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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140

[Book Review] 세상 물정의 사회학,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노명우 어떤 책이 마음에 들면 그 저자의 다른 책도 쭉 찾아 읽어보는 편이다. 실망할 때도 있고, 이후 나오는 신간을 계속 따라 읽는 독자가 되기도 한다. 신간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작가가 많은데, 솔직히 정확하게 누구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항상 신간 책 소개를 열심히 읽는다. 내 작가(ㅋㅋㅋㅋㅋ)가 등장하면 이거다!하며 바로 읽을 준비를 한다. 그것과 별개로 책 제목이나 소개들을 보며 읽고 싶은 책 목록도 꾸준히 만든다. 그리고 도서관에 가서 랜덤으로 골라 읽곤 하는데, 이 때에는 작가가 누군지 진지하게 살펴보지는 않는다. 세상에 작가는 무척 많아서 이 목록에는 한 작가가 여러번 등장하는 일이 잘 없다. 어차피 한 권 읽으면 또 가지쳐서 읽어 나가니까 일부로 이 목록에 넣을 필요는 없지. 그런데, 이 노명우.. 2015. 3. 21.
[Book Review] 마흔 이후, 누구와 살 것인가 / 셰어하우스 /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마흔 이후 누구와 살 것인가셰어하우스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영국에서 혼자 살았던 경험과 플랏쉐어를 한 경험은 해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나와 정말 맞지 않는, 한국에서 구했기에 어쩔 수 없이 한 달간 살았던 숙소를 떠나 힘겹게 스스로 부동산이랑 계약해서 혼자 살았던 방 두 칸짜리 집, 그리고 방 5개의 집에서 다른 3명의 외국인들과 살았던 마지막 플랏까지. 각각 다 장단점이 있었고 내가 어떤 걸 원하는 지도 알 수 있게 해 준 경험이었다. 첫 숙소는 내가 다니던 어학원과 연계되어 학생들이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었기 때문에 수시로 사람들이 바뀌고 온갖 파티를 즐기려는 외국인들이 들락거렸다. 벽은 종잇장처럼 얇아서 파티를 안하고 그냥 조용히 있다가 자고 싶은 나에게는 정말 지옥같은 곳이었다. 시내.. 2015. 3. 11.
[Book Review] In my bag 인스타그램을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을 팔로우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지인의 계정도 맞팔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항의하지 않는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요즘 인스타그램의 트렌드가 어떤지는 매우 핫하다는 것 외에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 SNS 만큼은 그저 취미를 확장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지인과의 근황 이야기는 페이스북으로 충분하다. 가방 안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보자는 이 기획은 What's in my bag(your bag인가)이라는 인스타그램의 대유행 전에 구상된 거겠지? 먼저 기획했다면 기획자는 가방 안을 찍어 보이는 작금의 흐름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겠다. 어느 심리학에서는 여성에게 가방은 자궁이라면서 여자가 가방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하던데 자궁인지 뭔지 내가 알 길은 .. 2015. 3. 6.
[Book Review] Mrs. 로빈순표류기 - 로빈순 어렸을 때 로빈슨 표류기를 좋아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하면 그럴듯해 보일까? 가끔 대형 서점의 서가를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책 제목을 적어와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 둘러보기만 하고 책은 인터넷에서 사는 사람 때문에 오프라인 서점이 힘들다는 다큐를 본 기억이 나는구먼. 나는 그냥 안 사니 더 지독하다. 출판계의 부흥을 응원하지만 책이 쌓이면 짐이 되는 게 싫다. 왜 이 얘기를 하고 있지? 아무튼 그래서 둘러보다가 로빈슨 표류기랑 비슷한 제목이길래 내용도 비슷한가 싶어 집어 들었다는 거. 보니까 카툰도 있고 글도 짧길래 재밌겠더라고. 무심코 넘겨본 장이 아이가 태어난 이후의 이야기였기에 즐거운 육아일기(슈돌 삼둥이 같은 느낌)인 줄 알고 빌려왔는데 전혀 아니어서 당황했다. 난임이었던 저자는 수차례.. 2015. 2. 22.
