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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생각을 빼앗긴 세계 - 프랭클린 포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내가 뇌 대신 이 작은 기계를 쓰는 게 아닐까 생각했음직하다. 우리는 무언가를 기억할 필요도, 언어를 열심히 배워 해석해 볼 필요도, 취향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작은 기계는 무엇이든 안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내용 이후] 6000만 줄이 넘는 페이스북의 코드는, 엔지니어들이 계속해서 코드를 더해온 결과 이제는 해독이 불가능한 고대 문서처럼 되어버렸다. (이것은 페이스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넬 대학교의 컴퓨터 과학자 존 클라이버그는 공저한 글에서, "우리는 어쩌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기계를 만들었을 수 있다. 깊이 들어가 보면 우리는 컴퓨터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이 그 기계가 .. 2020. 1. 7.
2019.12.29. 12월을 마무리하는 사랑스러운 데이트를 끝내고 12월 마지막 주의 데이트는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취향을 저격했다. 엄마와 아빠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 데이트의 내용은 비밀로 한다(늘 자세히 말한 것도 아니지만은). 집이 빈 틈을 타 남자친구가 집에 와 하룻밤 자고 갔다. 편안하고 따뜻한 데이트였다. 집이 빌 거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네게 신나서 말했다. 너는 벌써 한 번 집에 온 적이 있지. 토요일 낮에는 내가 약속이 있었던 터라 저녁 시간에 맞춰 선물처럼 네가 왔다. 저녁을 해 줄 생각에 마음이 급했던 난 너무 일찍 파스타 면을 불에 올렸다. 결국 면 2인분을 버리고(이런 적이 없는데!) 우왕좌왕 고기를 구워 저녁을 먹고. 네가 사 온 너무나 먹고 싶었던 딸기 케이크까지 먹으니 천국이더라. 겨울왕국 1편을 보면서 2편보다 낫다는 둥 시답잖은 이야기도.. 2019. 12. 29.
[2019 총결산 시리즈] 2019에 맞이한 변화와 성과 2019의 변화 1. 블로그에 광고를 설치했다. 처음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었던 이유는 단순히 네이버보다 허들이 있는 곳에서 고고한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었다. 초대장을 구하지 못해 쓸쓸히 돌아서고 얼마 후 티스토리로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학회에 가입하게 되었고, 학회 홈페이지를 관리하자는 명목으로 초대장을 받았다. 덕분에 이렇게 오래 나의 사랑스런 아지트가 굴러가게 되었지(그 학회가 나에게 남겨줄 것이 블로그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역시 인생은 알 수 없다). 블로그 광고는 전혀 돈이 되지 않는다. 전혀라고 하면 10원들에게 조금 실례일까. 언젠가 현금으로 환전 가능한 날이 올 것이라 나는 믿는다. 믿지 않는다. 그저 요란하게 뜨는 광고를 보며 나의 갬성을 찌르는 이것이 정녕 언젠가 .. 2019. 12. 19.
[2019 총결산 시리즈] 2019년 월별 정리 올해 나는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자그마한 실마리를 찾았다고 느낀다. 기록하는 삶도 그 중 하나이기에, 올해의 삶을 월 별로 정리해 본다. 1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2018년에 쓰러지신 후 병원을 나오지 못하셨다. 쓰러지고 나서 딱 한 번 말씀하실 수 있을 때 요구르트가 드시고 싶다 하셨으니 그때는 할아버지도 이리 가시리라 생각은 못하셨던듯 싶다. 어쩌면 이리 갈 수 없다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르지. 집에 한 평생을 함께한 치매에 걸린 아내가 혼자 있으니까. 엄마는 임종을 앞둔 할아버지 귀에 엄마는 걱정 말라고, 끝까지 지켜드리겠다 약속했고 여전히 2주에 한 번 할머니를 돌보러 외가에 간다. 엄마와 이모들은 대단하다. 아파서 괴로워하는, 날로 쇠약해지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일.. 2019. 12. 19.
