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MINIMAL LIFE25 내가 만족하는 미니멀라이프 실천 2 - 잉여 옷 소비하지 않기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해야 하거나 최신 유행의 옷이 간절하지 않다는 뜻이다. 미니멀라이프를 위해 옷을 싹 정리한 후 나름대로의 옷 입는 기준을 마련하기도 했고,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옷을 사려는 욕구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매일의 동선에 옷가게가 없어 구경조차 하지 못하게 된 탓도 있다. 부끄럽지만 SPA 브랜드 옷을 철마다 사는 습관이 있었다. 계절마다 유니클로의 세일을 기다려 엄마, 언니와 전투적으로 득템을 했다. 온라인으로 샀기 때문에 실패하는 아이템이 반드시 있었다. 옷장에 대충 처박아 두었다가, 박스에 넣었다가, 매몰차게 내다 버리는 게 루틴이었다. 아까워하지 않고 잘 버린다고 엄마와 언니는 감탄을 했다. 내 미니멀리즘 외침과 불매운동의 여파로 우리 .. 2021. 7. 7. 내가 만족하는 미니멀라이프 실천 1 - 기념품 에코백 수선하기 나름의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한 후 자주 체감하는 심경의 변화는 남아있는 물건을 아끼게 되었다는 점이다. 여러 개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을 남겼거나 오래 고민해서 고른 최상품이니 그럴 수밖에. 매일 좋아하는 물건을 사용하는 셈이라 나를 늘 대접하는 기분이다. 나는 사랑받을 만 해. 예상치 못한 미니멀라이프의 장점이다. 짐을 줄이면서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에코백을 정리했다. 가볍고 커서 책을 들고 다니기에 안성맞춤이라 나는 매일 에코백을 맨다. 좋아하는 두께와 손잡이와 크기와 디테일이 나도 모르는 새 생겨났다. 너무 얇거나 흐물거리는 에코백은 가방을 위한 더스트백으로 쓰기도 하고, 당근마켓 거래 시 봉투 대용으로 넘겨드리기도 했다. 한때는 아무 에코백이나 쓰기도 했다. 어딘지도 모를 기관의 로고가 들어간 가방을 .. 2021. 6. 23.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4 - 비그린(B:Green) 예민한 편은 못 되는 난 다양한 플라스틱프리 제품에 큰 불만 없이 적응하곤 한다. 스테인리스 빨대에서 스댕 향이 난다고요? 대나무 칫솔이 뻑뻑해서 잇몸이 아프다고요? 여러 걱정을 안고 산 물건은 전부 문제없이 생활에 녹아들어서 이제는 여간하면 고민 없이 생필품을 바꾼다. 그런 내가 아직까지도 플라스틱 케이스를 포기하지 못하던 제품이 있었으니, 바로 립밤이었다. 하루에 몇 번씩 립밤을 바르는 습관이 있는 내게 종이 케이스가 밤 제형에 젖는다는 후기가 많은 멀티밤은 영 마음에 차지 않았다. 처음 알맹상점이 생겼을 때와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 서울에는 제법 많은 제로웨이스트샵이 생겼다. 그중 무려 멀티밤을 알맹이만 살 수 있는 샵이 생겼다지 뭐야! 모나쥬의 멀티밤을 알맹이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 2021. 6. 14.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3 - 알맹상점 다시 가기 지난달에 알맹상점에 다녀왔다. 사실 지난 달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처음은 주말이었다. 남자친구에게 용기를 재활용해서 내용물만 사는 걸 보여주고 싶어 데이트 코스에 알맹상점을 넣었다. 이런 가게에 사람이 찾아오느냐는 질문을 들으며 계단을 올라서는데 우리 둘은 말을 잃었다. 찾아오냐고? 찾아오다못해 가게가 터질 지경이었다. 꾸깃꾸깃 비집고 들어가 밀랍과 나무 칫솔 몇 개를 샀다. 남자친구에게 플라스틱과 다를 바 없을 테니 써보라 쥐어주었다(한 달 간의 후기는 긍정적이었다). 두 번째는 작심을 하고 반차를 냈다. 평일 낮이니 혼자만의 여유로운 구경을 예상하면서 여러 용기를 챙겼다. 달그락거리며 계단을 올라갔는데 이것 참. 작은 가게에 10명 남짓한 손님들이 올망졸망 서 있었다. 주말보다는 걸어다니기가 번잡하.. 2021. 5. 25. 