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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나의 투쟁 -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600쪽이 넘는 소설을 읽은 것은 오래간만이다. 심지어 그 책이 6권으로 구성된 어느 책의 첫 권인 건 손에 꼽을 정도다. 그래서 이 책이 온라인 서점 순위의 꽤나 높은 곳을 차지하고 있고, 평소에 책을 잘 읽지 않는 것 같은 지인이 이 책을 SNS에 올리며 '드디어 책을 읽어보려 한다. 그래서 이 책으로 골랐다'는 류의 게시물을 올린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책이 뭐길래? 책 첫 페이지와의 만남은 산뜻했다.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한 페이지만 읽고 옆에 있던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이 책은 엄청나게 재밌을 것 같아. 첫 페이지부터 느낌이 와. 다 읽은 후의 소감만을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재밌는 책은 아니다. 전혀 아니다라고까지 말하고 싶다. 제일 좋았던 페이지가 제일 첫 페이지라고 하면 될까.. 2016. 1. 30.
[Book Reivew] 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 시에 관한 책은 고3 이후로 10권도 보지 않았다. 솔직히 5권도 안봤다.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중학교 3학년 때 내가 쓴 시를 읽은 국어 선생님이 '이 시는 초등학생이 선생님께 칭찬받으려 쓴 시 같다'라고 말씀하신 이후 나는 시를 마음으로 공감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 이후 나에게 시는 분석해야 할 대상이었고, 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시와 관련된 책은 수능 대비를 위해 시를 풀이해 놓은 두께 3cm는 될 시 분석집이었다. 시의 소재와 분위기와 심상을 파악하면 주제를 알아낼 수 있지! 시를 이해해 보고 싶었지만, 시를 이해한다는 건 그냥 내 마음가는 대로 읽으면 될 것 같다고 용기내서 써 놓고도 다시 시와 멀어졌다. 쉬운 게 있는데 왜 어려운 길을 가.. 2016. 1. 20.
[Book Review]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손미나 이런 식의 여행책은 아주 오래간만이다.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고는 했지만 초등학생 때 부터 고등학생 때 까지 한비야 작가의 책에 미쳐 살았던 이후 이런 식의 책은 거의 손대지 않았다. '이런' 식이 어떤 것이냐 물으면 정확히 대답할 순 없지만, 책의 곳곳에 작가가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 있는 여행 에세이라고 하면 되려나? 난 내가 너무 오랫동안 한비야 작가의 책을 좋아했다고(=신봉하다시피 했다고) 여겼고, 막상 여행에 가보니 그녀와 나는 너무나 다른 것을 알았다. 에휴, 거두절미하고, 나는 이렇게 '난 어디에 다녀왔다. 살면서 이 곳은 정말 한 번 쯤 꼭 가봐야 한다. 사람들이 참 순박하다. 난 거기서 나와 운명을 함께하는 친구를 만났다'는 류의 이야기를 읽는 것을 정말이지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2016. 1. 19.
[Book Review] 도쿄의 북카페 - 현광사 MOOK 편저 처음 여행을 떠났을 때에는 다시는 그곳에 돌아가지 못할 줄 알았다. 그렇다면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게 시간을 쪼개고 쪼개 모든 곳을 다 돌아봐야지. 그러면서 언니와 이를 악물고 가이드북에 나와 있던 모든 장소를 다 들렀다. 그래서 지금 기억나는 건? 수많은 유적과 박물관이 아니라 그런 곳들을 돌아다니느라 녹초가 된 기분, 같이 새까맣게 탄 언니, 지친 하루를 보내고 숙소에서 허겁지겁 먹던 컵라면 같은 것들이다. 열심히 돌아다닌 그 자체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얼마나 재미난 추억인지!). 다만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걸, 갔다 와서야 간신히 알게 되었다. 여행은 여유도 필요한 줄은 그때의 우리는 몰랐지! 요즘은 여행을 가면 왠지 일단 역사 유적지는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근데 .. 2016. 1. 10.
