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91 [Book Review]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 플러피모먼트(Fluffy Moment) 대책 없이 싱그러운 젊음은 어쩌면 헤어짐을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죽음을 배우고 빈자리를 느낀다. 억장이 무너졌다가 후회해야 소용없다는 생각을 한다. 점점 기억이 옅어져 아파하지 않을 나를 생각하며 두려움에 떤다. 무서워도 쓸쓸해도 시간은 가고 일상은 흘러서 이제는 문득 담담한 나를 발견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헤어짐에 익숙해진다는 뜻인가. 익숙하다고 괜찮은 건 아니지만. 슬픔이 휘몰아치는 이야기를 담은 플러피 모먼트의 첫 책 '개가 있는 건 아닌데 없지도 않고요'는 죽음 이후를 견디던 내게 실은 모두가 같은 아픔을 참고 산다는 걸 알려주었다. 나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때와 작가가 상실을 겪은 때가 몇 달 차이 나지 않았다. 가족을 잃은 아픔은 마찬가지니까. 하나 다른 게 있다.. 2021. 11.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