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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YEAR CLOSING52

[2021 총결산 시리즈] 2021 올해의 OOO을 써보자! 1. 올해의 사건 :: 언니가 결혼했다, 아빠가 현업에서 물러났다 언니가 결혼했다. 언니가 결혼을 했어! 가족의 큰 경사를 처음 겪어봐 낯설었지만 잘 지나갔다. 원래도 결혼식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언니의 준비 과정을 보며 한층 싫어졌다. 지금의 남자친구와 결혼한다면 우리는 스몰 웨딩을 하자며 꾸준히 다짐하지만 글쎄, 스몰 웨딩은 그것대로 힘듦이 있겠지. 결혼식의 화려함보다는 적당히 친해진 잔잔한 익숙함이 좋다. 결혼식 이후 형부와 세 번을 더 만났다. 형부는 귀엽고 무던한 좋은 사람이었고 아주 조금 친해졌다. 언니의 시골집엔 재미난 물건이 많아서 집 밖으로 굳이 나갈 필요가 없어 보였다.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지만 결혼해서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집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2월이 되어.. 2021. 12. 21.
[2021 서른] 31. 당신은 지금의 당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는 “Stay Humble, Hustle Hard”를 말해주고 싶어요. 겸손하자. 적당히 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 저는 요즘 인생에서 꽤나 평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큰 고민이나 저를 괴롭히는 일이 없거든요. 별일이 없는 지금이 가장 방심하기 좋은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대로 이뤄낸 것도 없으면서 이만하면 되었지, 하며 (뇌에) 살만 쪄 갈 생각을 하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나태해져서는 매너리즘에 빠진 줄도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요즘 저는 돌파구를 찾고 있는데요. 무엇을 해야 신선할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그런데 그 고민마저도 일상의 분주함에 치여 충분히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고민하지 않아도 살만하니 유야무야 미루고 있다는 생각이.. 2021. 3. 3.
[2021 서른] 30. 당신의 삶을 책으로 만든다면 어떤 제목을 붙여주고 싶나요? 저는 '무사 평안'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싶어요. 지금까지의 삶이 무사 평안해서가 아니라, 늘 제가 무사 평안을 원했기 때문에요. 저는 늘 평온한 상태를 가장 좋아했어요. 우아해 보이는 백조도 물아래에선 열심히 발을 놀린다고 하고,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도 하죠. 결국 평안해 보이는 사람도 매일의 분투를 남들 모르게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어쩌면 그 분투가 매일 일어나는 그 상태가 평온 인지도 모르겠어요. 별 일이 없어서 분투를 할 수 있는 것일 테니까요. 지금까지의 삶이 제법 마음에 들어요.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하면 제법 보상이 돌아오는 행운을 누렸어요. 혜택 받은 삶이라 느낄 만큼 저는 제 인생이 좋아요. 지금.. 2021. 3. 2.
[2021 서른] 29. 당신의 삶에서 과거로 돌아가 한 번 더 경험해보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어렸을 때 숙모가 해리포터 시리즈 전권을 선물해주셨어요. 처음부터 관심이 갔던 건 아니었어서, 책꽂이에 몇 년쯤 그대로 묵혔습니다. 그런 제가 어쩌다가 첫 권을 읽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빠져드니 세상이 달라졌어요. 정말 미친 흡입력을 느꼈답니다. 저는 특히 3편을 좋아했는데요, 책이 너덜너덜너덜너덜해졌어요. 그러던 제가 13살 즈음 처음 해리포터 영화가 나왔습니다. 영화관에 자주 가던 때는 아니어서 영화관에서 볼 순 없었고, 비디오가 나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렸어요. 비디오 대여점에 해리포터 포스터가 붙었을 때 그 설렘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대여점에 비디오가 들어오고 한 3등 정도로 빌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딱 1박 2일 동안 볼 수 있었죠. 저녁 즈음 전화가 와서 비디오.. 2021. 3. 2.
