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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5

2022.3.31. 뭐 했다고 우중충한 3월이 다 갔나요? 1. 지난 토요일 엄마가 코로나에 확진되어 나도 화요일까지 재택근무를 했다. 주말부터 코로나로 자가격리를 하는 엄마를 위해 많은 음식을 시도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일은 재미있었지만 요리 그 자체는 끝도 없는 반복 노동이었다(내가 가장 싫어하는 설거지는 밥솥 설거지). 때맞춰 삼시 세 끼를 차려내는 일이 얼마나 고된지 체감했다. 고작 사흘간 밥과 청소 정도를 담당했는데 입술에 수포가 생겼다. 빨래와 더불어 집안 대소사와 가족들 치다꺼리를 해야 한다면 24시간이 모자랄 듯하다. 그간 엄마에게 받아왔던 무료 노동에 찐한 감사함을 느꼈다. 오래간만에 집 밖에 나갔더니 목련이 피어있었다. 어느새 봄이 오긴 왔구나. 바바리 코트를 언니에게 빼앗겨 2주간 겨울 코트로 버텨야 하는 내게 봄은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왔다.. 2022. 3. 31.
2022.3.28. 코로나 시대의 음식 요정은 1인 기획자가 되고 싶다 1. 엄마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결국 집에도 코로나 환자가 생기는군. 가족 중 외출을 가장 적게 하는 엄마가 먼저 확진되었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수요일부터 감기 기운이 있던 엄마는 매일 자가 키트를 했는데 토요일이 되어서야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 사이에 매일 엄마와 접촉한 나머지 가족은 아무도 양성이 나오지 않았다. 안방에 격리하고 끼니마다 밥을 넣어드리고 있다. 갑자기 요리 담당이 되어 머리를 굴려가며 여러 음식을 만든다. 요리는 재미있는데 설거지는 귀찮다. 토요일에는 순두부찌개, 갈비찜, 버섯전을 했고 일요일에는 감태김밥, 콩나물국, 강된장&알배추 쌈을 했다. 냉장고에 재료가 없어 고군분투했는데 오늘 새벽 배송으로 재료를 조달받았다. 점심에는 두부면으로 된 라구 파스타와 샐러드를 곁들여 배.. 2022. 3. 28.
2022.3.18. 월급 관리에 대한 소소한 잡담 매달 월급이 들어오면 자산 정리를 한다. 가장 먼저 카드값을 결제하고, 매달 모으는 경조사비, 여행비, 데이트비, 부모님께 드리는 생활비, 언니와의 자매계 비용을 입금한다. 남은 돈에서 2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적금이나 투자처에 넣는다. 20만 원은 보험료와 한 달간 현금이 필요할 상황을 위한 비상금이다. 여러 비용과 적금은 매달 금액이 같지만 자동이체를 하지 않는다. 매번 이체하며 뿌듯함을 느낀다. 자산 기록 노트에 예금, 적금, 투자처 별 잔고를 적고 총액을 계산한다. 한 달에 한 페이지씩 적는데, 2018년부터 지금까지의 기록이 있다. 기록을 참고해서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자산 현황 파이 차트와 매달의 자산 증가 선 차트를 만들었다. 자산 종류별(원화, 달러, 금, 한때는 비트코인) 파이 차트도 .. 2022. 3. 18.
2022.3.10. 우리 대한이 이제 다음 단계로 갔는가 몰라 1. 대선이 끝났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화가 날 예정이었다. 초박빙인 판세를 스포츠 관람하듯 재밌게 지켜봤다. 어쩜 이렇게 남의 일 같을까. 누가 되든 그 사람의 관심사에 내가 없으리란 걸 알아서 그렇지. 인플레이션을 막아주고 집을 많이 공급해달라고 하기엔 새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줘야 할 것 같다. 내 살 길은 알아서 찾아야 하는 법. 온갖 찌끄레기같은 정치꾼이 득세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미 충분히 그럴 것 같기는 한데, 의미 없는 메아리라도 그저 남겨본다. 요즘 아주 인류애가 메마른다. 지긋지긋한 지구 일상. 2. 지난 주말에는 사주를 보았다. 살면서 대여섯 번쯤 사주를 보았다. 지난번 사주를 끝으로 다시는 안 보려 생각했는데 또 가게 되었다. 사주풀이 선생님 앞에 앉으면 나는 자.. 2022. 3. 10.
2022.3.4. 이렇게 내가 좋아하지 않았던 모습에 조금 더 닮아간다 1. 달이 바뀌고 사무실 구성원이 바뀌었다. 업무도 바뀌어서 무언가 더해지고 조금 빠졌다. 빠지는 과정이 썩 편안하지 않았지만 결국 손을 털었다. 싫을 때 싫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게 모두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길이 될 지라도 어쩔 수 없다. 반대로 모든 일을 내가 다 끌어안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깨닫고 있다. 마음 편하자는 이유로 그냥 내가 다 하겠다고 하는 것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균형을 잘 맞춰야지. 뭐든지 열심히에서 나를 지키며 열심히로 넘어가고 나니 사무실에 대한 애정이 확 줄어들었다. 줄어들다 못해 아무 일도 딱히 하고 싶지 않다. 그게 뭐든 그저 면피 정도나 할 수 있을 만큼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큰일이 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 이런 .. 202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