[Book Review] 배빗 - 싱클레어 루이스 마음이 불편할 때 책을 읽으면 무슨 내용이건 간에 내 마음을 후려치는 기분이다. 넌 이래서 안돼. 지금 이게 네 문제를 보여주는 거야. 아닌 척하지 마. 어차피 다 알고 있어. 괜찮지 않지만 괜찮아보려고 엄청나게 쾌활했다가, 그래도 너무 어려워서 깜깜절벽 밑으로 마구 추락한다. 평범한 집에서 평범한 삶을 큰 위기 없이 살아왔고 타인의 눈에는 지금 또한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냥 나만 괜찮으면 되는 건데, 그렇지가 못하다. 가상도시 제니스에 사는 성공한 중산층 가장 배빗의 시점에서 소설은 진행된다. 적당히 부정한 방법으로 사업을 이끌지만 자신은 완벽한 도덕적인 보수주의자며 모두가 본받아야 할 위인이다. 어떻게든 상류사회로 진출하려 아등바등 애를 쓰는 키토바 출신의 촌뜨기이기도 하다. 좋은 집에 살고, .. 2015. 2. 4.
[Book Review]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강세형 라디오 감성을 상당히 좋아한다. 떠들썩하게 웃어대는 예능보다 토크쇼가 좋고, 에피소드 위주의 토크쇼보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라디오가 좋다. 성시장님의 라디오가 끝난 후 정기적인 라디오 청취는 그만뒀고, 영국에서 낮에 라디오를 켜면 환한 대낮과는 어울리지 않는 푸른 밤 종현입니다가 흘러나와 들을 수 없었다. 팟캐스트도 이동할 때마다 듣곤 했는데 요즘은 음악을 듣느라 못 들었네. 그러나 라디오 중간에, 주로 한 시간이 지나고서 3부를 시작할 때 나오는 좀 긴 글은 나에게 자주 간지러웠다. 감성에 젖고 젖고 또 젖는 글들. 라디오 작가가 쓴 책은 대체로 그 감성인 탓에 마음에 확 와 닿지 않았다. 유명한 이미나 작가의 그남자, 그여자 책을 나올 때마다 읽으면서도 내 이야기는 아니라 여겼다. 당시 나이가 .. 2015. 2. 1.
[Book Review]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 - 이경훈 대도시에서 평생을 살아온 난 영국 중소도시에서의 1년이 참으로 힘들었다. 영국에 있는 게 싫었어? 하면 할 말이 없는데 작은 도시는... 머리 아프고 복잡한 서울이 싫어 달려간 곳이었는데 대도시에서 살아야겠다는 취향만 깨달았지 뭐. 그래도 서울에서 있었던 편두통, 어지럼증이 사라져 좋았는데 귀국 후 어지럼증이 슬금슬금 돌아온다. 이럴 거니!? 무심코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서울에 돌아와 이유는 모르겠지만 못마땅했던 부분을 꼬집어 주었다. 저자는 서울과 대비되는 좋은 도시의 예로 뉴욕 맨해튼을 든다. 맨해튼이 완벽한 곳은 아니지만 저자가 지적한 부분, 특히 걷고 싶은 거리는 크게 동의한다. 맨해튼을 다니면서 앞으로 많이 걸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영국에서는 그 다짐에 맞게 열심히 걸어 다녔다. 이차선 도로 옆을 .. 2015. 1. 31.
[Book Review] 잘 지내나요, 청춘 Soulmate in Tokyo - 장은석, 목영교, 마이큐 영국에서 나는 '한국에 가면 한국 책을 쌓아놓고 볼 거야!!'라며 다짐을 하고 또 했다. 그중에 '청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딱 한 권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청춘의 바로 그 나이가 바로 지금이라 청춘에게 건네는 한 마디라는 둥의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원하는 답을 주는 책은 없더라. 물론 청춘의 답은 청춘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그런 뻔하면서도 맞는 얘기를 할 수는 있겠지마는, 청춘을 지나간 이가 쓴 책에는 내 답이 아닌 것만 같은 말이, 청춘을 지나는 이가 쓴 책에는 나와 같은 고민이 있을 뿐 답은 없었다. 그래서 청춘 책에 신물이 나서 더 안 읽으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 딱 한 권의 책을 저장한 이유는 오로지 책 사진에 허니버터브레드가 있어서였다. 영국엔 그게 없어요... 빵과 책의 색감이 너무 .. 2015. 1. 26.
