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92

미니멀리즘 Part 2. 내게 영향을 준 사람들 (유수진 편) 유수진 (자산관리사, 부자언니, 루비스톤 대표) 유수진을 처음 본 건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에서였다. 몇억 연봉녀라는 타이틀을 달고 일상을 보여줬는데 어쩐지 일하는 부분보다는 취미로 살사를 춘다던가 휴식으로 혼자 호캉스를 갔던 부분만 기억나네(그나저나 2010년대 초반에 혼자 호캉스 가는 여성이라니 트렌드를 선도했구먼). 특이해서 인상적이긴 했지만 무엇을 느끼진 못했던 시간을 지나 그녀를 다시 주목하게 된 건 솔직한 책 내용 덕분이었다. 예적금을 드는 습관만큼은 잘 가꾸었던 난 적금 풍차 돌리기를 하세요, 하는 식의 (대체로 ‘20대를 위한’이란 제목이 달려있는) 자산관리 책이 지겨웠다. 난 그 다음을 원한다고! 그렇고 그런 책들 사이에서 표지에 나온 유수진을 알아보고 한 번 읽어나 봤던 부자언.. 2020. 3. 18.
미니멀리즘 Part 2. 내게 영향을 준 사람들 (리아유 편) 리아유 Liah Yoo (뷰티 크리에이터, Krave Beauty CEO) 리아유는 피부 본연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가르쳐 준 유튜버다. 그녀도 처음부터 피부 본연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그랬더라면 과거의 난 구독을 하지도 않았겠지). 리아유는 잡티 있는 지성 피부의 뷰티 크리에이터였다. 보통 뷰티 크리에이터는 건성의 새하얀 피부에 여러 화장을 얹는다. 그리고서는 이 제품이 정말 좋아서 이렇게 피부가 좋아요! 하고 외치곤 하지. 그런 면에서 리아유는 뷰티 유튜버에 최적화된 피부는 아니었고 어느 해엔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덕분에 나는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지성인을 위한 커버 파운데이션 리뷰를 꾸준히 볼 수 있었다. 궁금한 신상 파운데이션이 나왔을 때 그녀만큼 내 마음처럼 리뷰.. 2020. 3. 5.
미니멀리즘 Part 1. 나의 미니멀리즘 이야기 여행을 가면 맛있는 음식과 경험보다는 쇼핑에 집중하던 때가 있었다. 떠나기 전 필수 쇼핑 리스트를 공부하고 또 해서 모든 품목을 찾을 때까지 상점을 돌아다녔다. 흔히 돌아다니는 리스트 대신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돌고 돌다가 유튜브에서 본 상품을 발견하면 그렇게 재밌고 뿌듯할 수 없었다. 그건 그것대로 좋은 추억이다. 화장과 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쇼핑도 끊었다. 왜 화장과 멀어졌을까? 확실한 시발점은 남자 친구다. 화장을 해서 가장 예쁘게 보이고 싶은 사람이 화장에 관심이 없었다. 화장이 지워져 분주한 내게 자연스러운 모습도 예쁘다 말해주었다. 그래? 화장 없는 내 얼굴을 예쁘다고 한 번 생각하기 시작해 볼까. 하나 둘 화장 단계를 줄였다. 블로그에 일기를 남기기도 했지(https://eybaek.t.. 2020. 3. 2.
2020.2.25. 비오는 화요일 1. 코로나가 기승이다. 서울에 900만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음을 생각하면 서울 내 확진자 수는 아주 적지만, 두려움이 엄습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경상도 지역이 난리다 보니 자연스레 친가 식구들에게 마음이 쓰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마도 계셨다면 가장 걱정했을 우리 할머니가 이제는 안전하다는 점. 할머니 안녕? 난 요즘도 할머니 생각을 자주 해. 2. 할머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2월 어느 날엔가 에버노트를 사용하느라 잘 들어가지 않았던 삼성 어플에서 작년 6월에 급하게 써 둔 메모를 발견했다. 할머니를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남겨두고 싶던 모습을 적어둔 짧은 목록이었다. 차마 글로 쓸 만큼 할머니 생각을 오래 할 자신이 없었다. 목록을 보자마자 그때의 급하고도 아픈 마음이 생각나서 얼른 창.. 2020. 2. 25.
