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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2025.9.21.-22. 가자아 무화과 원정대! (1편)

by 푸휴푸퓨 2025.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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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목포에 가면 무화과가 맛있고, 두 달에 한 번은 새로운 경험을 하기로 했기에 목포 여행을 떠났다. 가자아 무화과 원정대! 무화과가 무슨 맛인지도 모르는 너를 무작정 원정대원으로 끌어들였다. 용산역에 가면 롯데리아를 가는 게 루틴이 되어버린 우리는 부른 배와 함께 목포에 도착했다. 해는 쨍쨍 바람은 선선하여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오가면서 자주 본 목포역

 

  첫 행선지는 목포역에서 제일 가까운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 대중음악의 전당은 본래 은행 건물이었는데 간단한 전시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난영이나 남진 노래를 듣고 VR로 영상을 관람했다. 김시스터즈의 옛날 사진을 이용해 AI 움짤을 만들어 둔 건 조금 기괴하더라고. 의상을 합성하거나 스티커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었는데, 별 것도 아니지만 깔깔 웃어가며 눌러볼 만했다. 전시관 전체에 관람객이 너와 나뿐이라 관람이 편했다. 한여름에는 관광객의 더위 피하는 공간이 될 것 같더라.

 

1) 여성복보다 남성복이 잘 어울리는 나(제법 어울림) 2) 사진을 팜플렛 사이에 껴두었다가 버리고 와버린 (자칭) 미니멀리스트의 슬픔

 

  다음으로 목포근대역사관에 갔다. 구도심의 대로를 떡하니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었다. 이 위에서 내려다보며 조선을 한 눈에 통제하려던 일제의 만행과 수탈을 생각해 보리라 상상했는데 웬걸. 사람들이 올라오면서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장소라 중앙에 서 있기 어려웠다. 햇살은 또 어찌 쨍쨍한지. 옆쪽 벤치에 앉아 너와 쫀드기를 질겅이다 방공호에 먼저 들렀다. 물비린내가 나고 어두컴컴해서 겁이 몰려왔다. 쫄보를 놀리려던 너는 내가 진지하게 겁에 질린 걸 보고 순순히 밖으로 나갔다. 존재만 해도 무서운 곳에 동원되어 강제 노동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저 방공호가 안전하게 느껴질 만큼 무서운 세상은 어떤 곳일까. 

 

 

  근대역사관의 이런저런 전시는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람도 제법 있고 하여 그냥저냥 둘러보니 어느새 배가 고팠다. 첫 식사는 중식으로 가야지. 유튜브에서 본 태동반점을 가려다 줄을 보고 질겁해 중화루로 넘어갔다. 줄이 없으니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쥬? 번호표를 들고 나오려니 길가에 듬성듬성 앉아있는 사람들이 모두 대기자였다. 뒷 번호를 받은 목포 토박이 어르신 부부와 담소를 나누다(아들이 냉면집을 하는데 이름이 마당집이고 아들 가족이 일본 여행을 간 틈에 몰래 외식을 나오셨음, 태동반점보다는 중화루가 훨씬 낫다고 생각함) 순번이 되어 중깐을 시켰다. 달지 않고 짭짤한 짜장면과 바삭한 탕수육이 맛있었지만 평소라면 줄을 서지는 않을 정도였다. 문득 "오늘 짜장면 먹을까?" 했을 때 생각날 동네 맛집. 

 

짜장면에 계란후라이 올려주니까 너무 좋더라구용

 

  후식으로 목포에서 유명한 에그타르트집에 갔다. 여러 유튜버가 소개했다는 '커피창고로' 북항쪽 지점에 갔는데 인기가 상당했다. 시스템을 파악해 보니 대략 40~50분마다 6개들이 에그타르트 30세트가 나왔다. 한 명당 3세트 구매 제한이 있었지만 매 회차마다 구매 가능한 타르트 양보다 줄 선 사람이 많았다. 근데 또 얼레벌레 간 너와 나는 운 좋게도 10여 분만 기다리고 에그타르트를 획득했지. 자리 잡기도 에그타르드 사기도 운이 따라줬지만 맛은... 그저 그렇더라고요. 에그 필링은 괜찮은 편이었는데 페이스트리가 내게는 너무 무(無) 맛으로 느껴졌다. 버터향이 확 느껴지는 페이스트리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가? 하나에 2천 원으로 저렴했지만 영 아쉬웠다. 와중에 커피창고로가 입점한 상가는 대부분의 가게가 영업하지 않는 상태였다. 전국구로 소문나는 게 참 중요하구나.

 

관찰해보니 20-30대는 줄을 서고 50-60대는 포기하고 돌아갈 확률이 높음 (그럼 40대는?)

 

  타르트를 먹고 나니 한낮의 해가 내리쬐는 것이 근대역사관 2관으로 돌아가 걷기는 지칠 날씨였다. 그렇다면 가만히 있어도 움직일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야지! 케이블카는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서 확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구간을 바라보면 심장이 조금 약간 꽤나 요동쳤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급경사를 맞이할 때 곧 떨어질 걸 아는 순간이 막상 내려갈 때보다 더 무서운 것처럼. 사실 너는 바닥이 투명유리로 된 차를 타자고도 했는데 내가 진짜 죽을 수도 있다고 끝내 반대했다(예 물론 그럴 일은 없어요..★). 

 

막상 바다 위를 건널 땐 느릿느릿하게 느껴지는데 말이야

 

  다리가 아픈 체력 찔찔이와 겁에 질리느라 지친 심력 찔찔이는 고하도 둘러보기를 포기하고 바로 돌아오는 케이블카를 탔다. 목포스카이워크는 갤럭시 울트라로 줌을 땡겨 관찰하며 구경을 마쳤고, 유달산을 올라 케이블카 사진을 찍는 어느 분 사진을 우리도 찍었다. 바람은 솔솔 불고 산은 푸르고 바다는 평화롭고 배는 지나가고 우리는 쉬는구나. 너는 투명 유리 바닥을 못내 아쉬워했지만, 평화로운 탑승이었다. 

 


 

  체크인 시간이 되어 쉬기도 할 겸 구도심으로 돌아왔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에어비앤비의 '백치'. 10만 원 이하의 숙소도 충분히 찾을 수 있었고 10만 원 초반대의 숙소부터는 상태가 훌륭한 곳이 많았지만 예쁜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어 20만 원이 넘는 숙소를 잡았다. 콘센트 하나까지 허투루 배치된 것이 없는 멋진 곳이었다. 투박한 우리는 일단 침대부터 찾았지만.

 

감성이고 나발이고 피곤할 때 사진 찍으면 수평도 못 맞추는 편(게다가 예쁜 곳을 찍지도 않고 아무데나 막 그냥..)

 

(쓰다 보니 지친 관계로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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