물건 버리기 100일 챌린지 4: 심플하게 살아가는 풍요로움에 대하여 *심플하게 살아가는 풍요로움: 이나가키 에미코,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발췌 굳이 언급하지 않았지만 처음 미니멀리즘에 관심이 생긴 이유는 외할아버지와 친할머니의 유품 정리 때문이었다. 소유자가 사라지자 처분하기 애매한 물건이 가득 생겼다. 그나마도 자식이 많아 힘이 모였지만 혹여 내가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내 짐을 치워줄 사람은 없을 테다. 누군지 모를 남은 사람이 써야 할 시간과 노력이 미안했다.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가치는 대부분 자신만이 알 수 있다. 여행길에서 산 기념품, 몇 번이나 읽은 책, 소중한 사람에게 받은 편지와 추억의 사진 등은 그 물건을 손에 넣게 된 과정이나 그것을 얻기 위해 지불한 대가, 물건에 얽힌 사연에 대한 기억이 물건의 가치를 실제 이상으로 높인다. 따라서 물건은 기억해.. 2020. 11. 20. 물건 버리기 100일 챌린지 3: 그래서 새로 뭘 사고 싶다고? 앞의 두 편의 글에 밝힌 바와 같이 정리 후 비워진 방은 정말이지 마음에 쏙 든다. 이 상태가 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되었는데 어지를 일 없이 한결같이 쾌적하게 유지되고 있다(사실 지난주에도 책 한 박스를 팔았다!). 그렇지만 물건을 비우는 과정이 내내 순탄하지는 않았지. 이번에는 고비를 넘겼던 이야기다. 어느 순간 방에서 더 정리할 물건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버리기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하루 1개 버리기 챌린지였지만 하루에도 몇 개씩 칸을 채웠던 터라, 80여 개의 목록을 완성할 즈음에는 버리는 물건의 개수에 심하게 집착하고 있었다. 본질은 잊어버리고서 미련이 한참 남은 물건을 억지로 떼어내려니 괴로웠다. 마음이 축축 처졌다. 때로는 문제를 멀리서 봐야 잘 해결된다. 시선을 방에서 집으로 돌렸다. .. 2020. 9. 29. 물건 버리기 100일 챌린지 2 : 미니멀라이프를 위한 작은 노하우 100일 간 매일 버린 물건을 기록했다. 어느날은 여러 개를 한 묶음으로, 어느 날은 아주 작은 것 하나만 버렸다. 미련의 크기는 물건의 사이즈와 관계가 없었다. 100개 목록을 다 채우고도 한참 많이 정리했지만 목록은 100개에서 멈추었다. 이 중 다시 필요했던 물건은? 물론 없다. 목록을 다시 들여다보며 이런 게 있었구나 싶을 뿐. 정리 방법은 이미 세간에 많이 알려져 있어 나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래도 나만의 순서대로 살짝 정리해 본다. 1 비슷한 물건을 묶어내자 정리할 때 가장 쉬운 단계. 학용품이나 충전선, 의류 잡화까지 모두 각자 비슷한 물건끼리 묶어보면 겹치는 물건이 몇개씩 나온다. 혼자 사는 집이 아니라면 방마다 비슷한 물건이 겹쳐 더 그렇다. 모아둔 물건 중 가장 상태가 좋은 물건 하.. 2020. 9. 9. 물건 버리기 100일 챌린지 1 : 물건 100개를 줄여내다 나는 맥시멀리스트다. 맥시멀을 사랑하는 취향은 구제할 길이 없어서, 여전히 책상 앞 메모판은 엽서로 가득하다. 가득가득 채워져 있는 모양을 보면 기분이 좋다. 대학생 시절 장식품이 가득한 방을 보여준 기록(방 자랑, 향수 자랑)을 보면 나의 맥시멀리즘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 많은 물건을 다 좋아했어. 그런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했으니 이 얼마나 큰 일인지. 작년부터 짐을 줄여나가는 내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감탄했지만 나는 여전히 배가 고팠다. 그래서 2020년 목표 중 하나로 "방 안의 물건을 절반만 남기자!"를 세웠지. 정리만 하면 되니까 쉬우리라 믿고 야심 차게 절반이라 정했다. 결심은 좋았지만 막상 1년 가까이 정리한 방을 더 비우자니 쉽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필요한 물건만 남아있는.. 2020. 9. 7.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2 - 알맹상점 고금숙 활동가의 책과 듣똑라 출연을 통해 알게 된 알맹상점이 올여름 재오픈하였다는 소식에 호시탐탐 갈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다녀왔지! 