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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사피엔스의 마음 - 안희경 마음이란 무엇일까? 삶이란 무엇이고 이 모든 구성을 작동시키는 원리는 어디서 올까? 살면서 마음을 다잡아야지, 다스려야지 하는 생각을 거른 날이 거의 없다. 가수 아이유가 이효리와 나온 예능에서 자신이 평정심에 집착한다고 이야기했을 때 눈이 번적 뜨였다. 아이유는 그런 태도가 많은 걸 느끼는데 방해가 된다고 느끼는 듯 보였지만 난 평정심을 항상 갈구하는 Up&Down 파여서 그녀가 자못 부럽기도 했다. 그런 차에 올 1월, 처음으로 집안에 상을 당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제까지 나에게 죽음은 남의 나라 이야기어서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생각할 기회가 없었다. 그냥 장례식장은 기피하고 막연히 죽음을 두려워만 할 뿐이었다. 할아버지께서 몇 달간 겪은 일과 마지막 입관, 화장까지 지켜보.. 2019. 3. 28.
[Book Review]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 제현주 제현주 작가가 좋다고 그렇게 써 뒀으니, 쓰신 책을 또 읽는 건 당연한 수순 아니겠어요? 어떻게 일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젊은이로써 흥미가 동하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2019년에 신판이 나왔다(음, 난 구판의 표지가 더 예ㅃ....읍읍 요즘은 사진보단 그런 느낌이 더 유행인가보지 뭐). 이런 책을 썼던 분이니 '일하는 마음'까지 집필 할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고수 중에서도 고수라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기 위해 정말이지 노력했다. 아직 완성형이 되지는 못했지만(완성형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래도 과거보다는 나아졌다. 이 길을 정말 걸어가야하는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던 시절, 어디선가 말을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건 100% 매일 좋은 일을 한다는 의미가 .. 2019. 3. 27.
2019.3.27. 평범한 수요일이다. 그냥 오늘은 일기를 쓰고 싶어서 글을 시작해본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지는 나도 모르겠다. 1. 월요일 저녁에는 2월부터 예정된 교육이 있었다. 2시간 예정이었지만 애초에 2시간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이로 인해 며칠을 스트레스에 쌓여 있었는지 모르겠다(하지만 스트레스 받은 모든 시간동안 준비를 한 것은 아니지. 스트레스는 스트레스고 준비는 준비다!). 교육이 별거냐 하고 생각하던 내가 이렇게 되어버린 이유는 아마도, 그 전 마지막 교육이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투어였기 때문이다. 이제 갓 입학한 스무살도 아니고 20대 중반들과 시설 소개라니 멋쩍잖아. 그런 기분이 계속되다보니 대학원생 교육은 좀 더 전문적이고 알찬 내용이어야 한다는 압박이 심해졌다. 어차피 교육 내용은.. 2019. 3. 27.
[Movie Review] 플로리다 프로젝트 - 션 베이커 감독 잔잔한 일요일 오후를 함께 보내려 튼 영화였다. 포스터 색감도 예쁘고 무지개도 있고 애들도 뛰놀고 있었다. 발랄하겠거니 하고 틀었는데 글쎄, 처음부터 나오는 장면이 아이들이 차에다가 침이나 뱉어대는 거였다. 죄의식도 없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그러더니 그 엄마라는 사람은 그럴수도 있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이 불량하고 불쾌한 장면은 대체 뭐야. 주인공인듯한 여자애는 어쩐지 어린 일찐같아 보이기도 했다. 침 닦는걸 누가 좀 도와주면 참 좋을텐데. 좋니!? 바로 꺼버리고 싶은 심정을 누르고 계속 화면을 바라본건 이 영화를 내게 추천해준 이의 안목을 믿기 때문이었다. 괜찮다잖아. 무니라는 여자아이와 두 남자아이, 새로 나오는 다른 친구까지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모텔에 산다. 모텔장기투숙객이라면 응당 떠오르는.. 2019. 3. 26.
