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니멀리즘27

좋아하는 브랜드:: 플랫포인트(FlatPoint) (feat.볼리니 라운지 체어) 볼리니 라운지 체어는 좋아하는 유튜버 슛뚜가 오랫동안 거실에서 쓰던 모델이다. 화면에 잡히는 의자는 간결하고 실용적이었다. 깔끔하게 핵심만 말할 것 같은 꼴이랄까. 얇게 뻗은 손잡이와 다리, 월넛 등받이, 깔끔한 방석까지 군더더기 없는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의자는 뒤로 기대기 편안하고, 곡선에 몸이 쏙 들어간다. 키가 여자치고 작지 않은 편인데(168) 엉덩이를 뒤로 붙이면 발 뒤꿈치가 닿지 않는다. 오토만이나 발을 받칠 만한 곳이 있는 편이 압도적으로 좋다. 등받이가 흠집이 잘 나서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플랫포인트 쇼룸에서 테이블과 함께 배치된 의자들은 테이블과 닿는 부분에 흠집이 있는 경우가 흔했다). 안락한 조명을 켜고 라운지 체어에 앉아 책을 읽는다. 행복하다. 볼리니 라운지 체어는 오랜 고민.. 2024. 2. 2.
내가 만족하는 미니멀라이프 실천 4 - 기념품 분별하기 무언가를 준다는데 거절하기란 어렵다. 주는 정성을 무시하는 인상을 주는 게 가장 문제다. 내성적인 내게 기왕 준다는 호의를 거절하기란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만큼이나 불편하다. 토스피드 콘텐츠를 때때로 읽는데 어쩌다 보니 이용자 설문조사 페이지를 발견했다. 토스에서 이 토스피드 페이지를 잘 키워보려고 하는 느낌이 들어 응답을 했지. 응답을 하다가 추첨해서 기념품을 준다는 말에 멈췄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기념품에 당첨됐다는 연락이 왔다. 플라스틱이 오지 않기만을 바랐는데, 플라스틱은 아니지만 플라스틱보다 무용한 것이 오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금융 응급 키트 정도로 기획된 기념품은 대체 아무데도 쓸모가 없었다. 틴케이스 안에 기초적인 금융 상식을 적은 종이 카드가 있었는데 심각하게 기초적이라 읽어도 매.. 2021. 10. 12.
레스웨이스트를 향하여 2 - 페트병 모으기(feat. 오늘의 분리수거) 종이팩, 멸균팩보다 훨씬 분리수거가 쉬운 품목이 바로 '페트병'이다. 예전에는 라벨 떼기가 참 힘들었는데 여론이 동요하니 기업도 변해서 이제는 순식간에 뗄 수 있다. 이렇게 쉬운걸 그동안 안 해줬단 말이야? 부아가 치밀지만 어쨌거나 변화는 감사하고 페트병은 모읍니다. 쓱싹 라벨을 떼고 내용물을 물로 헹궈주면 준비는 끝난다. 뚜껑 모으기 페트병을 유심히 살피면서 제일 먼저 시작한 건 뚜껑 모으기였다. 이 역시 알맹상점의 캠페인 덕이었는데, 플라스틱 방앗간과 협업해 병뚜껑을 재활용한댔다. 외출해서 페트병을 쓰다가 병을 챙겨 오기는 번거롭지만 뚜껑은 부피가 작아 간편했다. 모으니까 금방 쌓이더라고? 내 병뿐만 아니라 지인의 병을 뚜껑만 받아오기도 하고, 수집가처럼 뚜껑이 생기면 내게 달라 홍보하기도 했다. 플.. 2021. 9. 24.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6 - 1.5도씨 지독히도 대중교통 타이밍이 안 맞은 날이었다. 나는 오래간만에 재봉틀을 꺼내 셔츠원피스를 치마로 수선하느라 하루의 기력을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직선박기도 손을 떨며 하는지라 간단한 리폼에 3시간이 걸렸다. 치마는 원하는 대로 완성되었는데 내 몸은 항아리 같은 것이 원하는 핏이 나오지 않았다. 이 대담한 핏이 오늘은 세상만사 내뜻대로 되지 않으리란 신호였나? 기력이 있건 없건 연휴의 계획은 빡빡해서 오늘 1.5도씨에 꼭 가야 했다. 1.5도씨(링크)는 신대방역 근처의 작은 제로웨이스트샵으로, 집에서 버스를 한 번 갈아타면 갈 수 있었다. 모아둔 일회용품이며 우유팩, 멸균팩, 병뚜껑, 종이가방, 유리병까지 보부상처럼 이고 지고 나왔지. 나왔는데 버스가 저 멀리 가네. 다음 버스가 28분 이따 온다는 놀라운.. 2021. 9. 18.
