급 개선으로 조금 나아지더니 금리 인상으로 아주 싹뚝싹뚝 잘려나갔다. 덕분에 6개월은 더 기다릴 줄 알았던 순번이 2개월도 안되어서 맨 앞으로 바뀌었다.
아버지 명의로 사기로 해서 한시름 놓기는 했지만 운전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도로 연수를 받아야 할텐데 겁이 잔뜩 나서 발발대고 있다. 아니, 자율주행 자동차는 언제 나오는건데? 자동차 회사들은 더 이상 단계5 자율주행 개발을 미루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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