[Book Review]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 - 임미진 외 4인 근로자는 갈수록 두 부류로 분명히 나뉠 것이다. 이런 구분을 좌우하는 중요한 질문이 있다. 당신은 컴퓨터 작업에 능숙한가, 아니면 능숙하지 않은가. 당신의 숙련도가 컴퓨터 기술을 보완하는가, 아니면 컴퓨터가 홀로 작업할 때 성과가 더 좋은가. 더욱 심각한 문제를 반영하는 질문도 빼놓을 수 없다. 혹시 컴퓨터와 경쟁하고 있지는 않은가. 『4차 산업혁명, 강력한 인간의 시대』, 타일러 코언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AI의 발전에 일자리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가? 만약 AI가 날 도와줄 좋은 조수가 될 거라 믿는 이라면 나는 그 마음이 부럽다. 내 직업은 종종 AI가 발전하면 사라질 직업의 순위에 등장한다. 당장 대체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평생 이 직업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 지 미래를 떠올리지 않을.. 2019. 3. 24.
[Book Review] 일하는 마음 - 제현주 '제현주'라는 분을 처음 알게 된 건 금정연 서평가 덕분이었다(어쩌다 그 분의 글을 찾아 읽기 시작했는지는 오히려 기억나지 않지만). 금정연 서평가가 일상기술연구소라는 팟캐스트를 하는데 그 내용이 책으로도 나왔다는거다. '일상기술연구소'라니, 연구소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책을 샀다. 당연히 책도 마음에 들었고(이것도 언젠가 리뷰하겠거니!) 팟캐스트도 모든 회차를 다 들었다. 일상기술연구소가 시즌 1이 끝나 너무나 아쉽던 차에 이 책이 나왔다. 심지어 내가 애정하는 출판사인 '어크로스'에서 나왔다고! 더할 나위 없었다. 최대한 빨리 읽었다.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책이 너무 좋다. 너무 좋아서 여러 지인들에게 추천해 봤는데 다들 꺆꺆거리고 읽는다. 이 책을 추천한 사람들이 전부 20대 후반의 일하는 여성.. 2019. 3. 22.
[Book Review] (Zero에서 시작하는) 도시형 수렵채집생활 - 사카구치 교헤 도시 안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환경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겠지만 나도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그래서 카페에서는 자주 종이 컵홀더를 거부하고, 따뜻한 음료는 뚜껑도 잘 닫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하고, 종이 빨대는 불편하지. 사무실에 앉아서도 머그컵을 쓴다고 하지만 오늘 낮에만해도 커피 믹스를 녹이기 위해 일회용 젓가락을 뜯어 휘휘 저었다. 노력을 한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매일 쓰레기통 한가득 무언가를 양산한다. 몇 년 전 봉고차 안에서 간소한 삶을 시험한 이의 이야기와, 쓰레기가 끝없이 양산되는 도시에서 쓰레기만을 가지고 살아보려는 이의 책을 리뷰한 적이 있었다(봉고차 월든/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삶의 기본을 영위하려면 반드시 .. 2019. 3. 21.
[Book Review] 너무 한낮의 연애 - 김금희 한국 소설을 읽을 때, 이 소설이 내가 좋아할 지 어떨 지를 가늠하는 게 아직도 나는 어렵다. 이제 약간이나마 잡은 윤곽이라면 난 일상의 평범함 속에 숨겨진 어디에서 오는지 모를 답답함과 속물을 바라볼 때의 찐적군적한 느낌, 그 사이에서 공허해지거나 찌질해지는 개인을 참기 어려워한다. 내가 굳이 보려하지 않았던 우리 일상의 부조리함을 들춰내는 글들이 거북서러워서라 생각한다. 대신 환상적이거나 희망을 주는 이야기, 유머가 섞인 이야기는 또 좋아한다. 그런 소설들도 리뷰할 때가 오겠지. 그런 면에서 '너무 한낮의 연애'는 읽으며 편안해지는 소설이 아니다. 여러 지면에 발표한 단편들을 엮은 책으로, 읽고 나면 어쩐지 묘했던 등장인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독특했던 부분들이 사실은 그것을 독특하게 만들.. 2019. 3. 21.