[Book Review]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 김나연 보수적인 여성입니다. 제목에 섹스가 들어간 책을 고르긴 쉽지 않죠. 제목도 그렇고 섹스 후에 우울하지도 않아서(?) 책을 발견하고도 읽지 않았다. 그러다 읽게 된 이유는 관심 있게 보는 책방 인스타에서 글쎄, 거기서 태동한 책이라는 거야. 오키로북스 감성이면 또 읽긴 읽어봐야지! 책장을 열었더니 눈길을 끄는 제목은 저자나 편집자가 쓴 말은 아니고 그리스 철학자 갈레노스의 말이라고 날개에 적혀 있다. 호, 그렇게 오랜 시간을 관통하는 말이란 말인가. 첫 번째 장을 읽으며 엄청나게 감탄했다.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글이었고, 가볍지 않은 내용을 깔쌈하게 담은 글이었다. 추상적인 말 말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쓰라던 은유 작가의 말을 이 책을 읽으며 완벽하게 이해했다. 이렇게 솔직해도 괜찮을까 싶게 작가가 털어놓.. 2019. 12. 18.
2019.12.16. 둔돌이랑 오래 행복해야지 내가 서운함을 토로한다. 너는 미안하다는 말 말고는 해 줄 말이 없을 정도로 스스로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미안하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한다. 반복되기만 하고 해결은 없으니까. 더욱 할 말이 없는 너는 우물쭈물하며 침묵을 지킨다. 나는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하는 이 침묵이 무거워 그만 집에 가자고 말한다. 패딩을 챙겨 입고 컵을 치운다. 명동이니 롯데백화점 앞에서 버스를 타야하는데 롯데백화점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나오는지 나는 모른다. 늘 그렇듯 네가 나를 이끌고 간다. 오른쪽 골목 끝에 백화점이 보이는데 너는 그대로 직진한다. 네가 내 손과 머리를 슬프게 쓰다듬고 있으니까, 나는 혹시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말을 못하고 있나 하는 기대를 해 본다. 아니다. 걸음을 멈춰선 너는 명동에.. 2019. 12. 16.
2019.12.4. 취향에 수입의 10%를 쓰고 싶습니다 뉴닉에서 연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다. 사서로살다 크라우드 펀딩 이후 두 번째 펀딩이다. 사서로살다 펀딩은 굿즈에 눈이 멀어서 한 펀딩이었던 터라 뜻이 마음에 들어 한 펀딩은 사실상 처음이다. 처음 뉴닉을 알았을 때 이렇게까지 유용하게 볼 줄은 몰랐었는데, 요즘 시사 이슈 파악은 정말 뉴닉으로만 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짠순이인 나는 이번 펀딩에 참여할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뉴닉에서 심장에 박히는 타깃 메일을 보냈다. 펀딩 메일이 온 이유가 ‘뉴니커 중의 뉴니커! (뉴닉 뉴스레터) 오픈율 90% 이상의 애독자라서’였다는 말에 양심이 소리를 질렀다. 세이 호오! 매일 기사를 정독하며 뉴닉 발송자들이 엄청 애써서 보내는 메일임을 충분히 느낀다. 무료라 받기 시작한 건 맞는데, 그들의 노동이 무가치하다고는 .. 2019. 12. 4.
2019.12.3. 그래도 엉망이 되지는 않았다는거 오랫동안 다이어트 일지를 쓰지 않았다. 3주를 건너뛰었구나.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싶은 마음이 반, 그래도 살이 찌지 않았고 운동도 아예 놔 버리지는 않았다는 마음이 반이다. 세상 만물은 나선형으로 발전한다고 했지. 제자리 인양 보여도 자세히 보면 미미하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나의 운동에도 예외는 없는 게다. 시작은 떡볶이였다. 운동 가기가 귀찮아서 떡볶이를 시켜먹겠단 구실로 줌바를 결석했다. 하루 빠지니까 이틀 사흘 빠지는 건 고민도 별로 안되더라고. 2주를 내리 빠졌다. 그나마 생리가 아주 심한 날을 제외하고는 필라테스라도 갔다는 게 위안거리다. 필라테스 선생님이 바뀌고서 프로그램이 어찌나 쉬운지 운동했다는 기분이 잘 안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기는 갔다. 어쨌거나 필라테스나마 다녀서 그런가, 생.. 2019. 12. 3.
