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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 뭐라도 되겠지, 메이드인 공장 - 김중혁

by 푸휴푸퓨 201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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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혁 작가를 좋아한다. 작가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김중혁 작가는 글을 읽고 좋아하기 시작하지는 않았다. 사실 소설에 좀비가 나온 다는 걸 알고 그 이후로는 김중혁 작가가 쓴 소설은 읽으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좀비가 나온 건 단 한 편일 것으로 아는데, 여하튼 전체적으로 내 취향과 안맞지 않을까 싶어서. 펭귄뉴스는 제목은 참 귀엽다고 생각했다.

 

  팟캐스트를 좋아한다. 책도 좋아하고 팟캐스트도 좋아하니까 당연히 출판사의 팟캐스트는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가듯 지나갈 수 없다. 그런데 무려 이동진 작가가 하는 팟캐스트가 있네? 김중혁 작가... 는 좀비를 쓰는 분이지만 그래도 들어야지 뭐 하며 듣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지금의 난 이동진 씨보다 김중혁 씨가 더 좋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난 이런 사람이지.

 

  김중혁 작가는 가벼워서 좋다. 하지만 가볍지 않다. 아무 생각이 없는 바보가 아닌데, 그런데 가볍고 위트있게 이야기할 줄 안다. 소설에 대해 생각해 온 점들을 이야기 하는 것을 듣노라면 아, 내가 생각하는게 1차원이면 이분은 3차원 4차원에 있구나 싶다. 소설가는 소설을 더 잘 아는걸까? 나는 안 써봐서 모르는 거라고 우기기에는 부끄럽다. 내 좀비 편견이 엄청나게 찔린다.

 

  두 권 다 읽기 즐거운 에세이다. 뭐라도 되겠지, 란 말은 정말이지 김중혁 작가와 어울린다. 딱 제목과 같은 분위기의 책이다. 읽어 보면 읽는 사람에게 뭐라도 될 책이다. 나에게는 즐거움 및 김중혁이란 사람에게 한층 더 자라나는 호감의 기폭제가 되었다. 말씀만 잘 하시는게 아니었군요.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에세이를 쓰시네요! 두 권의 책 모두 직접 일러스트도 그리고 카툰(?)도 들어있다. 처음에는 아니 이게 뭐지 싶었는데 나중에는 글은 글대로 그림은 그림대로 좋다. 그림만 엮어서 책을 내시더라도 찾아 읽을 것 같다. 뭐라고 해야되려나. 사람이 퐁퐁튄다.

 

  메이드 인 공장은 전국의 공장을 찾아다니며 쓴 글이다. 서울에서만 계속 살아온 나는 공장에 대한 이미지가 아예 없다. 공장 건물을 본 적도, 공장에 다니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다. 그래서인지 메이드 인 공장에 나오는 공장들은 나에게 전부 약간 환상의 세계처럼 느껴진다. 김중혁 작가의 시선 덕분인지,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을 보면서 와... 제품이 나오다니 신기하다... 이런 느낌을 실제 공장에서도 받을 것만 같다. 살펴보면 공장에서 장인과 같은 마음으로 물건을 만드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도 알게된다. 나는 내가 앞으로 하는 일에 장인 정신을 가질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두 권을 다 읽고는 그래도 소설가신데 이제 그만 소설을 읽어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무렵이었다. 오늘 김연수 작가의 책을 읽는데, 악기들의 도서관이 소개되어 있었다. 사실은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따온 내용인 줄 모르고 읽어내렸다가 끝에 그렇게 써 있어서 알았다. 읽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뭐지! 좀비같은 이상한 거 아니네(다시 한 번, 좀비는 소설 한 개에만 나오는 걸로 알지만 어쨌든 나는 전부 다 그런 좀비드라마같은 느낌인가 해서 그랬다...)!? 말씀하시는 걸 그렇게 많이 들었으면서, 에세이도 그렇게나 재있게 읽었으면서 소설만은 멀리한 나는 얼마나 편견에 휩싸인 사람인가!

 

  소설을 읽다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게 될 지 궁금하다. 아, 시선은 좋은데 역시 소재가 안되겠어라고 할런지, 내가 이제까지 멍충이었구만 앞으로는 모든 걸 섭렵하겠어라고 할런지. 어쨌든 지금 확실한 건 나는 김중혁 작가가 되게 좋다는 거다. 작가님 만세! 계속 계속 에세이도 팟캐스트도 쫓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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