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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양 목에 방울달기 - 코니 윌리스 혼돈, 열쇠는 방울양! 인생에 가제본을 받아본 건 처음이야! 우연찮게 대한지적단을 신청했는데 당첨이 됐다. 출간 전에 책을 읽어볼 수 있는 건 정말 진기한 경험이라 신나서 읽었다. 심지어 재밌기까지 해! 드디어 발매된 이 책에 대해 나는 아주 기꺼운 마음으로 리뷰를 쓴다. 여러분, 이 책 재밌어요!! 코니 윌리스의 책은 아작에서 세 권이나 출간했다는구만(이란 말로 출판사 독자단으로써의 의무를 마감한다ㅋㅋㅋ). 난 이 책이 진짜 마음에 들어서 화재감시원도 찾아볼 참이다. 학문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집합소(집합 회사? 솔직히 이런 회사가 실재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과학에 대해 아는 게 1도 없어) 하이텍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유행의 기원에 대해서 연구한다. 하지만 유행의 연원을 찾아내는 것이 어디 쉬운가. 저.. 2016. 6. 14.
[Book Review] 장정일, 작가 - 장정일 장정일과 43개의 자화상 ‘장정일, 작가’는 장정일의 서평을 읽은 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문화연구자 이원석에서 역사학자 하영휘까지 43인과 함께한 인터뷰를 묶어놓은 이 책은 장정일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또한 장정일 그 자신의 이야기기도 하다. “저자들은 내 서평을 완성시켜 주기 위해 ‘동원’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고 말할 만큼 이 책은 그의 생각이 인터뷰이의 대답만큼이나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문화계 43인을 소개하는 역할에 절대 소홀하지 않다. 장정일은 독자를 대신해 인터뷰이를 끈질기게 읽어냈고, 덕분에 읽는 이는 장정일이 아닌 인터뷰이의 이름을 듣고 책을 펼쳐 들고도 그들과의 밀도 높은 만남에 크게 만족할 수 있다. 장정일을 잘 알지 못한다면 관심이 가는 인물의 인터뷰부터 살펴.. 2016. 6. 10.
[Book Review]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아냐, 이제는 필요 없어."사실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권하는 것을 거절한 것은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때 딱 한 번뿐이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 실격의 순진한 요조를 보노라면 묘한 공감과 짜증이 동시에 일어난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마음에 항상 예민하게 반응하는 요조는 보통은 무던하게 넘어갈 일도 그저 넘기지 못한다. 그 와중에 거절도 못하고 다정하기도 해서 여자를 한없이 끌어당기고 있다. 하얀 백지가 잘 어울리는 요조는 사실 세상에 상처입은 순수한 영혼 그 자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오는 물음으로 읽어야 한다. 당신의 내면에는 숨겨진 요조가 없느냐고. 솔직히 이건 네 모습이지 않느냐고. 나는 인간 실격을 쓴 작가의 의중을 헤아리는 것이 어렵다. 요조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어.. 2016. 6. 7.
[Book Review] 나는 왜 똑같은 생각만 할까 - 데이비드 니븐 자기계발서에는 유난히 관심이 없는 나인데 어쩌다가 자기계발서가 주로 나오는 출판사의 서포터즈를 하게 되었다. 평소에 좋게 생각하던 부키! 여러가지 책이 나오는 걸 알지만 어릴적에 읽었던 '사서가 생각하는 사서'덕분에 좋아한다(그 직업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다 좋아했다).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10대 시절에 그나마 현업에 있던 이들의 인터뷰를 읽을 수 있었지. 딱 그 나이에 좋은 책이었다. 그래서 여하간 자주 읽지 않았던 자기계발서지만, 부키라서 신청했다는거야. 이 책은 자기 계발서이긴 하지만 하나의 주제를 엄청나게 받아들이기 쉽게 써준 심리학 책 같기도 하다. "문제의 함정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창의력 처방". 그래서 처방이 뭔데요, 저자 선생님? 처방은 딱 하나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유명한 말이기.. 2016. 6. 6.
[Book Review] 다, 그림이다 - 손철주, 이주은 그림을 소개해주는 책을 좋아한다. 지금도 한 권 집에서 대기하고 있지! 수많은 그림 소개 책을 읽었지만 이렇게 동, 서양을 묶어서 소개해주는 책은 처음이라서 읽기 전에도 좋았고, 읽으면서도 좋았고, 읽고 좋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알게 된지가 좀 돼서... 이미 그림 소개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보았을 것도 같다. 내가 마지막일까!?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거다. 손철주 작가는 어쩐지 점잖은 노교수님일 것 같고, 이주은 작가는 우아한 30대의 여성분이 아닐까? 두 분이 산책을 하며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을 옆에서 잘 듣고 있는 기분이라고 하면 될까. 아, 나이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났음에도 대등한 관계에서 서신 교환을 이어갔던 이황과 이이를 생각하면.. 2016. 6. 1.
[Book Review] 내면 보고서 - 폴 오스터 책을 받아든다. 매서운 느낌의 눈 한 쌍이 나를 노려본다. 띠지를 벗겨내면 그저 턱을 괸 남자의 얼굴이란 걸 알게 되지만, 어쨌거나 책 제목이 띠지 위에 있으니 띠지를 벗겨내기도 뭐하다. 책을 닫을 때마다 눈을 잠시 쳐다본다. 이 남자는 폴 오스터일까, 젊은 날의 폴 오스터를 바라보는 신의 눈일까. 저 젊은이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꿰뚫어 보는 것만 같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솔직히 폴 오스터의 책을 한 권도 읽은 적 없으면서 이 책을 읽는 것이 괜찮은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다 읽은 지금 감히 말하자면 이 책이 폴 오스터의 첫 책이라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이 정도의 글을 쓰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어린 시절의 그부터 알아가는 것도 좋지, 뭐. 일단 읽기 시작하는 게 중요한거다. 다른 사람의 어린 시절.. 2016. 5. 31.
