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ARY

2023.3.2. 일단 가다보면 어디든 도착하겠지

by 푸휴푸퓨 2023. 3. 2.
728x90
반응형

  2주 연속으로 달리기 이야기를 하게 되네. 누가 보면 대단한 러너인 줄 알겠다!

 


 

  연초의 버프일지도 모르겠지만 요즘은 꽤나 운동을 잘 나가고 있다. 살을 빼겠다는 목표에서 근육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넘어간 뒤, 이제는 달리기를 잘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문자 그대로) 달리고 있다. 코로나 직전부터 5km를 뛰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무려 2020년부터 나는 달리기가 하고 싶었네. 이러쿵저러쿵 미루다가 런데이를 시작한 게 작년 10월, 이제 2km 정도는 느리게나마 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짧을 2km지만 1km를 달리는 체력장이 한없이 길었던 내게는 아주 뿌듯한 수준이다.

  유튜브에서 초보자를 위한 달리기 영상을 보고 런데이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무작정 뛰었다. 처음에는 종아리가 심하게 뻣뻣해져서 일주일에 하루밖에 뛸 수 없었다(폼롤러로 매일 풀어준 뒤로는 후유증이 남지 않는다). 숨이 차서 뛸 수 없을 때도 있었고(경사도와 속도를 타협한 뒤 점점 늘려가고 있다), 발바닥의 특정 부분이 아프기도 했다(힘들면 팔자걸음이 되는 발 모양 때문이었다). 쿵쾅거리며 뛰지 않기 위해 필수 같았던 이어폰도 한쪽은 빼게 됐다(경보를 하듯 사뿐히 발을 내려놓으려 노력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 다음 문제가 나오는 식의 시간이 반복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조금씩 늘어가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근육이 아프지 않아. 이제는 숨이 막히지 않아. 이제는 발이 아프지 않아...

  PT 선생님의 응원도 큰 도움이 된다. 다짜고짜 왜 아프냐고 묻는 나의 질문을 찬찬히 살피며 선생님은 해결책을 이야기한다.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하나씩 내 불편을 줄여준다. 선생님 말씀대로 뛰면 확실히 덜 힘들다. 힘든데 어떻게 배에 힘을 주고 뛰냐고 묻기를 몇 주, 어느 날 힘주며 뛰기가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희열이란.

  5km를 넘어 10km, 20km를 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달리는 체력이 멋지게 쌓이면 아침에 뛰고 출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잠도 많고 달리기도 못하는 내겐 언감생심인 꿈이었는데, 올해처럼만 꾸준히 운동하면 내년에는 무리한 목표가 아닐듯 싶다. 신기하지. 작년에는 볼 수 없던 방향이 떠올라. 말도 안 되는 폼으로 무작정 뛰기 시작한 지난 10월에는 알 수 없었던 길이었다. 아침에 달리는 사람이 되면 또 무엇이 보일까? 예측할 수 없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 J지만 이런 식의 막막함은 낯설어도 좋다.

 

인터벌 달리기는 치솟는 BPM 관찰을 할 수 있어 재밌다

 

  2월 말이 된 김에 토요일에 둘레길을 다니기 시작했다. 아직은 등산 다음날의 달리기가 무리지만 몸이 적응하고 나면 일요일 야외 달리기도 시작해야지. 4월에는 3km 원격 마라톤에 꼭 참가하고 싶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