레스웨이스트를 향하여 1 - 종이팩, 테트라팩 모으기 뭐든 재활용으로 내놓기만 하면 죄책감은 씻은 듯이 사라지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이 재활용 선진국이라 믿던 시절도 있었지. 깨끗한 페트병이 없어 외국에서 재활용 페트병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태평양에는 한반도보다 8배 큰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있대. 알맹상점을 필두로 종이팩과 테트라팩을 모은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유팩은 종이팩이고 두유팩은 테트라팩이어서 둘이 서로 다른 자원이라는 사실을 30살 평생 처음 알았다. 테트라팩은 재활용 재질 중에서도 고급에 속하는 좋은 재질이란다. 새로 시작한 E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진희의 공존일기' 타일러 편을 통해서도 테트라팩에 든 음료를 소비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내가 거의 매일 마시는 아몬드브리즈는 테트라팩에 담겨 있네... 2021. 9. 9.
내가 만족하는 미니멀라이프 실천 3 - 애착 물건 비워내기 정기적으로 방을 솎아준다. 정리할 물건은 많지 않다. 써서 비워야 할 물건과 비우지 않으리라 결심한 물건이 섞여있다. 그럼에도 계속 봐야 하는 건, 비우지 않을 것이 비울 것으로 옮아가는 일이 왕왕 있기 때문이다. 물건에서 애착이 사라지는 과정이다. 첫 취직 후 월급을 받게 되니 스타일리시한 쇼핑몰에서 옷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때의 내게 W컨셉이나 29cm는 힙스터(!)가 쓰는 쇼핑몰이었다. 나도 이런 데서 사보자! 마음은 웅장한데 지갑은 얄팍해서 세일 상품만을 뒤졌다. 원래는 3만 원대였던 반팔 티를 만 원대에, 기모 후드를 2만 얼마쯤 주고 샀다(어째서 두 옷이 같은 계절에 사고 싶었는지는 따지지 않기로 한다). 나는 이제 3만 원도 넘는 티셔츠를 사는 사람이야! 자부심과는 달리 값비싼 목록.. 2021. 8. 30.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5 - 플라프리 주변에 제로웨이스트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 훈수 놓듯 말하기보단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편이 낫다. 빨대를 챙기고, 컵홀더를 반납하고, 두유팩과 병뚜껑을 모으면 옆에서 자연스럽게 도와준다. 환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지만 그렇게 시작해도 되지 않겠어. 그런 활동의 일환으로 나는 이미 내용을 다 알아도 가족이 읽었으면 하는 가벼운 제로웨이스트 책을 빌려두었다. 엄마와 언니가 읽었다.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물건 중 천연 수세미는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언니의 말에 옳다구나, 내가 사다주겠다고 나섰다. 관심을 보일 때 얼른 들이밀어야지. 어느 가게에서 사올까 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작은 제로웨이스트샵을 찾아냈다. 인스타그램을 보니 알맹상점에 손님으로 다니시다 창업을 하신 모양이었다. 멋진데. 버스정류장 바.. 2021. 8. 8.
미니멀라이프란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유튜브나 브런치에서 미니멀라이프, 제로웨이스트를 검색하며 다른 사람의 실천을 구경한다. 영감도 얻고 공감을 할 때도 많아 비슷한 내용을 보는 게 지겹지 않다. 보다 보면 점점 살림꾼의 집안을 구경하는 수준이 되는데, 정갈한 타인의 살림을 구경하는 일은 언제나 재밌다. 하지만 그게 미니멀라이프인지 의아할 때도 많다. 어릴적 한비야 작가를 좋아했다(2015년 이 글에서 고마움의 대상은 한비야였다). 그의 책에서 흔한 볼펜도 오지 여행을 가면 딱 한 자루이기 때문에 굉장히 아끼게 되고,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아껴 쓴다는 구절을 읽었다. 여행을 마친 뒤 돌아간 집을 선방처럼 해두고 산다거나 삶에 필요한 건 배낭 하나에 다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초등학생은 샤프를 한 자루 정해 중학생.. 2021. 8. 2.