[2021 서른] 28. 당신의 삶에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실패와 그것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한 달 동안의 질문 중 가장 할 말이 없는 질문이네요. 자기소개서 쓸 때마다 가장 힘들었던 질문을 다시 마주하니 숨이 헉, 하던 취준생 시기의 기분이 다시 올라오는 느낌이에요. 저는 제 인생에서 굳이 실패라고 꼽고 싶은 경험이 없어요. 인생에 큰 난관이 있던 적도 없고, 또 잠시 힘들었더라도 결과적으로 무조건 나빴다고만 말하고 싶은 일도 없거든요. 그래서 자기소개서에서도 이 문항이 나오면 대체 이 평탄한 인생에 어느 지점을 실패라 꼽아야 할까 오래 고심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을래요. 실패라는 단어가 제게는 너무 무거워서, 아직 인생에 그런 심각한 일은 없었다고 정리해 봅니다. 지금까지의 인생이 너무 잘 흘러와서 혹 언젠가 인생에 큰 파도가 밀려오지 않을까 걱정이 될 때가 있는.. 2021. 2. 28.
[2021 서른] 27. 지금 당신이 자신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받고 싶은 선물은 집이에요. 혼자 산다면 15평쯤, 둘이 산다 해도 18평 정도면 좋아요. 회사에 출퇴근하기 적당한 거리에, 적당한 햇빛이 드는 그런 집이면 좋겠어요. 어느새 값이 너무 올라 평생에 언제쯤 가질 수 있을지 모를 그런 것이 되어버렸지만요. 하늘에서 선물로 내려주면 좋겠어요. 요즘은 정말이지 갖고 싶은 물건도 특별히 하고 싶은 여행도 없어요. 오로지 제 공간! 공간이 갖고 싶다는 생각만 자주 합니다. 공간만큼 절 설레게 해 줄 선물은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집순이인데다 인테리어를 좋아하거든요. 지금도 방은 제 취향대로 꾸며져 있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다 보니 다른 구역은 제 의견이 힘을 잘 쓰지 못해요. 거실에 TV 대신 커다란 테이블을 놓고 싶지만 부모님이 TV를 정말 사랑하시니 절대 .. 2021. 2. 28.
[2021 서른] 26. 당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나요? 당신이 당신답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저답다는 게 무엇인지 잘 아는 게 정말 좋은 일인지 문득 의문이 드네요. 제가 모르던 낯선 제 모습을 자주 발견하고 싶거든요. 틀 안에서 한정된 모습으로 살아지는 않는지 가끔 고민이 되곤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다운 게 뭔지 아직 모르는 편이 전 더 좋아요. 20대에는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았어요. 내가 이런 면이 있었나하며 생경함을 자주 느꼈답니다. 처음 혼자 여행을 했을 땐 제가 늘 덥고 귀찮다고 생각했던 욕조 목욕을 좋아하는 사람인 걸 알았어요. 조용할 때 끊임없이 메모를 하는 것도요. 처음 알바에 가서 욕설을 들은 날엔 제가 화가 났을 때 바로 목소리를 높이는 성격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마음이 짜게 식는 사람이더라고요. 늘 성격이 불같고 급하다고 생각해서 놀랐죠. 처음 연애를 시작하곤 .. 2021. 2. 26.
[2021 서른] 25.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어떤 모습인가요? 당신은 좋은 어른인가요? 제게 좋은 어른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이야기가 많아지니 말도 더 많이 하고 싶고, 대접도 더 많이 받고 싶어 진다고 느끼거든요. 그럼에도 겸손한 태도, 경청하는 태도를 유지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좋은 어른도 속으로는 하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를 꾹꾹 눌러 참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어른은 어쩌면 인내심이 강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좋은 어른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조금 더 스스로에게 솔직하라고 다그쳐보자면 사실은 좋은 어른은 아닌 것 같아요. 점심시간에 회사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문득 내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곤 해요. 이건 그냥 기분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는데, 정말 심각한 건 제.. 2021. 2. 26.
