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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12

[Book Reivew]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 - 이은재 완벽한 길을 찾을 수 없음을 핑계 삼아 멈추고 자책하는 것은 편할 뿐 무익하다. 유튜버 히조(heejo)의 영상을 보다 '지구용 레터(구독은 여기!)'를 알게 되었다. 여러 뉴스레터를 받아보지만 환경 관련 레터는 생각도 못했지 뭐야! 바로 구독한 뒤 매번 관심 있게 읽고 있다. 덕분에 이 책도 알게 되었다(타깃층이 찰떡같은 두 콘텐츠의 콜라보레이션이로고). 제로웨이스트를 하면 늘 내가 잘하고 있는지 의심이 드는데, 이럴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큰 도움이 된다. "예뻐서, 예뻐서 주는거야." '예뻐서'라는 말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하셨다. 감사합니다, 인사하며 돌아서는 내 머릿속에 물음표가 열 개쯤 떠올랐다. 내 얼굴이 예쁜 걸까, 아니면 비닐을 거절한 게 예쁜 걸까? 양쪽 다 가능성이 큰(?),.. 2022. 9. 8.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7 - 더피커(the Picker) 제로웨이스트가 유행하기 전 제로웨이스트샵을 검색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더피커다. 더피커는 우리나라 최초의 제로웨이스트샵으로 서울에 알맹상점과 더피커만 있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느새 전국에 제로웨이스트샵이 다양하게 생기고 있으니 세월이 하 순식간이로다(할아버지 말투). 존재는 알았지만 성수에 나갈 일이 없어 방문을 못했는데, 가까운 곳에 들를 기회가 생겨 마침내 다녀왔다. 서울숲역에서 내려 더피커까지 가면서 성수는 정말 핫한 곳임을 실감했다. 긴 길을 따라 사람이 북적이는 젊은 취향의 가게가 늘어서 있고 공사 현장도 여러개였다. 여전히 일반 주택으로 쓰이는 집도 있고(서울에 마당 있는 단독주택이라니 부러워!). 주택가가 상점가로 변하는 가장 빛나는 시기인게 한눈에 보였다. 이런 .. 2021. 12. 6.
내가 만족하는 미니멀라이프 실천 4 - 기념품 분별하기 무언가를 준다는데 거절하기란 어렵다. 주는 정성을 무시하는 인상을 주는 게 가장 문제다. 내성적인 내게 기왕 준다는 호의를 거절하기란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만큼이나 불편하다. 토스피드 콘텐츠를 때때로 읽는데 어쩌다 보니 이용자 설문조사 페이지를 발견했다. 토스에서 이 토스피드 페이지를 잘 키워보려고 하는 느낌이 들어 응답을 했지. 응답을 하다가 추첨해서 기념품을 준다는 말에 멈췄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기념품에 당첨됐다는 연락이 왔다. 플라스틱이 오지 않기만을 바랐는데, 플라스틱은 아니지만 플라스틱보다 무용한 것이 오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금융 응급 키트 정도로 기획된 기념품은 대체 아무데도 쓸모가 없었다. 틴케이스 안에 기초적인 금융 상식을 적은 종이 카드가 있었는데 심각하게 기초적이라 읽어도 매.. 2021. 10. 12.
나라가 지원해주면 얼른 사야지 (多가치 제로라이프 기획전) 세상이 제로웨이스트에 집중해줘서 좋다. 제로웨이스트가 유행으로 흘러가길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변에 홍보하기 좋아진 건 사실이다. 제로웨이스트샵을 처음 다녀와봤다는 친구에게 고체 치약을 몇 알 선물해 줄 때나 들고 다니는 젓가락이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을 때, 나는 작게 기쁘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제로라이프 기획전을 열었다(2021년 10월 14일까지). 제로웨이스트/비건 상품을 30%나 할인해주고, 무료 배송도 해준다(진흥원에서 조금의 보조금을 주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봤다). 업체별로 각자 배송이 오는 터라 탄소발자국이 많이 높으리란 걱정도 되지만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 얼른 구입해야 한다. 나는 고체 치약과 칫솔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제로웨이스트 상품의 치명적인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2021. 10. 8.