[Book Review] 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 - 김도헌 (에세이긴 하지만 어쩐지 스포일러가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한 리뷰이니 원치 않으시면 읽지 않으시길 권합니다:D) 요즘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가 유행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육지인에게 지상 낙원이니, 제주도보다 더 나아간 세상 저 끝에 있는 섬에 사는 사람은 얼마나 여유로운 삶을 살까. 제목을 보고 생각한 건 휴양지에서의 여유로운 삶이었다. 그러나 책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깜짝 놀랐다. 마당 저편 주인집에서 집 안을 왔다갔다하는 루이사가 보이고 마당에는 닭 몇 마리와 병아리 무리가 종종대며 잔디밭을 쫀다. 나는 내 혼쭐을 다 풀어헤쳐버리고 야자나무 아래 주저앉아 눈을 감는다. 지금 나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추크 섬에서 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라고 쓰고 추크 섬.. 2016. 5. 29.
그때와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술에 취해서 무언가를 쓰는 것은 위험하지만 아직 정신줄 정도는 붙잡고 있다는 마음으로 일단 시작한다.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 술을 이길 수 없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조심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어쩌면 그건 술에 취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정신줄이 안붙잡혀 있다는 말이다. 아니야. 내 정신줄은 아직 잘 있다. 며칠 전, 올 봄 마지막으로 선선한 밤일 것 같던 밤에 스무살의 내가 매일 걷던 길을 버스로 지나쳤다. 그 길은 예쁘지도 않았고 내가 좋아하는 가게가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추억이랄 것도 딱히 없다. 다만 그 전년도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던 모습의 서울을 보는게 좋아서 무작정 나다니던 내가 매일 걸어가던 길이다. 그 길을 걸어가 다른 곳으로 닿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길. 대학교 3학년 정도부터라고.. 2016. 5. 28.
[Book Review] 소년이 온다 - 한강 이 책의 감상을 써야할까 고민했지만, 읽었다는 것을 남기기 위해 써 둔다. 허튼 글을 써서는 안될 것만 같다. 나는 책이 즐거움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건 나에게 취미이고(어쩐지 아니게 되어버린 듯도 한 현재 나의 신변을 제외한다면 여전히 내 생각은 그렇다) 그래서 기분이 이상해지는 책은 읽고 싶지 않다. 책만 그런 건 아니다. 책도, 연극도, 영화도 그렇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나는 피한다. 이 책이 그날 광주의 이야기인 것을 알았더라면 나는 읽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이렇게 유명한 작가의 책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읽는 게 말이 되나 싶지만 나는 또 그게 가능하고, 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부끄럽지만 여하간 나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회피하고 모르는 셈 친다. 그러면 내가 사.. 2016. 5. 19.
[Book Review] 책장의 정석 - 나루케 마코토 아아주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서재 인터뷰 모음집 류의 책은 아주 좋아하지! 읽지 않았지만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은 은 내가 주저하는 사이에 표지가 바뀌었다. 얼른 읽어야지... 여하간 그런 류의 책들 중에 요즘 가장 떠오르는 책은 바로 이 책, 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학의 정석도 아니고, 책장의 정석이라니! 책을 정말 많이 읽고 좋아하는 저자가 강한 어조로 책은 이렇게 정리하는게 좋다! 서평은 이런거다! 하고 외치니까 어쩐지 따라가야 할 것만 같다. 확실히 책 읽기에 대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사람이다. 무조건 따를 생각은 없지만 덕분에 독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뭔가 하나를 파고드는 내용에 대한 책은 서양인 저자보다 .. 2016. 5. 18.
[Book Review]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사노 요코 사노 요코라는 사람은 나에게 작년까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작년부터 정말 읽어보고 싶은 책의 작가다. 책 내용은 일절 모르지만 '사는 게 뭐라고'와 '죽는 게 뭐라고'라는 말을 책의 제목으로 달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내용이 비록 내 마음과 맞지 않아도 일단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나만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던지 당최 도서관에서 빌릴 수가 없었다. 그래, 내가 알면 보통 남들도 다 알더라. 그러던 차에 무려 신간,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가 나의 의지와 전혀 상관 없이 집으로 배송되어 왔다.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하는 중에 이렇게 반색하고 좋아한 건 처음이야! 배송 온 첫 날부터 읽기 시작한 것도 처음인 듯 하다. 앗싸리 다 읽었지! 잊기 전에 얼른 리뷰도 써야지! 하고 쓴다. 고작 작년에 소.. 2016. 5. 15.
[Book Review]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 한스 라트 "신이 노름꾼이라고요? 거참 흥미롭네요. 예전에 아인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죠.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고." "나도 알아요. 아인슈타인은 낄 데 안 낄 데 모르고 아는 척을 하기 좋아하는 인간이죠. 신은 주사위를 던질 뿐 아니라 룰렛도 아주 좋아해요. 블랙잭은 물론이고. 심지어 가끔 포커도 쳐요. 생각해봐요. 도박꾼이 아니라면 어떻게 인간 같은 족속을 만들 생각을 했겠소?" 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종교가 없는 나는 특정하게 떠오르는 모습이 없다. 서양 회화의 수많은 예수와 비슷하게 생겼으려나 싶기도 하고, 흑인 예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사자처럼 생겼을 가능성도 사람처럼 생겼을 가능성만큼이나 있다고 생각한다. 왜 꼭 신이 인간의 형상을 하고.. 2016.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