2020.2.17. 글쓰기 30년 인생 플랜을 나도 모르게 시작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다음 메인에 내 리뷰가 올라갔다. tromm으로 시작하는 경로가 유입 경로에 있으면 다음 메인을 기대해도 좋다는 글을 본 적은 있지만 유입 경로에는 자주 뜨면서 딱히 메인에 오르진 않아 그 말에 대한 믿음도 떨어졌던 차였다. 갑자기 유입량이 늘어 경로를 확인했더니 그냥 daum인거야. 평소 다음을 자주 이용하지는 않아서 내 글을 찾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한 150명 정도가 내 블로그를 다녀갔다. 그 중 몇 명이 긴 리뷰를 다 읽었을지 궁금했다. 댓글이라도 하나 달리면 소통(!)하련만, 마음이 설렜다. 신나서 캡쳐와 감사글을 쓰고 이틀 후 리뷰를 올렸는데 또 메인에 올랐다. 유입 증가량이 어마어마했다. 대체 이게 뭐야? 다음을 뒤져 보았더니 이번엔 'My 피드'에 글이 떠 있더라. 처.. 2020. 2. 17.
[Book Review] 나는 뚱뚱하게 살기로 했다 - 제스 베이커 몇 년 전에 작성한 블로그 글을 가끔 둘러본다. 지금도 유려한 문장가는 아니지만 몇 년 전 문장을 보면 참혹한 기분이 들어서 때때로 글을 수정한다. 편집 에디터가 바뀌고 수정이 편리해진 것도 한 몫 한다(티스토리 고마워요!). 어제는 2012년에 쓴 ‘뚱뚱한 사람이 벗어날 수 없는 마음의 구조’라는 글을 손봤다. 정말 솔직하게 쓴 글이어서 당시의 마음이 그대로 보인다. 오래간만에 집중해 읽어보곤 마음이 아팠다. 20대 초반의 나를 지금 만날 수 있다면 나는 너를 꼭 안아 줄 거야. 네가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존재인지도 말해줘야지. 하지만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난다면 별로 기뻐하지 않을 게 뻔하다. 뭐야. 20대 후반이 되도록 난 살을 못 뺐어? 심지어 더 쪘어? 한심하다 진짜. 살 가치도 없네.. 2020. 2. 14.
2020.2.11. 시간은 계속 가고 나도 계속 간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번호를 매겨 일기를 쓰려 한다. 1. 운동이 끝나고 버스에서 내려 집에 가는 중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 여자아이와 부모 네 가족이 옆을 지나갔다. 이어지던 대화를 언뜻 들었는데 군대 이야기가 나왔는지 여자아이가 아빠에게 “아빠, 전 여자로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쵸?”하고 남자아이는 입을 삐죽인다. 여자아이에게 아이쿠,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하고 싶은데 그럼 대신 무어라 말하라고 알려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공부가 부족하다. 부족하네 뭐네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 아빠의 대답이 이어진다. “좋긴 뭐가 좋아, 넌 대신 애 낳아야 하잖아. 어휴.” 아이고 아버님, 그것도 아닌 것 같아요. 페미니즘이랍시고 이야기 해봐야 나도 사회도 아직 한참 멀었음을 느낀다. 남자아이가 군대에 가.. 2020. 2. 11.
[Book Review] 비노동사회를 사는 청년, 니트 - 이충한 블로그 유입 경로를 늘 살펴본다. 절대적 유입량은 적지만 무엇이 검색의 앞머리에 있는지, 어느 주제가 요즘 관심사가 되었는지 보기 즐겁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꽤나 오래전에 올렸던 책이 유입 경로로 등장한다. '빈둥빈둥 당당하게 니트족으로 사는 법(2015.8.30.)'. 막상 올렸던 2015년에는 전혀 유입 인자가 되지 못했는데 어쩐지 작년부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해당 글이 클릭된다. 이에 니트란 무엇인지 한 번 제대로 알아보고 정리해두기로 결심했다('빈둥빈둥' 저 책은 한 개인의 일상이라 객관적 정리라기엔 무리가 있거든). 이번 책 '비노동사회를 사는 청년, 니트'를 읽고 니트의 이미지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소감을 남긴다.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 2020. 2. 10.