레스웨이스트를 향하여 2 - 페트병 모으기(feat. 오늘의 분리수거) 종이팩, 멸균팩보다 훨씬 분리수거가 쉬운 품목이 바로 '페트병'이다. 예전에는 라벨 떼기가 참 힘들었는데 여론이 동요하니 기업도 변해서 이제는 순식간에 뗄 수 있다. 이렇게 쉬운걸 그동안 안 해줬단 말이야? 부아가 치밀지만 어쨌거나 변화는 감사하고 페트병은 모읍니다. 쓱싹 라벨을 떼고 내용물을 물로 헹궈주면 준비는 끝난다. 뚜껑 모으기 페트병을 유심히 살피면서 제일 먼저 시작한 건 뚜껑 모으기였다. 이 역시 알맹상점의 캠페인 덕이었는데, 플라스틱 방앗간과 협업해 병뚜껑을 재활용한댔다. 외출해서 페트병을 쓰다가 병을 챙겨 오기는 번거롭지만 뚜껑은 부피가 작아 간편했다. 모으니까 금방 쌓이더라고? 내 병뿐만 아니라 지인의 병을 뚜껑만 받아오기도 하고, 수집가처럼 뚜껑이 생기면 내게 달라 홍보하기도 했다. 플.. 2021. 9. 24.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6 - 1.5도씨 지독히도 대중교통 타이밍이 안 맞은 날이었다. 나는 오래간만에 재봉틀을 꺼내 셔츠원피스를 치마로 수선하느라 하루의 기력을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직선박기도 손을 떨며 하는지라 간단한 리폼에 3시간이 걸렸다. 치마는 원하는 대로 완성되었는데 내 몸은 항아리 같은 것이 원하는 핏이 나오지 않았다. 이 대담한 핏이 오늘은 세상만사 내뜻대로 되지 않으리란 신호였나? 기력이 있건 없건 연휴의 계획은 빡빡해서 오늘 1.5도씨에 꼭 가야 했다. 1.5도씨(링크)는 신대방역 근처의 작은 제로웨이스트샵으로, 집에서 버스를 한 번 갈아타면 갈 수 있었다. 모아둔 일회용품이며 우유팩, 멸균팩, 병뚜껑, 종이가방, 유리병까지 보부상처럼 이고 지고 나왔지. 나왔는데 버스가 저 멀리 가네. 다음 버스가 28분 이따 온다는 놀라운.. 2021. 9. 18.
레스웨이스트를 향하여 1 - 종이팩, 테트라팩 모으기 뭐든 재활용으로 내놓기만 하면 죄책감은 씻은 듯이 사라지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이 재활용 선진국이라 믿던 시절도 있었지. 깨끗한 페트병이 없어 외국에서 재활용 페트병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태평양에는 한반도보다 8배 큰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있대. 알맹상점을 필두로 종이팩과 테트라팩을 모은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유팩은 종이팩이고 두유팩은 테트라팩이어서 둘이 서로 다른 자원이라는 사실을 30살 평생 처음 알았다. 테트라팩은 재활용 재질 중에서도 고급에 속하는 좋은 재질이란다. 새로 시작한 E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진희의 공존일기' 타일러 편을 통해서도 테트라팩에 든 음료를 소비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내가 거의 매일 마시는 아몬드브리즈는 테트라팩에 담겨 있네... 2021. 9. 9.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5 - 플라프리 주변에 제로웨이스트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 훈수 놓듯 말하기보단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편이 낫다. 빨대를 챙기고, 컵홀더를 반납하고, 두유팩과 병뚜껑을 모으면 옆에서 자연스럽게 도와준다. 환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지만 그렇게 시작해도 되지 않겠어. 그런 활동의 일환으로 나는 이미 내용을 다 알아도 가족이 읽었으면 하는 가벼운 제로웨이스트 책을 빌려두었다. 엄마와 언니가 읽었다.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물건 중 천연 수세미는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언니의 말에 옳다구나, 내가 사다주겠다고 나섰다. 관심을 보일 때 얼른 들이밀어야지. 어느 가게에서 사올까 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작은 제로웨이스트샵을 찾아냈다. 인스타그램을 보니 알맹상점에 손님으로 다니시다 창업을 하신 모양이었다. 멋진데. 버스정류장 바.. 2021. 8. 8.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4 - 비그린(B:Green) 예민한 편은 못 되는 난 다양한 플라스틱프리 제품에 큰 불만 없이 적응하곤 한다. 