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제로웨이스트에 집중해줘서 좋다. 제로웨이스트가 유행으로 흘러가길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변에 홍보하기 좋아진 건 사실이다. 제로웨이스트샵을 처음 다녀와봤다는 친구에게 고체 치약을 몇 알 선물해 줄 때나 들고 다니는 젓가락이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을 때, 나는 작게 기쁘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제로라이프 기획전을 열었다(2021년 10월 14일까지). 제로웨이스트/비건 상품을 30%나 할인해주고, 무료 배송도 해준다(진흥원에서 조금의 보조금을 주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봤다). 업체별로 각자 배송이 오는 터라 탄소발자국이 많이 높으리란 걱정도 되지만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 얼른 구입해야 한다. 나는 고체 치약과 칫솔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제로웨이스트 상품의 치명적인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싸구려 칫솔이라면 2,000원에 몇 개도 구입할 수 있는데 대나무 칫솔은 한 개에 최소 2,300원 정도를 들여야 한다. 두 칫솔의 사용감 차이가 없다는 말로 주변을 현혹해도 가격 앞에서 모두의 제동이 걸린다. 하하. 좀 비싸긴 하지? 그나마 요즘엔 몇 백 원 저렴해진 거라며 많이 써서 더 저렴해지게 만들어보자고 말한다. 이게 다 규모의 경제거든.
하지만 우리가 사는 물건의 비용이 우리가 지불하는 돈만큼의 값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우리는 물건이 환경에 주는 부담에 대한 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고 있다. 그건 빚으로 남아서 이자가 붙는다. 당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10월이 아니라 11월이 되어버린 지금의 지구가 되지 않았나. 10월에 반팔을 입으면서도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게 무섭다. 10월에 가을 옷을 입을 값으로 지불하는 몇 백 원이라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 않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환경 비용을 기꺼이 낼 마음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라는 큰 세일폭이 반가워 이렇게 홍보 글을 쓴다. 비건 제품, 친환경 제품도 있으니 우연히 이 글을 발견한 사람이 있다면 얼른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많이 사야 또 이런 세일이 기획되지 않겠어. 나도 얼른 장바구니 결제를 하러 가야지. 많관부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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