[Book Review] 서른 살의 집, 스프링 고양이 - 노석미 영국에서 귀국하기 직전에는 가기만 하면 한글이 가득한 책을 읽고 또 읽으리라 각오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들어오니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구미에 맞는 책을 찾으러 도서관에 가기가 귀찮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이면의 이유는 한글을 많이 읽다가 영어를 다 잊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 한국에서 한국어를 쓰는 건 당연한 일인데 유독 책을 읽으면 영어가 더 빨리 흐려질 기분이었다. 한국에 들어오고 한 달, 영어 실력 감퇴와 독서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잘 깨달았다. 제일 좋아하는 취미를 제쳐두자니 빈 시간을 영위하기도 힘들었다. 스멀스멀 책으로 손이 갈 수밖에. 2015년을 여는 대망의 책은 좋아하는 에세이, 노석미 작가의 '서른 살의 집'으로 골랐다. 독서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다른 일을 하는 해가 되리.. 2015. 1. 17.
[Book Review] 차모니아의 번역가, 발터 뫼르스 꿈꾸는 책들의 도시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에코와 소름마법사 엔젤과 크레테 리뷰 카테고리를 다시 훑어보다가 깜짝 놀라서 갑자기 올리는 발터 뫼르스 후기다. 이 책들을 읽은 지 몇 달이 지났기에 세세한 내용에 대해 쓸 수는 없지만, 나를 가장 흥분시킨 올해의 작가를 꼽으라면 (노벨문학상 대신 ㅇㅇ문학상이라고 해야겠다ㅋㅋㅋㅋ 이응이응이라니 귀엽지 않냐던 어제 친구의 주정이 기억난다) 단연 발터 뫼르스이기에 넘어가면 큰일 난다. 차모니아라고! 차모니아! 힐더군스트 폰 미텐메츠가 사는 차모니아~.~!! 지옥 불구덩이라 표현했던 반포도서관에서의 아르바이트는 새 자료룰 빌려 볼 수 있다는 유일한 좋은 점이 있었다(어제 학교 도서관에서 같이 일했던 직원을 발견했다. 사람이 다 떠나는 그 도서관에는 도대체 누가 남아 .. 2013. 10. 27.
[Book Review]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 조우석 서재를 보여주는 책과 인터뷰집을 좋아한다. 이 주제로 꽤 다양한 책이 있고 눈에 띄면 인터뷰이가 누구든 대부분 읽으려 한다. 서재에서의 인터뷰만큼 내가 누군가를 알아가는 방식으로 좋아하는 것이 없다. 서재는 내밀하면서도 공적일 수 있는 공간이다. 나만을 위한 책이 가득하지만 내가 즐기는 책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나의 사상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방법이 없으니까. 서재에서 어떤 책을 읽는지, 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면서 어떤 책을 읽었는지, 직접 쓴 책이 있다면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듣는 일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유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특히 책은 내가 직접 겪을 수 없는 다양한 삶을 응축해서 눈 앞에 펼쳐주는 통로라 생각하는 나는 - 괜히 복잡한데 그냥 내가 못 본 다른 사람의.. 2013. 5. 14.
[Book Review]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 로알드 달 로알드 달! 로알드 달! 로알드 달! 요즘 내가 푹 빠져버린 로알드 달이다. 나의 삼촌 오스왈드를 시작으로, 맛을 읽었고 이게 세 번째 책이다. 그리고 감상은? 재밌다! 재밌어! 로알드 달 좋아해요!! 로알드 달 소설은 유쾌하고 엉뚱하면서도 정상적인데 왠지 정상적이지 않은 마음을 준비하고 읽어야 한다. 한껏 기대하고 책장을 넘기면 이미 나는 로알드 달의 포로! 포로라는 단어가 몹시 상투적이지만 사실이니 어쩌겠어. 로알드 달 이름만 보이면 무조건 책을 빌려와야겠다고 눈에 불을 켜는데. 이 책은 로알드 달의 단편선으로, 단편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를 책 제목으로 삼았다. '맛'의 독후감을 쓰지 않았지만 읽은 후 느낌이 비슷하니까 통과하겠다. 헨리 슈거의 이야기는 정말 기상천외했는데, 한편으로 헨리 .. 2013.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