스테인리스 빨대에서 스댕 향이 난다고요? 대나무 칫솔이 뻑뻑해서 잇몸이 아프다고요? 여러 걱정을 안고 산 물건은 전부 문제없이 생활에 녹아들어서 이제는 여간하면 고민 없이 생필품을 바꾼다. 그런 내가 아직까지도 플라스틱 케이스를 포기하지 못하던 제품이 있었으니, 바로 립밤이었다. 하루에 몇 번씩 립밤을 바르는 습관이 있는 내게 종이 케이스가 밤 제형에 젖는다는 후기가 많은 멀티밤은 영 마음에 차지 않았다. 처음 알맹상점이 생겼을 때와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 서울에는 제법 많은 제로웨이스트샵이 생겼다. 그중 무려 멀티밤을 알맹이만 살 수 있는 샵이 생겼다지 뭐야! 모나쥬의 멀티밤을 알맹이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 2021. 6. 14.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3 - 알맹상점 다시 가기 지난달에 알맹상점에 다녀왔다. 사실 지난 달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처음은 주말이었다. 남자친구에게 용기를 재활용해서 내용물만 사는 걸 보여주고 싶어 데이트 코스에 알맹상점을 넣었다. 이런 가게에 사람이 찾아오느냐는 질문을 들으며 계단을 올라서는데 우리 둘은 말을 잃었다. 찾아오냐고? 찾아오다못해 가게가 터질 지경이었다. 꾸깃꾸깃 비집고 들어가 밀랍과 나무 칫솔 몇 개를 샀다. 남자친구에게 플라스틱과 다를 바 없을 테니 써보라 쥐어주었다(한 달 간의 후기는 긍정적이었다). 두 번째는 작심을 하고 반차를 냈다. 평일 낮이니 혼자만의 여유로운 구경을 예상하면서 여러 용기를 챙겼다. 달그락거리며 계단을 올라갔는데 이것 참. 작은 가게에 10명 남짓한 손님들이 올망졸망 서 있었다. 주말보다는 걸어다니기가 번잡하.. 2021. 5. 25.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2 - 알맹상점 고금숙 활동가의 책과 듣똑라 출연을 통해 알게 된 알맹상점이 올여름 재오픈하였다는 소식에 호시탐탐 갈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다녀왔지! 합정역 근처에 있는 알맹상점은 알맹이만 판매한다는 개념이 특이하기도 하고 언론에도 여러 번 소개된 곳이라 그런지 나 말고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노스페이스 유튜브를 관리하는 젊은이가 촬영 허락을 받기도 했다(올라오면 나도 봐야지).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물건을 구경하면서 하나같이 유용하다는 투로 이야기하니 듣는 내가 괜히 기뻤다. 물건을 사는 사람도 제법 많군. 다만 내가 머무르는 동안 리필용기에 물건을 담아 구매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차 옆에 '용기를 내서 용기를 쓰세요!'와 비슷한 멘트가 있어 크게 공감했다. 흘릴새라 떨리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더라고.. 2020. 8. 7.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1 - 지구샵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 검색을 하다가 지구샵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핫플레이스와는 거리가 먼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해서 꼭 가야겠다고 눈독을 들였지. 아름다운 가게에 물건을 기증하고 버스를 타고 가니 으아니 이게 웬 재래시장이야. 성대시장의 복작복작함에 장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샵을 찾아갔다. 지구샵 스마트스토어를 열심히 둘러봤던 터라 무슨 물건을 파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살 물건도 정해두고 갔다고! 내심 아주 작은 가게 이리라 짐작했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넓었다. 자세히 둘러봐도 10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말이다. 두 바퀴를 돌았다. 제로웨이스트 샵은 처음 가본지라 구경이 흥겨웠다. 혼자서 어설프게 에코 프렌들리를 외치다가 전문가의 든든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우선 .. 2020.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