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ARY

나는 성악설보다는 성선설을 믿는다

by 푸휴푸퓨 2015. 2. 12.
728x90
반응형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는 이제까지 과외가 그래왔듯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아르바이트로 끝낼려고 했는데, 시간이 길어지고 아이들이 많아져서 그런가, 생각이 점점 많아진다. 확실히 한 명 만을 계속 가르치는 과외보다는 여러 아이들과 만나게 되는 요즘이 10대 아이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것도 같고 여전히 모르는게 너무 많기도 하고.

 

  확실한 건 내가 믿던 성선설이 그리 틀린 것 같지는 않다는 거다. 아이들은 착하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환경이 그들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나 때문에 아이들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고, 나 말고 부모님.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부모님이 평소에 어떻게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나의 10대도 그랬을텐데 참. 선생님들은 무슨 생각을 하셨으려나. 조용히 꼬박꼬박 믿음이 가게 행동하는 학생, 누가 봐도 엄마랑 사이가 안 좋은 학생, 부모님께 혼날까봐 노심초사하는 학생, 세상 걱정을 얼마나 시켰는지 애어른이 다 돼버린 학생, 그냥 쾌활하고 즐거운 학생... 같은 아이가 하나 없어서 좋다. 그 아이들도 나를 흥미롭게 보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근데 말이다. 이 아이 저 아이 보면 결국은 이 아이들이 아직 순수하다고 예쁘다는 걸 느낀다. 역시 사람은 선한 존재인가봐. 이런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성급한가?

 

  내가 사람을 대할 때 꼭 갖출 수 있어야 하는 건 칭찬과 믿음이라고 생각했던게 틀리지 않아서 기쁘면서 한 편으로는 이 생각을 깰 학생이 나타날까 두렵다. 어른을 대할 때에는 이정도 가지고는 안되겠지만 아직 나는 그 뒤에 고급 처세 스킬은 못 배워서 말이야. 더해서 내가 이 학생들의 나쁜 환경이 되지 않기를 몹시 바란다. 나를 어떻게 기억할 지, 이런 건 치워 버린지 오래다(음.. 한 3년 정도 기억해주면 엄청 길게 기억하는 걸껄?ㅋㅋㅋㅋ). 대신에 제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기를,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나가는 데 있어서 장애물이 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성선설을 믿는데, 이 아가들은 다 선한 아이들인데, 나쁜 물 들이면 안되는데...

 

  이런 마음이 언제까지 갈 지 모르겠다. 나는 확 불타올랐다가 금방 푸슈슈슉 하는 스타일이니까 이 일도 금방 하기 싫어질 지도 몰라. 하지만 개강하고 나면 학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시간만큼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 학점도 엄청나게 중요하지만, 더이상 떨어뜨리면 안되지만!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서 새로운 것을 또 이렇게 많이 가르쳐주는 이 활동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사람을 알아갔으면 한다. 언젠가 뒤돌아보면 잘 했던 거였다고 말할 수 있게. 만세!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