[Book Review] 다시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 야마시타 히데코 들어는 봤지만 큰 관심을 가지진 않았던 단어 '단사리(斷捨離)'. 일본에서 미니멀라이프를 부르는 말인가 보다 했는데 그 말을 직접 퍼뜨린 이의 책을 읽게 되었다. 미니멀에 관련된 책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발견하는 순간은 여전히 기쁘다. 기억해둘 만한 단상이 몇몇 있었다. 지금 우리는 물건을 스스로 골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제멋대로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물건이 쌓인다. 호의로 사주신 커피 한 잔에는 일회용 커피컵과 빨대가 따라온다. 가루커피를 다 먹고 나니 단단한 유리병이 남는다. 한 번 써보시라며 칫솔세트를 받았다. 택배에 따라온 뽁뽁이는 몇 달째 새것처럼 서랍에 잠들어 있다. 모두 다 내가 쓸 일은 없다. 버릴 수도 없다. 질이 좋은 물건은 잘 처분하는데,.. 2021. 7. 20.
내가 만족하는 미니멀라이프 실천 2 - 잉여 옷 소비하지 않기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해야 하거나 최신 유행의 옷이 간절하지 않다는 뜻이다. 미니멀라이프를 위해 옷을 싹 정리한 후 나름대로의 옷 입는 기준을 마련하기도 했고,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옷을 사려는 욕구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매일의 동선에 옷가게가 없어 구경조차 하지 못하게 된 탓도 있다. 부끄럽지만 SPA 브랜드 옷을 철마다 사는 습관이 있었다. 계절마다 유니클로의 세일을 기다려 엄마, 언니와 전투적으로 득템을 했다. 온라인으로 샀기 때문에 실패하는 아이템이 반드시 있었다. 옷장에 대충 처박아 두었다가, 박스에 넣었다가, 매몰차게 내다 버리는 게 루틴이었다. 아까워하지 않고 잘 버린다고 엄마와 언니는 감탄을 했다. 내 미니멀리즘 외침과 불매운동의 여파로 우리 .. 2021. 7. 7.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4 - 비그린(B:Green) 예민한 편은 못 되는 난 다양한 플라스틱프리 제품에 큰 불만 없이 적응하곤 한다. 스테인리스 빨대에서 스댕 향이 난다고요? 대나무 칫솔이 뻑뻑해서 잇몸이 아프다고요? 여러 걱정을 안고 산 물건은 전부 문제없이 생활에 녹아들어서 이제는 여간하면 고민 없이 생필품을 바꾼다. 그런 내가 아직까지도 플라스틱 케이스를 포기하지 못하던 제품이 있었으니, 바로 립밤이었다. 하루에 몇 번씩 립밤을 바르는 습관이 있는 내게 종이 케이스가 밤 제형에 젖는다는 후기가 많은 멀티밤은 영 마음에 차지 않았다. 처음 알맹상점이 생겼을 때와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 서울에는 제법 많은 제로웨이스트샵이 생겼다. 그중 무려 멀티밤을 알맹이만 살 수 있는 샵이 생겼다지 뭐야! 모나쥬의 멀티밤을 알맹이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 2021. 6. 14.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3 - 알맹상점 다시 가기 지난달에 알맹상점에 다녀왔다. 사실 지난 달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처음은 주말이었다. 남자친구에게 용기를 재활용해서 내용물만 사는 걸 보여주고 싶어 데이트 코스에 알맹상점을 넣었다. 이런 가게에 사람이 찾아오느냐는 질문을 들으며 계단을 올라서는데 우리 둘은 말을 잃었다. 찾아오냐고? 찾아오다못해 가게가 터질 지경이었다. 꾸깃꾸깃 비집고 들어가 밀랍과 나무 칫솔 몇 개를 샀다. 남자친구에게 플라스틱과 다를 바 없을 테니 써보라 쥐어주었다(한 달 간의 후기는 긍정적이었다). 두 번째는 작심을 하고 반차를 냈다. 평일 낮이니 혼자만의 여유로운 구경을 예상하면서 여러 용기를 챙겼다. 달그락거리며 계단을 올라갔는데 이것 참. 작은 가게에 10명 남짓한 손님들이 올망졸망 서 있었다. 주말보다는 걸어다니기가 번잡하.. 2021.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