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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140

[Book Review] 도쿄의 북카페 - 현광사 MOOK 편저 처음 여행을 떠났을 때에는 다시는 그곳에 돌아가지 못할 줄 알았다. 그렇다면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게 시간을 쪼개고 쪼개 모든 곳을 다 돌아봐야지. 그러면서 언니와 이를 악물고 가이드북에 나와 있던 모든 장소를 다 들렀다. 그래서 지금 기억나는 건? 수많은 유적과 박물관이 아니라 그런 곳들을 돌아다니느라 녹초가 된 기분, 같이 새까맣게 탄 언니, 지친 하루를 보내고 숙소에서 허겁지겁 먹던 컵라면 같은 것들이다. 열심히 돌아다닌 그 자체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얼마나 재미난 추억인지!). 다만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걸, 갔다 와서야 간신히 알게 되었다. 여행은 여유도 필요한 줄은 그때의 우리는 몰랐지! 요즘은 여행을 가면 왠지 일단 역사 유적지는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근데 .. 2016. 1. 10.
[Book Reivew] 언제 우리 식사 한번 하지요 - 유지나 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대충 훑었을 때 확 끌리지 않더라도 일단은 믿고 읽어보는 편이다. 배신감을 느끼게 한 책이 많았더라면 그런 습관은 없어졌을텐데, 썩 그런 적이 없던 모양인지 몇 년 전부터 이어온 습관은 여전히 그대로다. 한때 너무 요런 감성에서 핫이슈인 인물들 책이 자주 나오는 것 같아 불만스러웠는데 이젠 또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마음이 잔잔해지고 싶을 때 찾으면 딱 좋을 책이 달에선 자주 나온다. 이 책도 그래서 집어들었다. 쿡방에 지쳤다는 말이 딱 맞겠기도 하겠다. 고급진 요리는 먹어 본 경험도 만들어 본 경험도 그닥 없기에 쉐프들의 멋진 요리 향연은 좀 남의 나라 이야기다. 이 책도 그런 간드러진 요리들을 이야기하였더라면 난 좋았다고 쓰지는 않았을테다... 2016. 1. 10.
[Book Review] 아주 사적인 독서 - 이현우 내용을 아는 고전 말고, 제대로 읽은 고전이 얼마나 되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꿀먹은 벙어리가 될 것이다. 솔직히 고전을 제대로 읽은 것이 있기는 한가? 수사적인게 아니라 정말 열 손가락으로 충분히 셀 수 있을 것 같다. 민음사 책 몇 권, 열린책들 책 두어권 정도 읽었다는 조작같은 기억이 살짝 있다. 나는 고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고전에 관심이 없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단연 '지루하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이미지'라고 말할 게 아니라 정말로 지루하다. 한 권씩 읽어 나가려고 몇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했으니까 이건 사실이지! 정확하게는 '읽어보려 했다-지루하다-지루한데 왜 읽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전도 이야기일 뿐이다'의 단계를 몇 번 반복했다. 지금은 고전이라 불리지만 당대에는 문제.. 2016. 1. 8.
[Book Review] 우울한 경제학의 귀환 - 류동민, 주상영 아이고, 곡소리가 절로 나온다. 제목만 보고도 '이걸 내가 잘 읽으려나' 싶었던 이 책과 교양의 탄생 사이에서 나는 한 달 동안 정말 피가 말랐다. 이 책도, 저 책도 너무 어렵잖아! 두 권의 리뷰를 같이 써 내는 것도 두 권을 번갈아가며 읽으며(라고 쓰고 절망하며라 읽는다) 독서를 빙자한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도 경제를 배우지 않은 나, 이 책을 리뷰할 자격이나 있나요? 사회학 서적을 읽으며 '사회학자는 사회와 유리되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에 감명을 받았다고 쓴 적이 있다. 사회학자는 모름지기 그래야지! 하고 생각하며 리뷰에도 쓴 적이 있지만 이것은 비단 사회학자에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유홍준 선생님이 학자의 소명을 말하실 때에도 그렇고 학자는 사회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2015. 12. 21.
[Book Review] 교양의 탄생 - 이광주 내가 이 책의 리뷰를 어떻게 남겨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깜냥이 되지 않는 것은 도전하지를 말았어야 하는 것일까, 지금이라도 다음달부터는 못하겠다고 할까 고민도 했다. 한길사 3기 서포터즈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정말로 기뻤고 딴에 책도 쫌 읽으니 교양 서적들 쯤이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식의 리뷰가 싫다. 그래서 항상 내 생각이나 감상을 남기곤 한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이야기 한 책을 줄거리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니, 그 전에 이 책을 읽는 것 조차 너무 버거웠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이 책에 대한 사람들의 리뷰를 다 읽었다. 혹자는 무려 '쉽게 서술했다'고 썼더라. 그 말에 기가 팍 죽었.. 2015. 12. 21.
[Book Review] 집 나온 책 - 서민, 책 여행자 - 김미라 책에 관련한 책을 두 권 보았다. 아주 예전에 서재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고 쓴 적이 있다. 책을 좋아하니 책에 관한 책도 관심이 가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고 고르는지 궁금하다. 왜 책을 좋아하는 지도 궁금하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재미있는 법이니까. 첫 번째 책은 기대가 컸다. 서민 교수가 나온 TV프로를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페이스북에서 가끔 보이는 그에 관한 사진이나 글을 보면서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교수 중에 권위를 갖추려 하지 않고 편안히 말하려 하는 사람도 드물고, 기생충 학자라는 것도 왠지 재밌고 말이다. 그런 사람은 어떻게 책을 재기발랄하게 읽을 지 궁금했다. 반면 두 번째 책은 그냥 도서관에서 제목을 보고 몇 페이지만을 훑어 보다가 집어든 책이다. .. 2015. 11. 30.