덕심이 선덕선덕 - 매그레 시리즈 전권 세트!! 뭐 난 그렇다 살다보면 너무 좋은 책을 만날 때가 있고 그러면 기회를 노렸다가 얼른! 전권을 사들여야 해! 일주일만에 19권을 다 읽고 너무X3 사고 싶었지만 가난한 학생 동무라서 참았지 졸업하고 가난한 알바생이어서 참았는데 어찌저찌 문화상품권이 9만원이나 생겼고 19권 전권이 인터넷에서는 무려 9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모셔주는 이 화려한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하 정말 후회 없는 소비 완벽한 소비 되시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읽는 중이다 다시 읽어도 좋다!_! 언젠가는 열린책들 저에게 70여권을 전부 선사해 주시겠죠 죽기 전까지만 해주시면 됩니다 기다립죠 얼마든지!! 사실 샀다는게 그냥 산 거라서 뭐라 쓸 것이 아닌데 이 행복한 일을 자랑하고 싶어서 마구 써 보았다 그래 나 지굼 마음이 쿵쾅.. 2016. 1. 10.
[Book Reivew] 언제 우리 식사 한번 하지요 - 유지나 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대충 훑었을 때 확 끌리지 않더라도 일단은 믿고 읽어보는 편이다. 배신감을 느끼게 한 책이 많았더라면 그런 습관은 없어졌을텐데, 썩 그런 적이 없던 모양인지 몇 년 전부터 이어온 습관은 여전히 그대로다. 한때 너무 요런 감성에서 핫이슈인 인물들 책이 자주 나오는 것 같아 불만스러웠는데 이젠 또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마음이 잔잔해지고 싶을 때 찾으면 딱 좋을 책이 달에선 자주 나온다. 이 책도 그래서 집어들었다. 쿡방에 지쳤다는 말이 딱 맞겠기도 하겠다. 고급진 요리는 먹어 본 경험도 만들어 본 경험도 그닥 없기에 쉐프들의 멋진 요리 향연은 좀 남의 나라 이야기다. 이 책도 그런 간드러진 요리들을 이야기하였더라면 난 좋았다고 쓰지는 않았을테다... 2016. 1. 10.
[Book Review] 아주 사적인 독서 - 이현우 내용을 아는 고전 말고, 제대로 읽은 고전이 얼마나 되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꿀먹은 벙어리가 될 것이다. 솔직히 고전을 제대로 읽은 것이 있기는 한가? 수사적인게 아니라 정말 열 손가락으로 충분히 셀 수 있을 것 같다. 민음사 책 몇 권, 열린책들 책 두어권 정도 읽었다는 조작같은 기억이 살짝 있다. 나는 고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고전에 관심이 없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단연 '지루하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이미지'라고 말할 게 아니라 정말로 지루하다. 한 권씩 읽어 나가려고 몇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했으니까 이건 사실이지! 정확하게는 '읽어보려 했다-지루하다-지루한데 왜 읽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전도 이야기일 뿐이다'의 단계를 몇 번 반복했다. 지금은 고전이라 불리지만 당대에는 문제.. 2016. 1. 8.
이게 왜 또 책 이야기로 넘어가는지는 나도 모른다 따뜻한 메밀차를 한 잔 옆에 두고 자리를 잡고 앉은 참이다. 이러다가는 블로그에 글을 한 편도 올리지 않을 것 같아! 누가 검사하는 것도 아닌데 블로그에는 잘 쓴 글을 올려야 할 것만 같다. 오늘은 글이 잘 나올 느낌이 아냐, 하며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아예 글은 올라가지 않고... 그럼 블로그는 폐쇄되겠지.... 그럼 나는 또 으엉엉 나의 게으름이 이렇게 만들었어... 할 것이 아니냐! 그래서 잘 쓰거나 말거나 그냥 쓴다. 됐어! 언제 잘 쓴 적이 있었는지! 사실 요즈음의 근황 쪽에 글을 올리지 못하는 건 제대로 된 근황이 없다거나, 근황을 쓰고 싶지 않다거나, 하는 것 중의 하나다. 그냥 생각을 정리하고 싶기조차 하지 않은 요즘이다. 시간은 가고, 포근하기는 한데,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지 모르겠어. .. 2016. 1. 8.