2019.11.4. 일상의 습관을 다듬는 거라고 다이어트는 기분을 왔다 갔다 하게 한다. 몸무게가 빠지면 행복하다. 좋은 생활 습관을 통해 건강을 찾겠다는 거지 예쁜 몸매나 숫자를 위해서만 하는 운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몸무게가 늘면 즉시 우울해진다. 고생해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생각이 맴돌고,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도 살이 안 찌는 친구들이 생각난다. 다 때려치우고 폭식이나 하고 싶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긴 관점으로 봤을 때 이 기간이 유용하기를 바라면서 억지로 몸을 움직이는 게다. 꾸역꾸역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잠깐 빠지는 시기가 오기도 하고 또 살짝 쪄도 의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도 한다. 어차피 이틀 정도 운동하면 빠질 몸무게야. 먹으면서 행복했고 좋은 시간도 보냈어. 연말까지 원하는 몸무게를 얻는 게 가능할 거란 가능성을 보아서 드.. 2019. 11. 4.
2019.10.28. 무거운 몸을 끌고 급찐급빠 다시! 처음 이 기록을 시작할 땐 쓰고 싶어 안달이 났고 흥겨웠는데, 오늘은 의무감에만 가득 차서 글을 쓴다. 이런 기분에도 꾸준히 기록해둬야 언젠가 돌아볼 때 Up & Down이 확실히 보일거다. 기분이 이렇게 가라앉은건 이러니 저러니 해도 몸무게 때문이겠지. 1주일 간 꾸준히 몸무게를 쟀고, 꾸준히 몸무게가 늘었다. 많이 먹고 운동은 적게 한 탓이다. 다이어트의 동력을 잃어버렸는데, 이렇게 말한 것 치고는 4번 중 3번은 운동을 갔다. 주말도 이틀 다 혼자 운동했다. 그럼에도 몸무게가 쪘고, 나는 기분이 가라앉는다. 몸이 더 이상 예전같지 않다. 이만큼 운동해도 쉬이 무게가 빠지질 않아. 허무한 마음에 과자니 빵이니 탄수화물만 자꾸 먹고 싶다. 아침에 스트레칭, 걷기 모두 꾸준히 하고 저녁에 힘들게 땀흘려 .. 2019. 10. 28.
2019.10.22. 포기할 필요가 없다구! 지난 11일에 쓰고 간 글을 보니 기분이 애매하다.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살이 찌지 않게 돌아오겠다고 상큼하게도 남겨뒀구나. 하지만 나는 항상 내 기대를 뛰어넘지! 유의미한 증량이 있었으리라 추측해보지만 눈으로 확인되진 않았으니 살짝 모른척 해 본다. 경주에 가서 이슬톡톡과 오징어땅콩을 먹고 또 메로나도 먹으며 나의 몸무게에게 안녕을 고했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와 몸무게를 재니 Wow! Fantastic! 충격이 크지 않았던 건 행복하게 많이 먹었으니 되었다는 마음과 생리로 인해 증량된 부분이 분명히 있으리란 믿는 구석 덕분이었지. 부산에서도 적게 걷진 않았지만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않았다(아침 스트레칭도 홀랑 다 빼먹고!). 빵집들은 어찌나 빵을 잘 만드는지 쉬지 않고 함냐함냐 먹었다. 이번에.. 2019. 10. 22.
2019.10.21. Come back to my seat:D 여행입네 출장입네 돌고 돌아 드디어 내 자리로 돌아왔다. 앞으로 몇 달은 돌아다닐 일이 없을테지. 그토록 지겨워서 몸부림쳤던 공간이건만 지치고 피로하니 얼마나 생각났는지 모른다. 자리에 앉아있으면 따뜻한데! 자리에 앉아있었으면 순식간에 찾았을 정보인데! 하지만 돌아온 반가움도 한나절이오 벌써 또 몸이 꼬인다. 너무 꼬이기 전에 빨리 자리를 떠나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정리해 둬야지. 1. 엄마는 좋은 여행 메이트다. 누구에게나 좋은 메이트는 아닐테고 어느 여행지에서나 좋은 메이트도 아닐테다. 하지만 국내 트레킹하기 좋은 여행지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걷고 싶은 딸에게는 만점짜리 메이트다. 등산을 할 체력은 못되어서 몇 개의 걷기 좋은 길 코스를 걸었는데 날씨도 좋고 기분도 환상이었다. 식성도 비슷.. 2019.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