[2021 서른] 24. 당신의 습관 중 좋은 습관과 고치고 싶은 습관은 무엇인가요? 제 습관 중 단연 으뜸으로 꼽고 싶은 습관은 아침 10분 스트레칭이에요. 다노의 '아침에 눈뜨자마자 따라 하는 스트레칭'을 따라 하는데요. 딱 10분인 데다 누워서 시작해 서서 끝나기 때문에 비몽사몽 피곤할 때 잠을 깨우기 좋아요. 스트레칭을 마치고 씻으러 갈 때면 찌뿌둥하지 않고 개운해서 좋고요. 여기에 더해 20분짜리 '레전드 하체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도 기르고 싶었는데, 20분의 잠이 포기가 잘 안되네요. 처음 스트레칭을 시작한 건 재작년이에요. 서른이 되기 전 몸에 좋은 습관을 하나쯤은 만들어 두고 싶었어요. 뭘 할까 하다가 몇 년 전 '꽃보다 할배'에서 박근형 선생님이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시던 모습이 떠올렸어요. 이순재 선생님도 스트레칭은 평생 좋은 습관이라 인터뷰하셨죠. 언젠가는 스트레칭 습.. 2021. 2. 24.
[2021 서른] 23. 지금까지 봐온 장면 중 가장 '낭만적인 모습'은 무엇인가요? 질문의 요지에 꼭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인생에 가장 낭만적이었던 순간은 생생히 기억해요. 24살의 전 부모님의 도움 덕에 뉴욕에 한 달간 여행을 갔어요. 번쩍거리는 화려한 것들을 보다가, 조용히 박물관을 떠돌다가, 길에 누운 노숙자나 쓰레기 수집가를 보기도 했어요. 자본주의는 참 매력적이면서도 무서운 것이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 허드슨 강을 넘어 저지시티에 놀러 갔어요. 적당히 칵테일을 마시고 맨해튼으로 돌아오는 페리를 탔는데요, 평범한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탑승객이 저밖에 없더라고요. 신나게 페리 2층으로 올라가 좋아하던 노래를 크게 틀었어요. Paloma Faith의 New York이란 노래는 낮이 길고 밤이 추웠다는 말로 이별 이야기를 시작해요. 그는 다른 여자에게 가기 위해 나를 떠났다고요... 2021. 2. 23.
[2021 서른] 22. 앞으로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요? 저는 대학생 때부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어요. 욜로가 유행일 때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죠. 하기 싫은 일은 거절할 수 있을, 나를 보호할 힘을 스스로 기르고 싶었어요. 그래서 꾸준히 공부해오고 있는데요. 재테크 공부 중 이제는 부동산을 배울 단계가 되었다고 느껴요. 당장 집을 사진 않지만 살 때를 위해 기본을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들거든요. 다른 어느 곳도 아닌 그 동네의 그 집을 사야 하는 이유를 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2021년을 투자해보려 합니다. 앉아서 하는 공부에 더해 여러 동네를 부지런히 둘러봐야할 것 같아서, 겸사겸사 서울 둘레길을 완주해보는 게 목표예요.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추는 공부도 하고 싶어요. 2020년은 정말 격동의 변화기였잖아요? 뒤쳐질까 두려운 만큼이나 새로운 .. 2021. 2. 22.
[2021 서른] 21. 지금 당신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딱 지금의 가장 큰 고민은 2주 후 언니의 결혼식에서 입고 싶은 남색 원피스가 조금 작다는 거예요. 몇 년 전엔 잘 입었던 옷이지만 체중이 늘어버렸어요. 작년부터 무게를 꽤 많이 줄였는데도 이 치마는 아직 몸에 맞지 않네요. 억지로 단추를 잠그고 거울을 보면 '오, 이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 슬퍼요. 결혼식에 입을 다른 옷을 사기는 했지만 워낙 제게 남색 원피스가 잘 어울려서 어떻게든 입고 싶은데요. 2주 동안 최대로 노력해보고 안되면 포기해야겠죠. 제발! 즐거운 고민도 있어요. 운동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저는 요즘 제가 건강하다 생각하는 몸무게에 닿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미용적인 목적보다는 체력을 기르고 싶거든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엔 퇴근 후 저녁 먹는 일 외에 아무것도 할 수.. 2021.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