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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3.9.21. 오래간만에 말이 많아지는 건

by 푸휴푸퓨 2023.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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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어제 딱 하루 개인 운동을 나갔기에 시작했다고 선언하기 머쓱하긴 한데. 코로나와 발목 부상으로 운동을 멀리한 지 어언 3주. 빠진 살이 돌아오다 못해 더 붙는 걸 반지로 느낄 수 있게 되었더랬다. 어깨가 말리고 자세가 나빠졌고, 체력이 약해져서 저녁이 점점 피로해졌다.

  운동을 하지 않는 기간 동안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흘러갔던 시간이 가치 없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통근 시간에는 재미있는 영상을 들으며 귀여운 숨은 그림 찾기를 했다. 평온하고 아기자기해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매일 평화로울 수 있어서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아무 일도 없다는 건 후에 돌아보면 그때만큼 좋은 시간이 없단 뜻이기도 하니까.

숩숩.. 너무 재밌어... 귀여워...

  그래도 반지가 더 이상 작아지게 만들 순 없어서 꾸역꾸역 운동하러 갔다. 꾸역거리며 간 게 무색하게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달리기는 활력이 넘친다. 체력은 줄었지만 즐거운 달리는 기분만은 여전했고, 등과 어깨, 가슴 운동을 하며 굽은 상체가 펴지는 걸 느꼈다. 게다가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생각도 해서 좋았어. 다른 곳에 정신 팔지 않고 오롯이 나의 몸에 집중하는 시간은 명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움직임 속의 적막함이 있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관찰하기 좋은 시간이어서다.

  어제의 운동이 아예 운동을 하지 않던 시절과는 다른 상태였다는 점에서, 지난 몇 년 간의 발버둥은 확실히 내게 큰 의미가 있다. 진심으로 기쁘다. 운동을 하지 않을 땐 씻어도 몸이 개운하지 않았지. 어제는 오래간만에 개운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누웠다. 일찍 잠이 들었는데, 아침까지 정신없이 잤다. 아주 깊은 꿀잠이었다.

+ 운동을 쉬는 동안 빠지게 된 영상은 토스에서 운영하는 ‘B주류 경제학’과 삼프로TV와 연관된 ‘언더스탠딩’이다. 둘 다 이재용 회계사가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B주류 경제학은 어떤 주제에 대해 해당 분야 인사의 의견, 회계사의 얕은 의견이 섞여 있다면 언더스탠딩은 재무제표를 자세히 살핀다는 차이점이 있다. 여러 영상을 들으며 사기업은 참 신기하단 말이야,라고 공기업의 얼레벌레 말단 직원은 생각하였습니다.

 

2.

  갤럭시탭을 산 이유 중 하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였다. 낙서와 귀여운 것에 관심이 많지만 제대로 그려본 적은 없었는데요, 탭을 사서 그리기 툴을 익히고 나면 종이에 끼적이던 걸 디지털로 모을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창작자의 동반자는 애플이었던지라 갤럭시 유저를 위한 괜찮은 강의를 찾기가 어려웠다. 클래서101을 대강 둘러보다 포기하고 기본 삼성노트에 말 그대로 필기만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림에 대한 뽐뿌는 자꾸 올라오는 법. 삼성노트에 선을 그리면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아서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난 매끈한 선을 원해! 한 번에 칸에 색이 채워지길 원해!). 유튜브를 더 뒤적였는데 클립스튜디오를 가르쳐주는 영상을 겨우 찾았다. 이 정도면 시작은 할 수 있겠지. 여차하면 어플 결제도 할 수 있고. 선언하면 이뤄지나니, 블로그에 외쳐본다. 나! 올해 안에! 그리기 툴 꼭 익혀보겠어! (이런 식으로 유야무야 방치된 VLLO는 잠시 모른 척 하자..)

낙서는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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