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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Book Review]오늘의 요리 - 하시모토 쓰무구

by 푸휴푸퓨 2013.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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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on Naver

주부(主夫) 소설가가 정성껏 그려낸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23가지 음식 이야기. 성장이 느린 아이를 위해 보글보글 삶아 만든 콩자반. 헤어진 남자 친구가 알려준 파스타. 데이트를 망치고 집에서 함께 먹은 아구탕. 입학을 맞아 지방에서 상경한 대학 신입생의 편의점 김 도시락. 새로 지은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만들어 먹는 크리스마스 기념 로스트치킨.

 

 

  처음으로 써 보는 책 리뷰! 최근에 책을 많이 읽게 되어서(매일 도서관을 들락거리게 된 것이 한몫한다) 독후감을 남기면 내게 도움이 될 성 싶었는데, 기왕 쓰는 김에 블로그에 올리면 블로그 관리도 되고 1석 2조!! 2013년 다이어리의 데일리 칸이 커서 일기를 해소할 공간으로써 블로그는 아무 짝에 쓸모없어져 버렸다. 너무 냉정한 멘트인가? 아무튼 방치된 블로그 되살리기 프로젝트로 나는 리뷰를 선택했다! 그리고 처음 쓰는 리뷰니까 쉬운 책으로 시작하자 싶어서 최근 읽은 여러 권 중 가장 가벼운 책 '오늘의 요리'를 선택하였다.

 

  오늘의 요리는 요리와 관련된 단편들을 묶어놓은 책이다. 전형적인 가볍고 따뜻한 일본 소설이라 읽다 보면 마음이 잔잔해 진다. 책은 동지섣달 음식으로 시작해 크리스마스 요리로 마무리된다. 각각의 단편이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1년을 쭉 돌아보는 느낌이 든다(고 역자의 말에서 역자도 말했다). 중간의 한 두 편정도는 연결되지만 전체적으로 등장인물이 큰 관련이 있지는 않다.

 

  음식은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조달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너무 배가 고파 어찌할 바를 모를 때를 제외하고는 감정적인 역할에 더 기여한다. 음식을 혼자 먹거나 식은 후 먹을 때면 말할 수 없이 비참한 기분을 느끼고, 갓 만든 따뜻한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과 나눌 때면 더없이 행복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나는 음식과 분위기에 따라 기분이 많이 좌우되는 스타일이라 요리에 관한 따뜻한 책을 상당히 좋아한다(카모메 식당이나 달팽이 식당을 생각해 보아요). 오늘의 요리는 요리를 통해 위안을 얻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이다. 레시피도 굉장히 쉽다.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쓰고 싶지는 않고, 등장인물이 모두 따뜻한 사람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겉으로는 차가워 보여도 속까지 차갑지는 않다. 헤어졌지만 서로를 미워하지도 않지. 도쿄에 있는 대학에 오고 싶어 했던 친구 대신 도쿄로 온 김 도시락 이야기를 읽고 마음에 바람이 살짝 불기도 했는데, 지방 친구가 서울에 혼자 떨어졌을 때 간간히 느끼는 감정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나야 서울이 고향이지만 혼자 자취할 때의 서글픔을 내친구도 곧 느낄 것 같아서.

 

  가벼운 일본 소설이 한국 출판계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어 문제라는 글을  1,2년 전만 해도 자주 접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마저도 없어진 듯하다. 너무 자연스러워져 버린 탓일까? 심각한 고민은 하고 싶지 않고, 가볍고 따뜻한 위로를 얻거나 가벼운데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책이 필요할 때가 많은데 한국 소설에는 도통 그런 책이 없다. 예를 들어 신경숙 작가나 김연수 작가와 같은 분들의 글을 읽으면 느낄 점이 많기는 하지만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한국 사람에게 사색이 사라져가는 의미라고 통탄스러워해야 하는 일일까? 그럼 일본인들은 생각을 안 하고 사는 거야? 한국 소설가가 "소설이라면 모름지기 이래야지!"라고 생각하는 내용이 일반 독자에게는 현실과 괴리된 젠체하는 느낌 정도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상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인 특유의 작고 소담스러운 것에 대해 관심은 부러워할 만한 문화자산인 것 같다(아, 그래서 나는 만화 '심야식당'도 좋아해! 한 권씩 사 모으는 중이다.).

 

  역자 권남희 씨도 내 눈길을 끌었는데, 김남희 씨는 '번역에 살고 죽고'를 쓴 저자이자 내가 좋아하는 일본 도서를 여러 권 번역한 분이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가장 쉽게는 주제를 보고 저자를 본다. 책 내용에서 언급된 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그렇게 하면 많은 양의 책으로 가지가 뻗어 편리하다. 때로는 출판사도 책을 고르는 기준이 된다. 최근에는 출판 불황 때문에 출판사가 잡식으로 책을 출판하는 경우가 많다지만 자세히 보면 여전히 자신들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곳이 많아서 여전히 유효한 방법이지. 권남희 씨를 통해 역자를 보고 책을 선택해 볼 수도 있으리라 느꼈다. 물론 그러려면 역자가 경력있고 번역할 책에 발언권이 있을 만한 분이겠지? 권남희 씨가 번역한 책을 더 찾아 읽어보려 한다.

 

  처음 써보는 리뷰라 쉬운 책인데도 어려웠다. 글 쓰기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중구난방으로 이것저것 쓰게 되는 게 참 어렵다. 짜임새 있는 글을 쓰려면 퇴고의 과정을 여러 번 거쳐야겠지? 나는 그러지 못하고 막 쓰고 막 올린다. 뭐 어때! 내 블로그라고!! 훗훗. 앞으로 열심히 써 봐야겠다. 뭐라도 써보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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