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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고민과 고민과 고민 사이에서

by 푸휴푸퓨 201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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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들을 만나고 왔다. 4학년 1학기를 마친 언니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준비하던 시험에서 떨어진 언니는 휴학을 해서 보다 본격적으로! 시험을 치겠다며 벼르고 있고, 취업을 준비하던 언니는 취업 시장에서 언니의 나이가 너무 적다는 것을 느끼고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턴을 알아보고 있다. 다들 열심히 산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내가 너무 뒤쳐진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만나고 나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나만의 방식대로 잘 가고 있다. 물론 고민은 넘쳐나지만. 이 많은 고민들을 어찌 감당해야 할 지 걱정되다가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이제까지 그랬던 것 처럼.

 

  아빠가 어학연수를 반대하신다. 생각해 보니 아빠가 어떻게 생각하실 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왜 엄마의 반응만 걱정했지? 엄마는 네가 원한다면, 이라는 반응을 보이신 반면 아빠는 절대 안된다는 반응이시다. 다녀온 사람이나 안다녀온 사람이나 별반 차이 없더라며. 이럴때는 살짝 아빠의 지위가 미워진다. 왜! 면접은 자주 볼 수 있는 위치에 계신 것입니까!?

 

  어째서 어학연수를 가고 싶은 지에 대해 잘 정리해서 아빠께 보여 드려야겠다. 그걸 보시고도 반대하신다면, 글쎄,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보내 주시면 다녀와서 돈을 다 갚겠다고 해야할까, 1년 더 휴학해 돈을 벌어 직접 다녀오겠다 해야할까. 아빠가 반대하시는 이유는 그만한 돈과 시간을 들이는 것에 비해 별로 얻는 것이 없다이니 이에 합당한 이야기를 해 드려야 하는데 끝까지 반대하실 경우 어떻게 할 지에 대해 생각나는 이유가 고작 돈을 갚겠다, 벌겠다이니 고민이 끝이 안난다. 그냥 어떻게 아빠의 마음을 돌려야 할지 고민하는게 빠르겠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다음 학기의 시간표를 짰다. 만약 신의 손으로 엄청난 클릭질을 잘 하게 되면 썩 마음에 드는 시간표를 얻을 것이다. 단 한 명의 친한 동기도 없다. 오로지 혼자서 학교를 다녀야만 하는 한 학기. 독강을 잘 듣고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나에게 이러한 학기는 힘든 시간이 될까 아니면 그냥 아무 상관 없는 시간이 될까? 외로움을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쁜 일 만들기라는 것을 알기에 영어 학원도 등록해 놓았고 온라인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도 수강해 보려 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약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가 얼마나 외로움을 잘 견디는지 시험해 볼 학기다.

 

  내일 ㅅㅎ언니의 도움으로 문헌정보학 석사과정을 밟고 계신 분과 점심을 먹는다. 문헌정보학과 더불어 한국학에도 관심이 있는 분, 파주에서 회사에 다니시는 분이라니! 너무너무 궁금하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내가 질문을 준비해서 가면 면접장 같은 분위기가 될꺼라고 언니가 이야기하였다. 종이에 써 가는 것은 좀 너무 웃기지? 머릿속으로 잘 정리해서 차근차근 물어봐야겠다. 고작 1시간이라니 너무 아쉽지만 어찌되었든 번호를 얻을 수도 있는 것이고, 이렇게 앞날을 위해 도움을 준 언니에게 감사하다.

 

  역시 돌아오니 고민이 많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기에 놓여 있어 그렇다. 하지만 나는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결과가 어찌 되었든 나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을 것을 믿는다. 다만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는 넓은 배포를 좀 키워놓아야지 지금의 난관을 헤쳐나가든 길을 틀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빠, 저 좀 보내주시면 안되나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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