[Book Review] 심미안 수업 - 윤광준 정말 오래간만의 책 리뷰다. 한창 리뷰를 쓰던 때가 있었는데, 어쩌다가 멈추게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라고 말하면 평범하겠는데 기억이 난다. 나는 리뷰에 나의 사생활을 마구 집어넣으면서 흥이 났다. 점점 리뷰를 더 많이 잘 쓰고 싶어 책 리뷰에 대한 책을 읽었다. 그런데 그 책이 그러는거야. 자신의 생각을 마구 담아 둔 리뷰는 못 쓴 리뷰라고. 잘못 쓴 리뷰의 전형이라고. 그 이후로 어쩐지 '리뷰'라는 단어를 쓰기가 힘들었고,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리뷰를 멀리하게 되었다. 그치만 리뷰 작성은 나한테 참 즐거운 취미였는데, 그까짓 책 때문에 그렇게 날릴만한 사소한 활동이 아니었다. 남들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어야 했어! 최근 주변 지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재미난 책을 추천하기 .. 2019. 3. 18.
2019.1.9. 반성했다. 이렇게 되리란걸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고 해야 솔직한 태도일테다. 나는 내가 간섭을 시작하면 조급해 할 성격임을 알았고, 높은 확률로 네가 기대만큼 해주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어떻게든 내가 관여할 영역이 아니라며 참았다. 그래도 항상 혹시나하는 마음이 생겨. 신년이 되고 네가 공부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챙겨주는 게 좋다고도 했다. 만약 이 열정이 잠시 타오르는게 아니라 계속된다면 나는 미래를 더 단단하게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았어. 만사를 다 제쳐두고 너를 위한 NCS 목록을 만들었다. 그 목록의 회사 분위기도 다 파악해 주려다 너무 나서지 않기로 했다. 건네주면서 행복했다. 목록을 보면 네가 더 의지를 불태워주리라 예상했던 것도 같다. 그런데 너는 역시나 기대만큼 공부해주지 않았다. '그.. 2019. 1. 10.
2018.12.31. 어제는 너에게 진심으로 짜증을 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금 너는 조금 불안정하다. 며칠 전 평소에 늘 그랬듯 나를 놀리며 우는 흉내를 내던 너는 갑자기 너도 모르게 정말 눈물을 흘렸다. 괜찮지 않게 느껴졌는데 괜찮다고 했다. 그 이후로 나에게 귀엽다고 말하는 빈도가 어마어마하게 늘었고 보고싶다고도 한다. 나 귀여운건 너도 알고 나도 알지(그렇다 나는 귀여운 사람이다!). 늘 하던 말이기는 했지만 빈도가 너무 잦다. 그 말을 하는 네가 위태로워보일만큼. 평소라면 내가 삐지지 않게 조금만 놀리고 말 것을 너는 나를 놀리고 또 놀렸다. 사이사이 귀엽다는 말을 놓치지 않고 해댔다. 너는 정말 악의없이 귀여워서 나를 놀려댄거다. 그러니 내가 좀 더 참았으면 될 일인데 괜히 속상해서-아니 그까짓 케이크 내 돈.. 2018. 12. 31.
2018.12.27. 화장품 줄이기 화장품 줄이기를 하고 있다. 천천히 하나씩 없앤다. 탈코르셋 같은 거창한 의도는 없다. 화장하지 않은 나도 예쁘다고 네가 말해주기를 여러번, 아침이 화장때문에 너무 바쁘다는 점과 화장을 지울 때 눈가 자극이 심하다는 점이 내가 정말 화장을 줄이도록 행동하게 만들었다. 아침에 화장을 해 저녁에 지우는 생활을 하다보면 민낯보다는 화장한 내 얼굴을 더 많이 보게 된다. 화장을 지운 내 얼굴이 낯설어 보일 때도 있었다. 사실 그건 굉장히 이상한 일이다. 진짜 내 얼굴을 나 스스로도 낯설어 한다는 건. 가장 먼저 줄인 화장은 쉐딩. 턱쉐딩은 쉐딩 라인에 자꾸 여드름이 나서 고민없이 바로 줄였다. 코쉐딩은 나만 아는 차이였긴 했지만 차이가 있긴 있다고 믿어서 해 왔던 것인데, 그래도 다른 화장을 빼는 것보다는 쉬워.. 2018. 12. 27.