[Book Review] 우울한 경제학의 귀환 - 류동민, 주상영 아이고, 곡소리가 절로 나온다. 제목만 보고도 '이걸 내가 잘 읽으려나' 싶었던 이 책과 교양의 탄생 사이에서 나는 한 달 동안 정말 피가 말랐다. 이 책도, 저 책도 너무 어렵잖아! 두 권의 리뷰를 같이 써 내는 것도 두 권을 번갈아가며 읽으며(라고 쓰고 절망하며라 읽는다) 독서를 빙자한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도 경제를 배우지 않은 나, 이 책을 리뷰할 자격이나 있나요? 사회학 서적을 읽으며 '사회학자는 사회와 유리되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에 감명을 받았다고 쓴 적이 있다. 사회학자는 모름지기 그래야지! 하고 생각하며 리뷰에도 쓴 적이 있지만 이것은 비단 사회학자에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유홍준 선생님이 학자의 소명을 말하실 때에도 그렇고 학자는 사회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2015. 12. 21.
[Book Review] 교양의 탄생 - 이광주 내가 이 책의 리뷰를 어떻게 남겨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깜냥이 되지 않는 것은 도전하지를 말았어야 하는 것일까, 지금이라도 다음달부터는 못하겠다고 할까 고민도 했다. 한길사 3기 서포터즈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정말로 기뻤고 딴에 책도 쫌 읽으니 교양 서적들 쯤이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식의 리뷰가 싫다. 그래서 항상 내 생각이나 감상을 남기곤 한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이야기 한 책을 줄거리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니, 그 전에 이 책을 읽는 것 조차 너무 버거웠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이 책에 대한 사람들의 리뷰를 다 읽었다. 혹자는 무려 '쉽게 서술했다'고 썼더라. 그 말에 기가 팍 죽었.. 2015. 12. 21.
[Book Review] 집 나온 책 - 서민, 책 여행자 - 김미라 책에 관련한 책을 두 권 보았다. 아주 예전에 서재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고 쓴 적이 있다. 책을 좋아하니 책에 관한 책도 관심이 가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고 고르는지 궁금하다. 왜 책을 좋아하는 지도 궁금하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재미있는 법이니까. 첫 번째 책은 기대가 컸다. 서민 교수가 나온 TV프로를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페이스북에서 가끔 보이는 그에 관한 사진이나 글을 보면서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교수 중에 권위를 갖추려 하지 않고 편안히 말하려 하는 사람도 드물고, 기생충 학자라는 것도 왠지 재밌고 말이다. 그런 사람은 어떻게 책을 재기발랄하게 읽을 지 궁금했다. 반면 두 번째 책은 그냥 도서관에서 제목을 보고 몇 페이지만을 훑어 보다가 집어든 책이다. .. 2015. 11. 30.
[Book Review] 13.67 - 찬호께이 홍콩을 배경으로 한 소설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홍콩만이 아니라 중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중국 소설이 요즘 점점 떠오르고 있는 건 아는데 왠지 손이 안간다고나 할까. 시작하면 어마어마한 숫자의 책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무섭다는 것이 약소한 첫 번째 이유, 그리고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이름이다. 몰입을 방해하는 이름. 러시아 문학을 읽을 때 제일 어려운 것도 이름이다. 일본 문학은 그럭저럭 읽힌다. 영미문학도 솔직히 '알렉스' 이런 식으로 하면 자꾸 연예인이 떠오르지만 참으려고 노력한다. 여하튼 그래서! 중국 소설은! 이름 때문에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고! 이 책도 솔직히 그렇다. 뤄 독찰과(독찰이란 단어를 어디서 들어봤겠냐구) 관전둬라니. 관전둬가 이름.. 2015.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