[Book Review] 13.67 - 찬호께이 홍콩을 배경으로 한 소설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홍콩만이 아니라 중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중국 소설이 요즘 점점 떠오르고 있는 건 아는데 왠지 손이 안간다고나 할까. 시작하면 어마어마한 숫자의 책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무섭다는 것이 약소한 첫 번째 이유, 그리고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이름이다. 몰입을 방해하는 이름. 러시아 문학을 읽을 때 제일 어려운 것도 이름이다. 일본 문학은 그럭저럭 읽힌다. 영미문학도 솔직히 '알렉스' 이런 식으로 하면 자꾸 연예인이 떠오르지만 참으려고 노력한다. 여하튼 그래서! 중국 소설은! 이름 때문에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고! 이 책도 솔직히 그렇다. 뤄 독찰과(독찰이란 단어를 어디서 들어봤겠냐구) 관전둬라니. 관전둬가 이름.. 2015. 11. 23.
[Book Review] 책방주인 - 레지 드 사 모레이라 (이건 또 왜 이렇게 작아...ㅋㅋㅋㅋㅋㅋㅋ)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곳이라지만, 그럴 것도 같지만 한편으로는 파리 어느 구석이라면 이런 곳이 있을 것도 같다. 왜 꼭 파리라고 물어본다면 그냥 유럽 어느 도시에는 있을 법도 하다(괜히 그런 느낌이지만 독일엔 없을 것 같다). 프랑스나 오스트리아에 있을 것 같다. 아무 근거는 없다. 책에 관련된 블로그며 페이스북 페이지들이며 이것저것 너무 많이 구독하다보니 이 책을 어디서 봤는지는 모르겠다. 짧게 책 내용을 부분부분 올려주는 블로그였던 것 같다. 이렇게 매력적일 수가! 읽으려고 찾았더니 생각보다 얇은 책이어서 놀랐다. 조용하고, 고요하다. 이런 곳이 있다면, 나에게 책의 한 페이지를 찢어 보내주는 동생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나에게 .. 2015. 11. 18.
[Book Review] 방콕여행자 - 박준 방콕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부끄럽지만 방콕이 태국의 수도라는 것도 안 지 그리 오래 된 것은 아니다. 방콕은 방콕으로, 태국은 태국으로 알고 있었을 뿐. 이 책을 읽고 나서 방콕이 태국의 수도인 것을 알았나, 알고 나서 읽었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몰라. 난 세계의 수도를 외우지는 못한다(뇌가 순수하다!). 'On The Road'라는 책을 고등학생 때 읽었다. 한창 한비야의 여행 에세이에 빠져 있었기에(개정판의 세련된 표지를 보면 신기하다) 그 제목에 홀려서 샀을 듯 싶다. 지금 생각하면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책을 그렇게 많이 사달라고 졸라댄 딸의 말을 잘 들어주신 엄마가 신기하다. 아무튼 그렇게 졸라서 얻었을 책에 틀림없다. 읽고 또 읽었고, '여행자'라는 것에 엄청난 기대를 품게 .. 2015. 11. 18.
[Book Review]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배수아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2016년 한국의 트렌드를 정리한 책의 간략한 소개에 따르면 여행 관련 서적 중 여행 가이드북의 인기는 줄고 여행 에세이의 인기는 늘어났다고 한다. 그것은 한국인이 획일화된 여행에서 벗어나 여행을 하나의 '취향'으로 받아들이고, 그 취향에 맞는 여행을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느날부터 여행 가이드북보다는 여행 에세이를 많이 읽은 나에게는 정말 와 닿는 문장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내가 여행을 간 양 몰입해서 읽었다. 하지만 언제가부터는 그 여행 에세이마저 그리 많이 읽지 않게 되었다. 하나는 가고 싶은 장소에 대해 미리 써 놓은 글을 보고 내가 그곳에 가서는 그와 비슷한 감상을 느끼려 애쓰고 꾸미려는 시도를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2015. 11. 8.
[Book Review] 라면을 끓이며 - 김훈 김훈의 책을 읽었다. 읽고 싶어서 읽은 것은 아니었다. 전투적인 광고를 보았고, 어느 순간부터 서점에서 전투적인 광고를 하는 책은 의심의 마음이 먼저 들었고, 지난번 이분의 책을 읽었을 때 술술 넘어갔던 것도 아니었던지라, 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내 손에 왔다. 읽었더니, 나의 얕음이 부끄러웠다. 글을 쓰고 싶은데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해왔다. 그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말인지도 모르고, 감히 나는 쓸 것이 없다고 떠들었구나. 감히. 내가 이 책을 지금 읽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나는 이 책에 수록된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와 '밥벌이의 지겨움'을 몇 년 전에 읽었다. 부끄럽지만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읽은 오늘 그 생각이 부끄럽다... 2015. 10. 27.
[Book Review] 봉고차 월든 / 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소비가 없으면 돌아갈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쇼핑을 좋아하는 스타일로, 다년간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나는 매일 이것저것 조금씩 사들이는 양과 참다가 한 번에 폭발해서 사들이는 양이 결국 한 달 단위로 보면 비슷하다. 참아도 폭발해도 따지고 보면 큰 의미가 없다. 딱 한 달 안에 쓸 수 있는 돈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충동이 오더라고. 다행히 파산하지는 않겠다. 봉고차 월든은 그냥저냥한 대학(그것도 인문계!)을 나오느라 거금의 학자금 대출을 안게 된 저자가 어떻게 빚을 갚아 나가고 급기야 봉고차에 살며 대학원을 다니는지에 대한 경험담이다. 학자금 대출은 없지만 삼포세대의 확고한 일원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요즘, 봉고차에서 산다는 그의 극단적인 생.. 2015.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