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동수를 맞아버린 나의 구원자
제미니가 봐준 사주에서 연말에 이동수가 있댔는데 전혀 없어서 실망하는 와중, 제미니에게 예언이 왜 이러냐며 물었더니 사주에서의 연말은 1월 중순 까지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 그렇게 따지면 동료의 복직으로 인해 자리 이동이 조금 있으니… 사주는 역시 옳다고 결론 내렸다.
같은 방에서 일하던 선생님이 옆 방으로 이동한다. 나이도 비슷하고, MBTI도 세 글자나 같은 분이라 작년 한 해 동안 정말정말*2 편하고 즐겁게 일했다. 4년 전에 결혼했으나 아이는 없는 분이라 결혼 후 좀 놀고 싶어 하는 나의 일상에 많은 조언을 주었다. 일할 때 일을 미루지 않으나 정치는 못하고, 적당히 막내의 마인드로 자기가 해놓고 말려고 한다는 점도 같아서 좋았다. 나는 이 분께 재테크 마인드를 주입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요즘은 자가 구매를 위한 여정을 듣는 게 점심시간의 힐링포인트다.
회사에서 큰 일을 진행하며 이 선생님이 없었다면 어떻게 견뎠을까 눈앞이 아득했다. 사무실을 떠나고 싶다고 보따리 싼 핑구를 사는 내게 웃음으로 핀잔을 주곤, 몇 달 후 본인이 떠나고 싶다고 침잠해서 내가 몇 주만 참으라고 위로했던 때도 있었다. 와보니 꿀통이었지만 좌천처럼 발령 온 자리에서 암울함의 구렁텅이 대신 편안함의 정점처럼 지낼 수 있었던 건 진심으로 동료 덕분이었다.
누가 누구랑 싸우거나 말거나 왜 우리가 따로 앉아야 하는가! 동료의 존재가 내게 구원이었음을 진심으로 느낄 때, 세상은 우리에게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준다는 생각을 한다. 동료는 몇 달 후 너무 늦지 않게 옆 방으로 넘어오라고 했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세상 일이 우리 마음대로 될까? 기 센 아주머니 사이에서 머리 쓰는 두 늙은 젊은이의 앞날에 행운을 빈다. 당장 내일부터 어떡하냐고!
2. 뽀리보리 100일 사진 찍기
주말에는 조카의 100일 기념사진 촬영을 돕는 중요한 일정이 있었다. 가족 전체의 유전자가 사진과는 거리가 멀지만 예쁜 아가야의 모습을 남기는 건 중요한 일이다. 언니의 요청으로 정식 약속 시간보다 30분 일찍 가서 테이블을 세팅했다. 요즘 구청은 테이블부터 벽 가랜드까지 100일 사진을 위한 물품을 싹 빌려준다. 잘 웃게 된 보리가 낮잠을 자는 동안 카메라 앞뒤를 오가며 예쁜 구도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아, 아빠랑 이모부는 왜 이렇게 도움이 안 되는데!
보리가 카메라를 봐주지는 않았지만 카메라 뒤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라고 여기야~ 하며 손 흔드는 일이 재미있었다. 우리가 이런 날이 있네? 결혼 후 변화된 가족 관계 안에서 종종 역할을 연기 중이란 생각을 한다. 나는 아직 이 역할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했는데, 사회가 내게 이것을 원하니까 일단 본 대로 최선은 다해보자는 느낌이다. 언제쯤 내가 이모라는 사실에 적응할지 모르겠지만 나의 적응과는 별개로 아기는 잘 자란다. 또 추억이 될 어느 하루가 지나갔다. 100일 축하해! 다음엔 더 편히 안아줄게(아마도)!

3. 부산여행 예약
1월에 부산 여행을 가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어쩐지 질질 끌던 차, 갑자기 삘이 꽂혀서 기차-숙소-식당 예약까지 모두 마쳤다. 촘촘한 엑셀 계획을 다 세운 건 물론이다. 스프레드시트 없는 여행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아니다).
매년 명절뿐만 아니라 여름휴가까지 가던 부산은 여행지로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2019년 이후 명절 방문에서 자유로워지고 보니 볼거리, 먹을거리 많은 부산은 꽤나 매력적인 도시다. 2019년에 너와 처음 간 여행 이후 함께는 첫 방문이다. 풋풋했던 20대가 어느새..!
좋은 위치의 숙소를 잡고 서울보다 훨씬 저렴한 뷔페도 예약했다. 여행 전 주에 머리도 자를 예정이다. 올해 국내 여행을 최소 6군데 가기로 결심했고(두 달의 한 번 기준!), 나만의 여행지 후보도 골라두었다(1군, 2군이 있는데 이미 1군만으로 일정이 꽉 찼다). 올해는 또 어느 도시가 마음에 쏙 들어올까. 남자친구가 아니라 남편과 쌓는 추억이 상당히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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