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이 마음에 들면 그 저자의 다른 책도 쭉 찾아 읽어보는 편이다. 실망할 때도 있고, 이후 나오는 신간을 계속 따라 읽는 독자가 되기도 한다. 신간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작가가 많은데, 솔직히 정확하게 누구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항상 신간 책 소개를 열심히 읽는다. 내 작가(ㅋㅋㅋㅋㅋ)가 등장하면 이거다!하며 바로 읽을 준비를 한다.
그것과 별개로 책 제목이나 소개들을 보며 읽고 싶은 책 목록도 꾸준히 만든다. 그리고 도서관에 가서 랜덤으로 골라 읽곤 하는데, 이 때에는 작가가 누군지 진지하게 살펴보지는 않는다. 세상에 작가는 무척 많아서 이 목록에는 한 작가가 여러번 등장하는 일이 잘 없다. 어차피 한 권 읽으면 또 가지쳐서 읽어 나가니까 일부로 이 목록에 넣을 필요는 없지.
그런데, 이 노명우 교수님의 책들은! 그런 희박한 확률을 뚫고 두 권이 각자 읽고 싶은 목록에 포함되었다. 그 뿐이냐! 책 날개를 읽다가 안 것은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에 관한 책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머머머머 노명우 교수님이 그것에 관해서도 쓰신 적이 있더라고.. ㅎㅇㅎㅇ 교수님 저 아주대로 편입할까요!?!?!? 교수님 수업도 듣고 싶어요!!!(빨리 아이튠즈유에 교수님 수업을 업로드 시켜 주thㅔ요!!!)
세상 물정의 사회학도,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도 지금 우리 사회에 대한 통찰이 날카로운데 읽기가 편하다. 현상을 읽을 때에는 맞아 요즘 그렇지, 하다가 그것에 대한 통찰을 보면 아 이게 이런 의미가 있는거구나 하는거다. 내가 사회학에 요즘에나 좀 관심이 생겨서 그렇지 아는게 하나 없어서 더 읽어낼 줄 모르는 건가. 셜록 홈즈가 그랬다. 그냥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다르다고(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17칸이었던가ㅋㅋㅋㅋㅋ) 말이다. 나는 그냥 보면서 살고 있었고, 저자는 관찰하며 읽어내며 살고 계시는구나.
사실 세상 물정의 사회학은 읽은 지 3~4주 되었는데 읽기 전에도 후에도 제목이 너무 매력적이다. 사회'학'을 다루는데 세상 '물정'이라는 단어를 씀으로써 왠지 더 세상에 다가간 느낌? 사회학자가 세상에서 유리되어 학구적 담론이나 하고 있으면 무쓸모라는(정확하게 이렇게 쓰신건 아니지만) 말에 공감하며 우리 사회의 면면을 분석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말하는 이 책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두 번째 책을 집으면서도 기대가 컸다.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는 엊그저께 막 다 읽은 참이다. 엄마는 내가 이런 류의 책(예를 들어 싱글리즘이나, 싱글턴이 온다...같은 거)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신다. 읽고 있으면 '너 나중에 혼자 살으려고??' 이러시면서. 하지만 정작 책을 읽어 보면 혼자 산다는게 내가 결혼하기 싫어서 그렇게 되는 게 아니라 세상의 흐름이 그렇게 바뀌고 있다고들 하는데. 결혼 했다가 돌아올 수도 있고 노년에 혼자 사는 것도 혼자 사는 건데 말이다.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 더불어 혼자 살 수 있는 독립인이 될 능력은 4인용 테이블에 앉은 이에게도 동일하게 필요한 일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마지막에 혼자 사는 사람들의 나아갈 방향을 연대로 제시하신 점, 그리고서 해외에서 셰어하우스에 사셨던 경험을 기술하신 걸 보곤 왠지 요즘 내가 생각하는 맥락과 비슷하게 나아가시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괜히 뿌듯했지!
책을 앉아서 쭉 읽는 것이 아니라 여러 권을 쉬엄쉬엄 읽어가는데 이 두 책은 책 읽는 리듬이 깨지면 좀 힘들었다. 그래서 자꾸 목차를 보면서 되새김을 했는데 특히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가 그랬다. 나중을 위해 책 목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세상 물정의 사회학>
1부 세속이라는 리얼리티
2부 삶의 평범성에 대하여
3부 좋은 삶을 위한 공격과 방어의 기술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1 싱글을 위한 나라는 있다
1) 어쩌다 1인 가구가 되어
2) 개인의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 혼자라는 두려움, 우리라는 유혹
3) 4인용 테이블과 1인용 테이블
4) 화려한 싱글인가, 궁상맞은 독신인가?
5) 고독이 필요한 시간
3 홀로서기의 사회학
6) 홀로서기
7) 다함게 홀로서기 위하여
8) 행복한 개인들의 연대
빨리 호모 루덴스에 대해 쓰신 것도 읽어야겠다. 으악! 재밌다!
p.s 그런데 어쩜 두 책 다 저렇게 제목도 좋고 디자인도 예쁜지 모르겠다. 출판사가 다른 걸 보면 편집자도 다를텐데, 편집자인지 북 디자이너인지 교수님이 직접 하신건지 어쨌든 센스가 짱이다. 이런 것도 해당 책을 좋아하는 큰 요인이 된다. 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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