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표를 하자 주목을 받자
협회에서 발표를 했다. 회사의 긴 프로젝트가 끝나고 그 내용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전 팀장님이 계셨더라면 내가 나서지 않았을 일, 새 팀장님도 동료도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대외협력 담당자인 나만 남았다. 그래요. 스포트라이트는 이 뚱뚱이가 받겠습니다.
발표를 어려워하지는 않지만 단상에 서면 말이 무지막지하게 빨라지는 습관이 있다. 딕션이 나빠지지는 않아 다행이지만 숨이 찰 때가 있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한 지도 10년이 넘어서 대응 방법을 알고도 있다. 메꾸는 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1) 말을 천천히 하기 위해 숨 쉬는 포인트까지 다 외워서 말하거나 2) 쉬지 않고 말해도 시간을 꽉 채울 수 있게 발표 내용을 무지막지하게 준비하거나.
말하려고 보면 할 말이 많은 신축 프로젝트였기에 2번을 선택해 목이 아프도록 빠르게 말했다. 콘텐츠가 미어터지니 발표가 편안했다. 발표하고 내려오면 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있지만 1차로 준비한 이야기는 다 털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상사의 압력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공식적인 이야기만 할까 하다 전국의 실무 담당자가 내게 전화하는 이유는 비공식적 업무 방법이 궁금해서임을 알기에 내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 자료 수집, 컨택 방법, 건축 협력으로 정리했다. 사적으로 만난다면 구구절절 징징대고 싶지만 무대 위에선 이 정도면 됐어요. 발표를 마치며 비슷한 프로젝트를 앞둔 사서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정말로 진심이었다. 하지만 진심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말한 것도 사실이다. 꼭 하고 싶었던 말 한마디를 여기에 뱉어본다. “도망쳐!!!!” 기회가 있을 때 먼저 도망치는 사람이 승자다.
P.S. 발표로 인해 뿜어져 나온 도파민은 노랑통닭의 알싸한 마늘 치킨으로 진정시켰다. 요즘 내 최애 칰 메뉴.

2. 언어습관
자주 쓰는 단어가 있다. 몇 년 전에는 ‘흡족하다’는 말을 많이 해서 놀림을 받았다. 만족과 흐뭇의 사이 어딘가를 말하고 싶어서 썼다. 한국인의 입버릇 ‘아니, 근데 , 진짜’는 논할 필요도 없다. ‘너무, 헐’도 많이 쓴다. ‘봐봐’는 자주 쓰다 못해 너까지 따라한다.
요즘 내가 많이 쓴다고 인식한 건 ‘뭐’다. 말의 끝에 쓴다. 어쩔 수 없지 뭐. 해야지 뭐. 글로 쓸 때는 뭐야로 변하기도 한다. 그랬지 뭐야. 블로그 글을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다가 걸러내지 못했던 뭐야의 반복을 보면 어이가 없다. 뭐가 그렇게 뭔데. 왜 ‘그랬다’고 하지 않고 ‘그랬지 뭐’라고 하고 싶을까. 뭐 뒤에 생략된 말을 생각해 봤다. 어쩌겠어?라는 반문이 떠올랐다.
그랬지 뭐 어쩌겠어? 어쩔 수 없지 뭐 어쩌겠어? 살다 보니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이 점점 많다. 세상에 순응하는 게 꼭 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아는 3n살은 그러려니 하려고 노력한다.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긴 ‘뭐’가 떠오른다. 뭐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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