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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여행 말고 이제 집에 있을래

by 푸휴푸퓨 201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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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과 함께 여름 여행을 다녀왔다. 여름 밖에는 휴가를 낼 수 없는 한국 직장인의 삶은 고단하다.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는 정말 견딜 수 없게 더웠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더위. 한국의 여름이 이렇게나 더웠나 싶고, 이렇게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어 가는건지 씁쓸하고, 그럼에도 에어컨을 팡팡 틀고싶은 내가 이기적이라고 느껴진다. 북극곰들이 아사하기 시작했다는데 너무 미안해.

  더위를 빼고 나서 나머지 것들을 생각하라고 하면 가장 좋았던 것은 거제 해안도로를 타고 달려 중간에 비포장도로를 참고 달려간 곳에서 만난 환상적인 대병도 및 여러 섬들의 경치다. 해무까지 나의 경치 관람을 도와 주셔서 정말 신선들이나 노닐법한 경치를 구경하였지. 호엔짤츠부르크요새에서 경치 구경을 하며 2시간 정도 앉아있었던 것 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앉아있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무너무 더운 날씨와 아빠의 급한 성격 덕분에 그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조용히 안녕했다.

  엄마아빠와의 여행은 항상 환영이었다. 거부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좀 사양하고 싶다. 이유에 대해서 구구절절히 쓰고, 또 다시 되새기며 왜 그러실까라던가 이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던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겠다. 가만히 생각만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지워지는 것이 훨씬 좋을 이야기다. 마치 내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말도안되는 영어로 일기를 써 이제 다시 생각하면 그저 우스울 뿐 당시의 분노는 잘 기억나지 않듯이, 이번 여행의 힘듦과 부모님과 나의 짜증도 그렇게 기억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듯 하다. 이제 부모님도 나이를 드셨고, 나도 나이가 많이 찼다. 이제 내가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야 하는 것이지.

  내년 여행은 절대로 돌아다니는 코스로 짜지 않을 것이다. 엄마 말대로 자연휴양림 같은 곳이나 계곡에서 2박 3일 징하게 놀고 싶어. 시원하게 몸 담그고 물 몸에 끼얹고, 음식 간단한거 해먹고 아니면 사먹고 그런거.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유적지에서 내리는 땡볕과 함께 즐겨야만 하는 무언가는 절대 하고싶지가 않다. 각자 마음속으로 서운함이 더 많이 쌓이기만 하는 것 같애.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일단 돌아와서 반가워^-^!!! 근데 반가운건 반가운데, 8월 중순이라도 영어학원에 거뜬히 등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자만이었다. 다 마감이야(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보다. 수강신청은 조금 시간표를 바꾸어 보았는데 어휴, 월요일에 1시간 들으러 학교가려면 죽을 맛이겠어! 그래도 어쩔 수 없으니 열심히 클릭질을 해 보아야겠다. 풀잎문화센터에서 양재를 등록해볼까 싶기도 하고, 영어학원에 한국어교원양성과정에 운동에 이것들이나 잘 하자 싶기도 하고. 그나저나 한국어교원양성과정은 지원 동기 쓰고 있기는 한데 떨어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를 뽑아 주실까ㅜ_ㅜ?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서 슬프다.

  다음 학기에는 학교를 열심히 다닐거고, 내년 1학기에는 어학연수를 가고 싶은데..... 아직 아빠께 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엄마가 여러 친척들에게 이리저리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아 갈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아빠가 또 한 고집 하시니까는 내가 어떻게 설득할지에 달려있을 것이다. 달려 있기는 한건가? 아빠가 어느정도로 완고하게 생각하시는지 파악이 잘 안된다. 일단은 확고한 No!인데 설득을 통해 달라지는 No인지 설득 필요없으니 저리가라는 No인지 잘 모르겠어. 엄마가 말씀하실 때 옆에서 말리거나 화내시지 않는 것을 보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엄마가 무안해지실까봐 가만히 계신 것 같기도 하고. 어렵다.

  여하튼, 이제 좀 그만 더웠으면 좋겠다. 일상 나기가 너무 힘들어요! 전력 수급량이 어쩌고 사용을 줄여보자 어쩌고 하는데 나는 정부가 영 마뜩찮고 싫다. 정말 우리 개개인이 전력소비량이 너무 많아서 전력난이 온건가요? 불신의 늪에 빠져있다. 파리가 최저 10몇도, 최고 20몇도라는 기사를 보면서 무한 부러움을 발사하며, 북극곰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일단 에어컨을 좀 켜본다. 간만에 신변잡기 일기를 썼네. 줄줄이 쓰니까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이 다 나온것 같아서 좀 시원하다. 다시 지원 동기를 써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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