합정역 근처에 있는 알맹상점은 알맹이만 판매한다는 개념이 특이하기도 하고 언론에도 여러 번 소개된 곳이라 그런지 나 말고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노스페이스 유튜브를 관리하는 젊은이가 촬영 허락을 받기도 했다(올라오면 나도 봐야지).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물건을 구경하면서 하나같이 유용하다는 투로 이야기하니 듣는 내가 괜히 기뻤다. 물건을 사는 사람도 제법 많군. 다만 내가 머무르는 동안 리필용기에 물건을 담아 구매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차 옆에 '용기를 내서 용기를 쓰세요!'와 비슷한 멘트가 있어 크게 공감했다. 흘릴새라 떨리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더라고.. 2020. 8. 7. 제로웨이스트샵 방문기 1 - 지구샵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 검색을 하다가 지구샵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핫플레이스와는 거리가 먼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해서 꼭 가야겠다고 눈독을 들였지. 아름다운 가게에 물건을 기증하고 버스를 타고 가니 으아니 이게 웬 재래시장이야. 성대시장의 복작복작함에 장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샵을 찾아갔다. 지구샵 스마트스토어를 열심히 둘러봤던 터라 무슨 물건을 파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살 물건도 정해두고 갔다고! 내심 아주 작은 가게 이리라 짐작했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넓었다. 자세히 둘러봐도 10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말이다. 두 바퀴를 돌았다. 제로웨이스트 샵은 처음 가본지라 구경이 흥겨웠다. 혼자서 어설프게 에코 프렌들리를 외치다가 전문가의 든든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우선 .. 2020. 8. 7. 미니멀리즘 Part 2. 내게 영향을 준 사람들 (유수진 편) 유수진 (자산관리사, 부자언니, 루비스톤 대표) 유수진을 처음 본 건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에서였다. 몇억 연봉녀라는 타이틀을 달고 일상을 보여줬는데 어쩐지 일하는 부분보다는 취미로 살사를 춘다던가 휴식으로 혼자 호캉스를 갔던 부분만 기억나네(그나저나 2010년대 초반에 혼자 호캉스 가는 여성이라니 트렌드를 선도했구먼). 특이해서 인상적이긴 했지만 무엇을 느끼진 못했던 시간을 지나 그녀를 다시 주목하게 된 건 솔직한 책 내용 덕분이었다. 예적금을 드는 습관만큼은 잘 가꾸었던 난 적금 풍차 돌리기를 하세요, 하는 식의 (대체로 ‘20대를 위한’이란 제목이 달려있는) 자산관리 책이 지겨웠다. 난 그 다음을 원한다고! 그렇고 그런 책들 사이에서 표지에 나온 유수진을 알아보고 한 번 읽어나 봤던 부자언.. 2020. 3. 18. 미니멀리즘 Part 2. 내게 영향을 준 사람들 (리아유 편) 리아유 Liah Yoo (뷰티 크리에이터, Krave Beauty CEO) 리아유는 피부 본연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가르쳐 준 유튜버다. 그녀도 처음부터 피부 본연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그랬더라면 과거의 난 구독을 하지도 않았겠지). 리아유는 잡티 있는 지성 피부의 뷰티 크리에이터였다. 보통 뷰티 크리에이터는 건성의 새하얀 피부에 여러 화장을 얹는다. 그리고서는 이 제품이 정말 좋아서 이렇게 피부가 좋아요! 하고 외치곤 하지. 그런 면에서 리아유는 뷰티 유튜버에 최적화된 피부는 아니었고 어느 해엔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덕분에 나는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지성인을 위한 커버 파운데이션 리뷰를 꾸준히 볼 수 있었다. 궁금한 신상 파운데이션이 나왔을 때 그녀만큼 내 마음처럼 리뷰.. 2020. 3. 5.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