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아르바이트는 이제까지 과외가 그래왔듯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아르바이트로 끝낼려고 했는데, 시간이 길어지고 아이들이 많아져서 그런가, 생각이 점점 많아진다. 확실히 한 명 만을 계속 가르치는 과외보다는 여러 아이들과 만나게 되는 요즘이 10대 아이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것도 같고 여전히 모르는게 너무 많기도 하고.
확실한 건 내가 믿던 성선설이 그리 틀린 것 같지는 않다는 거다. 아이들은 착하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환경이 그들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나 때문에 아이들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고, 나 말고 부모님.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부모님이 평소에 어떻게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나의 10대도 그랬을텐데 참. 선생님들은 무슨 생각을 하셨으려나. 조용히 꼬박꼬박 믿음이 가게 행동하는 학생, 누가 봐도 엄마랑 사이가 안 좋은 학생, 부모님께 혼날까봐 노심초사하는 학생, 세상 걱정을 얼마나 시켰는지 애어른이 다 돼버린 학생, 그냥 쾌활하고 즐거운 학생... 같은 아이가 하나 없어서 좋다. 그 아이들도 나를 흥미롭게 보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근데 말이다. 이 아이 저 아이 보면 결국은 이 아이들이 아직 순수하다고 예쁘다는 걸 느낀다. 역시 사람은 선한 존재인가봐. 이런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성급한가?
내가 사람을 대할 때 꼭 갖출 수 있어야 하는 건 칭찬과 믿음이라고 생각했던게 틀리지 않아서 기쁘면서 한 편으로는 이 생각을 깰 학생이 나타날까 두렵다. 어른을 대할 때에는 이정도 가지고는 안되겠지만 아직 나는 그 뒤에 고급 처세 스킬은 못 배워서 말이야. 더해서 내가 이 학생들의 나쁜 환경이 되지 않기를 몹시 바란다. 나를 어떻게 기억할 지, 이런 건 치워 버린지 오래다(음.. 한 3년 정도 기억해주면 엄청 길게 기억하는 걸껄?ㅋㅋㅋㅋ). 대신에 제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기를,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나가는 데 있어서 장애물이 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성선설을 믿는데, 이 아가들은 다 선한 아이들인데, 나쁜 물 들이면 안되는데...
이런 마음이 언제까지 갈 지 모르겠다. 나는 확 불타올랐다가 금방 푸슈슈슉 하는 스타일이니까 이 일도 금방 하기 싫어질 지도 몰라. 하지만 개강하고 나면 학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시간만큼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 학점도 엄청나게 중요하지만, 더이상 떨어뜨리면 안되지만!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서 새로운 것을 또 이렇게 많이 가르쳐주는 이 활동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사람을 알아갔으면 한다. 언젠가 뒤돌아보면 잘 했던 거였다고 말할 수 있게.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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