2020.2.7. 공허에는 덕질을 추천합니다 좋아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 선생님의 청소년 마음 관찰기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를 읽었다. 이제 내게는 지나간 시기인데다 10대 자녀가 있지도 않아 꼼꼼히 읽지는 않았지만 한 꼭지가 눈에 쏙 들어왔다. 청소년 시기에 별로 좋아하는 게 없는 상태보다 덕질하는 게 있는 상태가 훨씬 좋다는 부분. 꼭 공부만 좋아할 필요는 없다(실제로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덕질을 통해 몰입을 경험하는 거다. 이 이야기는 비단 청소년에만 국한될 조언이 아니다. 이제 주변인이 대체로 직장에 정착하는 나이가 되어 진로를 위한 자기계발(혹은 스펙 계발)에 몰두하지 않는다. 남은 건 취직 이후의 삶, 회사 밖의 삶인데 모든 주변 직장인이 일이 바쁘고 힘들어도 퇴근 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걸 싫어한다. .. 2020. 2. 7.
북튜버 김겨울 찬양기 팬심이 가득한 글이다. 북튜브 겨울서점에 대한 나의 마음을 처음으로 표현해본다(댓글 한 번 달지 않았던 구독자라니!). 유튜브를 즐겨보기 시작한 2016년 이후 구독 후 한 번도 구독 취소를 누르지 않은 채널로 처음 우연히 발견한 후 지금까지 꾸준히 챙겨본다. 구독자 1만 명 수준일 때 보기 시작한 게 벌써 12만이 훌쩍 넘었다. 북튜버로써는 슈퍼스타다. 나와 같은 학번(내가 빠른년생이라 동갑이라 쓸 수 없어 아쉽다)의 그녀는 고려대 심리학과/철학과를 나왔다. 파란 피가 흐르는 나와는 숙적이지. 김겨울이란 이름은 특이한 본명 같지만 예명이다. 인디 싱어송라이터로 노래를 내기도 했고 지역 방송국 라디오 DJ도 잠깐 했다. 2주 간(실제적으론 더 짧게) 고민한 후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짧은 고민 기간이 결단.. 2020. 2. 7.
2020.2.6. 귀를 열어 둔 겸허를 아는 사람 벌써 2월이다. 벌써라고 말하기도 부끄럽게 오늘은 6일이네. 2월은 조금 짧아 지나가는 시간이 더 아쉽다. 매월 1일마다 몸무게를 측정해서 지난달 대비 1kg 이상 감량하면 상금을, 0~1kg 감량이면 가만히, 조금이라도 증량하면 벌금을 매기기로 가족과 내기를 했다. 내기 덕에 운동도 하게 되고 시간의 진도도 신경 쓰게 된다. 관계와 만남에 지쳐 그룹별 주기까지 계산했던 나는 12월에 비해 훨씬 간소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연말모임이 어렵다면 신년모임을 하자는 모임까지 다 하고 나니 2월은 정말이지 한가하다. 조용하고 간단하게 반복되는 시간이 편안하다. 혼자 있어 불안하다는 감정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 원래도 홀로 잘 노는 사람이었지만 잘도 지내는구나. 편안한 건 참 좋은데, 한산한 시간을 보내노라니 문.. 2020. 2. 6.
2020.1.16. 오소희 작가의 인터뷰가 반가워서 한비야 작가의 책에 빠져든 중학교 시절 이후 나는 항상 배낭여행의 로망에 젖어있었다. 결국 대학교 2학년 때 악착같이 돈을 모아 유럽 여행을 다녀왔지. 책 속 탐험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세계관을 확장하고 돌아왔더랬다. 여행을 원했던 게 너무 다행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중학교 때 로망의 중심이 한비야였다면, 고등학생 때 로망의 중심은 단연 오소희 작가였다. 주부가 남편을 두고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간다는 사실부터 대단했고 그 여행지가 편안한 곳이 아닌 나라임에 탄복했다. 하지만 결국 날 감화시킨 건 여행지에서 오소희 작가의 태도가 아니었을까. 새로운 사람들을 겁내던 중빈이 여행 중 온갖 어른들에게 예쁨을 받고 나서는 급기야 (몹시 매우 수상한) 카펫 장사꾼의 집에서 편안하게 두 다리 뻗고 쉬는 일화.. 2020.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