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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123명의 집 - 악투스

by 푸휴푸퓨 201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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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하기 전 까지 부모님 집에서 독립하는 일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나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요즘은 특히 원룸 인테리어에 푹 빠져있다. 어렸을 때 '수납'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수납이라는 단어로 뒤덮인 수납에 관한 책의 그림을 보고 또 봤다. 예쁘고 좋은 것들에 표시를 하는 바람에 엄마한테 혼나기도 했다(그 당시 나는 내가 좋으면 무조건 표시를 해서 망쳐놓은 물건이 여럿 있었다).

 

  요즘 DIY열풍이 불고, 직접 페인트칠을 하고 손잡이를 바꾸고 심지어는 싱크대랑 타일까지 직접 바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부럽다! 다들 대단해요! 차마 부모님 집에는 그리할 수 없지만, 당분간 원룸을 구입하기는 커녕 전세로도 월세로도 살 일이 없겠지만 인터넷에서 그런 글들을 부지런히 찾아보며 궁리한다. 나라면 어떻게 하려나 하고!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 집을 보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무려 123채나 보여준다고 하잖아!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으러 갔다가 두꺼운 이 책을 보고는, 무겁지만 내가 빌려주지 하며 안고 왔다. 벽돌같은 무게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림이 빼곡하다. 일본 인테리어 회사 '악투스'에 다니는 직원들(혹은 다니던 사람들)의 집을 찍어놓았다.

 

  악투스라는 브랜드가 북유럽 가구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북유럽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있다. 그리고 자사 가구를 엄청나게 사용하고(일부러 그런 집만 골라간 걸까?!?!?) 말이다. Y체어랑 세븐체어랑 스완체어랑 체어체어체어 포라다 뭐시기 하며 몇 가지는 외울만큼 나온다. 효과가 있는지 나도 Y체어는 좀 사보고 싶다. 팔걸이에 팔을 딱 얹으면 편할 것 같아 보이는데. 처음에는 그냥 꼼꼼히 읽기만 하다가 나중에는 내 마음에 드는 집만 사진을 찍어 놓았다. 찍어놓고 보니 나는 원목과 식물이 어우러진 분위기를 요즘 좋아하나보다. 식물을 좋아하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는데! 엄마를 닮아가나 보다. 

 

  인테리어를 좋아한다면, 인테리어 잡지를 읽는게 재밌고 인테리어 관련 포스팅이 올라오면 뭐든지 다 읽어보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책도 재미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 볼 수록 느끼는 것은 집은 정말 사람의 성격을 보여준다는 거랑, 내 관점에서는 집이 예술이고 뭐고 좋은 비싼 의자 예쁜 디자인 필요 없고 편안한 게 제일 중요하다는 거다. 현대적인 분위기로 꾸미고 싶어서 전부 다 하얀색과 까만색으로만 채워넣고 포인트로 빨강을 넣어봤어요~ 하는 집들은 도저히 난 살고 싶지가 않다. 그 안에 황토칙칙(?)한 살색을 가진 내가 살면 안 모던해서 어쩌나!

 

  몇 백 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의자를 살 수도, 나의 인테리어 로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집을 새로 한 채 세울 수도 없지만 그럼에도 계속 꿈을 키운다. 집이라는 환경이 사람에게 주는 위력을 알기 때문이다. 햇볕이 잘 드는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쌓여 편안하게 휴일을 보낼 수 있다면, 팍팍한 이 도시 생활도 할 만 하다고 느끼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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